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개점 휴업상태인 폭스바겐이 5월 한 달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51만3,500대를 판매하며 순항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는 글로벌 1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건재함을 과시한 것.
실제 폭스바겐은 이미 진출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판매가 증가하는 중이다. 안방인 독일을 포함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유럽은 물론 러시아로 대표되는 동유럽에서도 20% 이상 판매가 늘었다. 남미와 함께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고른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디젤 스캔들의 진원지인 미국에서의 판매 증가다. 2015년 폭스바겐그룹 디젤 게이트로 막대한 손실을 안겼지만 불과 2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차 아틀라스의 성공적인 런칭으로 지난해보다 4% 이상 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적 서류 조작으로 판매가 중단된 지 11개월이 지난 한국에선 폭스바겐 글로벌의 승승장구가 낯설다. 아직까지 국내 판매 중지 이유를 제품 문제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사실 폭스바겐의 건재함은 제품력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디젤 게이트로 기업의 도덕성은 일부 손상됐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높은 판매를 기록하며 가장 영향력 있는 자동차 브랜드임이 입증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른 것도 그 방증이다.
때문에 폭스바겐코리아와 산하 일선 영업소도 판매만 재개되면 곧바로 수입차 1위 차지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개점휴업 상태를 감내하고 버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른바 "스캔들은 스캔들, 제품은 제품"의 논리가 통할지 두고 볼 일이지만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아직 건재한 것 같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