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수입차 된 쉐보레의 남은 과제

입력 2019년08월07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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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과 수입차 장점 하나로 묶은 새 전략
 -긴 시간 자리 잡은 소비자 인식 바꾸는 게 관건
 

 한국지엠이 쉐보레 브랜드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정식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수입차 성격을 강조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지만 모호한 정체성과 긴 시간 굳은 회사의 인식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4일 협회 가입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입차로서의 전환을 시작했다. 회사는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향후 다양한 신차를 추가해 수입차 비중을 크게 늘려 소비자의 제품 선택 폭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내수 경쟁은 국산차가 아닌 수입 완성차 회사다. 다만 대중 브랜드의 성격을 감안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해외에 판매 중인 다양한 세그먼트 제품을 들여와 틈새시장 및 스펙트럼을 촘촘히 세울 계획이다.

 쉐보레를 수입차로 바꾼 이유는 명확하다. 가격 책정을 비롯해 수입 시도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것. 여기에 그동안 쌓아온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초기 투자 및 운영 비용도 아낄 수 있다. 국내 완성차와 수입 브랜드의 장점을 모두 가진 역할로 한국 시장에서 새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남아 있는 문제도 적지 않다. 우선 애매한 정체성이다. 생산과 개발, 판매를 따로 분리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한국지엠의 큰 그림이 일반 소비자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수입차를 늘리면서 트레일 블레이저와 같은 국내 생산이 예정돼 있는 제품도 같이 판매하는 상황을 두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쉐보레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과 인식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브랜드 위상은 높아지겠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 제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가격과 선호하는 편의 및 안전 품목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바라보고 감수할지는 의문이다. 오랜 시간 한국 시장에서 국산차로 여겨진 만큼 소비자들의 인식을 단기간에 바꾸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국지엠도 이런 우려를 모를 리 없다. 회사 측은 경쟁차를 수입차로 지목한 만큼 스토리를 차분하게 구상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며 수입 브랜드 성격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우회적인 접근을 통해 간접적으로 브랜드를 체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수입차로 인식이 스며들 수 있게끔 노력한다는 것. 트래버스 광고에 경쟁 수입차를 자연스럽게 등장시킨 점도 이 같은 맥락과 일치한다.

 쉐보레의 성격 전환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보기 드문 파격 선언이었다. 국산차와 수입 브랜드의 장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이미지 변신은 물론 성공적인 생존 방식의 사례가 될지, 아니면 단순히 겁없던 시도에 그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 시장에서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한국지엠의 특별한 생존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향후 회사의 행보와 소비자들의 선택이 더욱 궁금해진다. 쉐보레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와 의미를 가져다줄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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