[시승]최상위 E클래스의 특급 가치,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

입력 2026년10월22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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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클래스 부럽지 않은 고급 기술 대거 탑재
 -매끄러운 파워트레인 질감과 압도적인 고속 안정성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특별한 존재다. 오랜 시간 베스트셀링 세단으로 자리매김하며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었고 고급 세단의 기준을 제시해 왔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높다.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성공과 품격을 상징하는 차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는 조금 더 특별하다. 일반적인 E클래스와 달리 한 체급 위인 S클래스에 견줘도 손색없는 고급 기술과 편의 및 안전품목을 가득 담았다. 여기에 강력한 6기통 엔진과 고급 섀시 기술까지 더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물론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국내 판매 중인 일반 E클래스 라인업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증이 더 강하게 생겼다. 가장 비싼 E클래스는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시승후 내린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하다. 벤츠의 최신 기술과 고급스러운 감성을 온전히 경험하고 싶지만 S클래스는 부담스러운 소비자, 여기에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까지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E450은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디자인&상품성
 첫인상부터 남다르다. 익스클루시브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아하면서도 정제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화려한 장식으로 시선을 끌기보다는 절제된 디자인과 균형 잡힌 비례로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전면에는 3개의 수평 핀이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을 배치했고 크롬 장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존재감을 높였다.

 

 옆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긴 보닛과 뒤쪽으로 물러난 A필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지붕선이 전형적인 벤츠 세단의 비례를 완성한다. 부드러운 곡선은 차체 곳곳에서 조화를 이루며 한층 여유롭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0인치 마차 휠은 당당한 자세를 완성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뒷범퍼와 삼각별 패턴의 테일램프도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절정은 보닛 위에 자리 잡은 삼각별 엠블럼이다. 클래식하지만 결코 낡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벤츠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다. 운전석에 앉으면 앞유리 너머로 반원을 흐르며 삼각별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도로 위에서 빛나는 삼각별을 바라보며 달리는 경험은 단순한 장식 이상의 가치를 전달한다.

 

 실내는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준다. 외관이 전통적인 고급 세단의 품격을 강조했다면 실내는 최신 디지털 기술의 향연이다. 대시보드를 넓게 감싸는 MBUX 슈퍼스크린이 대표적이다. 14.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동승자석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패널처럼 연결돼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12.3인치 3D 계기반까지 더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핵심은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사용자 경험을 세밀하게 다듬은 게 특징이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조작이 편하고 햅틱 피드백을 통해 직관적인 사용을 돕는다. 티맵 오토를 기본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지원한다. 국내 운전 환경에 익숙한 길 안내를 차 자체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개인화 기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루틴 기능을 활용하면 특정 시간이나 장소, 온도 등에 따라 공조장치와 앰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등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운전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최적화하는 셈이다. 동승자석 디스플레이에는 운전자의 시선과 화면 밝기를 연동하는 프라이버시 기술도 적용했다. 첨단 기술을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 환경까지 고려한 접근이다.

 











 

 편의품목은 차고 넘친다. 17개 스피커와 730W 출력을 갖춘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며 풍부한 공간감을 전달한다. 음악에 반응하는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 분위기를 한층 극적으로 바꿔준다. 앞좌석 열선 및 통풍 시트, 뒷좌석 열선, 열선 스티어링 휠, 무선 충전, 파노라믹 선루프 등도 빠짐없이 갖췄다.

 

 감성 품질은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보여줘야 할 정교함과 고급스러움이 실내 곳곳에 녹아 있다. 자연스러운 나무의 결, 손끝에 닿는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 적재적소에 들어간 스티칭과 유광 블랙 장식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소재 하나만 유독 튀지 않고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화려함 속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같은 만족감은 2열에서도 이어진다.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차체 크기가 커졌고 휠베이스도 이전 세대보다 20㎜ 늘어난 2,960㎜를 확보했다. 실제로 앉아보면 예상보다 넉넉한 무릎 공간이 반갑다. 앞좌석을 일반적인 운전 자세로 맞춰도 다리를 움직이는 데 큰 불편이 없다. 머리 위 공간도 답답하지 않고 시트의 쿠션감과 등받이 각도 역시 장거리 이동에 부족함이 없다.

 

 최상위 트림답게 뒷좌석 전용 공조 조절장치와 송풍구도 깔끔하게 마련했다. 독립적으로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다만 햇빛 가리개가 없다는 사실은 조금 아쉽다. 고급 세단을 지향하는 만큼 뒷좌석 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더해졌다면 좋았을 부분이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중간에 격벽이 있어 완전히 하나로 이어진 형태는 아니다. 대신 슬라이딩과 틸팅 기능을 제공해 개방감을 높였다. 트렁크 역시 만족스럽다. 540ℓ의 공간은 안쪽으로 깊고 좌우 폭도 넉넉하다. 골프백을 가로로 싣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여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경쟁 차종과 비교해도 활용성이 돋보이는 구성이다.

 

 ▲성능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면 E450의 진가가 드러난다. 보닛 아래에는 2,999㏄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0㎏·m를 발휘하며 9단 자동변속기와 4매틱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화를 이룬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5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웬만한 고성능차에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했다.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는 가속 시 최대 17㎾의 힘을 추가로 제공하고 엔진의 시동과 재시동을 부드럽게 돕는다. 글라이딩과 회생제동 기능도 지원해 효율을 높였다. 연료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0.5㎞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절대적인 출력이나 가속력이 아니다. 바로 응답성의 질감이다. 이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차가 튀어나간다는 뜻이 아니다. 운전자의 요구에 따라 속도를 높이는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고 자연스럽다는 의미다.

 







 

 마치 엔진 회전수를 아주 미세한 단위로 쪼개서 올리는 듯하다. 가속페달을 조금씩 깊게 밟으면 차는 그만큼 정확하고 부드럽게 반응한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질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회전수가 올라가는 과정부터 동력이 바퀴에 전달되는 순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스르륵 미끄러져 나간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6기통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도 만족스럽다. 낮은 회전수에서는 여유롭게 힘을 끌어내고 중속 영역을 지나 고속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조금의 조급함이 없다. 굳이 엔진을 거칠게 몰아붙이지 않아도 원하는 속도에 손쉽게 도달한다. 높은 출력을 자랑하기보다 강력한 힘을 얼마나 품위 있게 다루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후부터는 벤츠 세단이 오랜 시간 갈고 닦아 온 기술력이 빛을 발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고속 안정성이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차체는 오히려 더욱 차분해진다. 노면에 바짝 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 인상적이며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운전자는 자연스럽게 차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높은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에어매틱 서스펜션의 역할이 크다. E450 익스클루시브에는 에어 스프링과 어댑티브 ADS+ 댐퍼를 결합한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주행 조건과 속도, 하중에 따라 서스펜션을 자동으로 조절해 최적의 차체 자세를 유지한다. 실제로도 노면의 잔진동은 부드럽게 걸러내면서 차체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준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대 4.5도까지 뒷바퀴를 조향해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안정적인 차체 움직임을 돕는다. 덕분에 차체 크기에 비해 움직임이 가볍고 차선 변경이나 굽은 길에서도 운전자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편안한 고급 세단이면서 동시에 직접 운전하는 재미를 놓치지 않은 이유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보여주는 완성도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불안하게 떠오르거나 조향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적다. 운전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정확하게 움직이며 높은 속도에서도 여유를 유지한다. 오랜 시간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며 축적한 벤츠의 공학 기술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다. 물론 전기차처럼 완전히 고요한 실내를 구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연기관 세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높은 수준이다. 엔진 소음은 정제돼 있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와 풍절음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공기저항계수 0.23Cd를 구현한 차체 설계와 세밀한 방음 대책이 실제 주행에서도 제 역할을 해낸다. 경쟁 차종과 비교해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내릴 만하다.

 

 안전 및 주행 보조 기능은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요소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기본으로 들어가며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액티브 스티어링 어시스트 등을 지원한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조향까지 돕는다.

 

 여기에 측면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시트 사이드 볼스터를 부풀려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도 적용했다. 디지털 라이트는 주행 환경에 따라 조명을 정교하게 제어해 야간 주행의 안전성을 높인다. 단순히 기능의 개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를 예방하고 탑승객을 보호하는 기술을 폭넓게 갖췄다.

 







 

 실제 주행 보조 시스템을 사용해 보면 반응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거나 차선의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가속과 감속, 조향 보조가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를 확실히 줄여준다. 특히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에서 만족감이 높다. 물론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직접 주행을 책임져야 하지만 보조 기능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총평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의 가격은 2026년형 기준 1억2,960만원이다.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한 체급 위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E클래스에 이만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지 고민할 만하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E450은 단순히 비싼 E클래스가 아니다. 브랜드가 보유한 고급 기술과 편의품목, 뛰어난 주행 완성도를 E클래스라는 크기 안에 집약한 차다. S클래스가 뒷좌석 중심의 안락함과 최고급 세단의 상징성을 강조한다면 E450은 운전자가 직접 누릴 수 있는 만족감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그렇다고 고급스러움이나 편안함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충분히 여유로운 실내와 정교한 마감, 첨단 디지털 기술,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두루 갖췄다. 여기에 강력한 6기통 엔진과 뛰어난 고속 안정성은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확실한 보너스를 제공한다.

 

 가격표에 적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그 금액으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런관점에서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는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한다. S클래스의 고급스러움이 부럽지만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소비자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가장 비싼 E클래스가 가장 만족스러운 E클래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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