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침체된 경차 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입력 2019년02월26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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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호 세그먼트 이동과 비싼 제품 가격 원인
 -경차만의 독보적인 혜택으로 돌파구 마련해야


 경차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번 떨어진 하락세가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모닝은 지난해 5만9,042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6% 가량 떨어졌다. 쉐보레 스파크 역시 3만9,868대를 기록하면서 작년보다 15.6% 줄어 경차의 위기(?)를 나타냈다. 그나마 레이가 전년대비 30% 넘게 오르며 판매를 견인했지만 모닝과 스파크보다 시장점유율이 낮다는 점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해 경차는 모두 12만5,931대에 그쳐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차는 한때 잘 나가는 세그먼트 중 하나였다. 2008년 10만대 선을 돌파하면서 승승장구했고 2012년에는 20만대를 넘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해 2017년에는 13만대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10년 전 판매량으로 추락했다.

 판매 하락의 원인으로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세그먼트 이동을 꼽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큰 이점이 없는 경차 혜택은 판매 하락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경제적 소득이 늘면서 취등록세 면제와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반값 할인, 종합보험료 10% 할인과 같은 혜택이 더 이상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옵션도 한 몫 했다. 세제 혜택을 방패 삼아 고급 옵션을 붙여 가격을 높인 것. 더 이상 장점 같지 않은 혜택과 비싼 가격에 발목 잡힌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소형 SUV로 방향을 돌렸고 그 여파는 경차에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경차 부진을 막기 위해선 소비자 민감도가 떨어진 경차 혜택을 바꾸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 가능한 트림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또 시대가 요구하는 세그먼트 신차를 선보여 경차 시장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경형 SUV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마찬가지다.

 경형 SUV는 경차를 바라보는 시각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경차는 혜택을 기본으로 생각하면서 가격을 살피는 반면 경형 SUV는 자동차 구입 후 추가 혜택에 대한 이점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차가 내놓을 경형 SUV는 경차 규격에 들어올 확률이 높다. 사소한 인식의 차이와 SUV 세그먼트 인기를 활용하면 경차 시장이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경차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은 희미하지만 탈출구가 전혀 없지는 않다. 새로운 세그먼트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올라간 소득 수준을 고려해 오래된 경차 혜택은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첫 차로 경차를 바라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판매가 뒷받침돼야 전체 자동차 산업에도 활기를 띨 수 있다. 지금의 제도로는 경차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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