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현대차가 베뉴로 노리는 것은 '첫 차'

입력 2019년07월15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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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적인 가격 내세워 경소형차 위협
 -세그먼트 다양성 실종 VS 소형 SUV 접근 높여


 현대자동차가 만든 엔트리 SUV 베뉴가 출시됨에 따라 생애 첫 차가 경소형차에서 소형 SUV로 옮겨질 전망이다. 

 베뉴는 출시 전부터 부담 없는 크기를 비롯해 풍부한 편의 및 안전 품목과 신기술이 더해져 젊은 소비층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등장 후에는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보다 폭넓은 소비층을 수용할 예정이다. 1,473만원부터 2,111만원 사이의 가격은 정확히 준중형 세단을 겨냥했고, 경차로 보면 최고급형이 해당 가격대에 포진한다. 선호도가 높은 무단변속기를 넣은 중간 트림의 경우 가격은 1,700만원대에 위치해 경쟁 SUV는 물론 소형 및 경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이다. 

 실제 소형 해치백인 르노 클리오의 경우 1,900만원 후반부터 2,300만원 초반의 가격이고,  현대차 엑센트는 풀옵션 기준 1,700만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는 만큼 이들 소비층이 베뉴로 이동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경차로 범위를 좁혀 기아차 모닝 및 쉐보레 스파크와 비교할 경우 고급 트림 기준 100만~200만원만 더 추가하면 베뉴의 중간급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레이는 1.0ℓ LPi 트림 풀옵션의 가격이 1,800만원에 근접해 가성비 면에서 베뉴가 밀리지 않는다. 

 이런 가격 결정은 생애 첫 차를 경차 및 소형차에서 베뉴로 바꾸겠다는 현대차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자 시장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세그먼트의 다양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실제 엑센트는 단종 절차를 밟는 중이고 최근 경차는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경차 판매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후속 제품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안 팔리는 차에 투자할 기업은 없어서다. 

 반대로 최신 트렌드에 빠르게 편승해 진입 문턱을 낮추고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부분에서는 긍정적 반응이다. 소형 SUV는 차체가 높고 덩치가 있어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고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하지만 준중형차와 가격이 비슷해 저렴한 경소형차로 눈을 돌려 첫 차를 구입했던 소비자가 많았다. 베뉴는 이런 아쉬움을 해결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 내 생에 첫 차로 구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베뉴가 현대차에 판매 성장에 큰 도움을 줄지 아니면 반짝 관심에 그친 뒤 잠잠해질지 아직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생태계를 교란시킬 만한 강력한 제품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번듯한 코나를 놔두고 한 체급 작은 크기의 소형 SUV를 만든 이유다. 단순히 현대차 SUV 라인업 완성을 넘어 폭넓은 세그먼트를 삼키겠다는 큰 그림이 담겨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베뉴의 등장은 쌍용차 티볼리를 비롯해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소형 SUV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또 다시 재개된 셈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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