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한국 찾는 중국 EV의 긍정과 부정

입력 2019년05월07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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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베이징차, 다양한 세그먼트 전기차 투입
 -낮은 소비자 인식과 서비스는 해결 과제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국내 수입판매사인 북경모터스가 한국시장 진출을 알리며 신차를 대거 출시했다. 특히 국내 완성차기업이 보유하지 못한 중형 SUV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관심을 끈다.
  

 북경모터스가 한국에 선보인 차는 3종으로 중형 세단인 "EU5"와 소형 SUV "EX3", 중형 SUV "EX5"다. 이 차들은 대용량 전기모터를 장착, 출력이 우수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15㎞에서 최장 500㎞ 수준에 이른다.

 첨단 기술도 아낌없이 탑재했다. 빠르게 온도를 제어해 충방전을 관리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260개 분야의 주행데이터를 분석해 모터를 최적화하는 e-모션 드라이브 3.0도 담았다. 바이두와 보쉬, 하만과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다윈 시스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장치는 실내 온도와 좌석, 조명 등을 자동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

 해치백이나 소형차에 한정적이던 국산 전기차시장에 중형 세단과 SUV의 등장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예상 판매가격도 4,000만~4,500만 원대로 책정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북경모터스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내왔다"며 "벤츠와의 기술협업으로 탄생한 만큼 품질에도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EV에 대한 이 같은 긍정적인 반응과 달리 장기적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많다. 아직 서비스망이 부족해서다. 소모품을 비롯한 간단한 정비는 가능하지만 전기 파워트레인과 같은 중요 부품에 대한 중정비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 부품 수급은 물론 체계적인 정비 프로세스도 부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로선 국산 EV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편견도 걸림돌이다. 높아진 품질과 우수한 효율 등 제품 자체만 보면 문제가 없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부정적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선뜻 수천 만원짜리 중국산 전기차를 구입할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경모터스는 따라서 3개 차종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헤 B2B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렌터카, 카셰어링, 택시시장에 우선 투입해 소비자 접점을 확보한다는 것. 그러나 이들 업체 역시 서비스 비용과 소비자들의 인식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결국 이미지를 바꾸지 못하면 중국산 전기차는 주목만 받다 끝날 수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뿐 아니라 미래 가치, 브랜드, 효율, 가격,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다. 이런 조건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인 차를 찾기 마련이다. 시장에서 비중이 높지 않은 전기차라면 상황은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북경자동차가 다양한 신차로 주목을 끌었다면 이제는 소비자 반응을 살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빠르게 높여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와 같은 특화된 장점이나 테슬라의 상징성, 쉐보레 볼트 EV의 선점효과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북경자동차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큰 포부(?)로 진출해 놓고도 시선조차 받지 못하는 여느 중국산 EV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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