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 중인 하이퍼카 시장
-소비재 넘어 투자 목적 구입 가능성 커 최근 국내 하이퍼카시장이 다아오르고 있다. 다양한 하이퍼카회사들이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며, 대기업 중심으로 수입 및 판매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그 만큼 국내 하이퍼카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이퍼카는 최고출력이 1,000마력에 이르는 고성능 슈퍼카를 뜻한다. 한정판으로 만들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고 그 만큼 가격도 비싸다. 최근에는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기파워트레인이 새로운 동력원으로 급부상하면서 대중 양산차 브랜드도 속속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하이퍼카제조사들 역시 빠르게 대응하면서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한국에서도 하이퍼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0월15일 안마의자제조사인 바디프랜드가 코닉세그 국내 총판인 코닉세그코리아를 세웠다. 첫 시판제품으로 예스코를 선택했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하이퍼카로 V8 5.0ℓ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1,600마력, 최대 152.9㎏·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무게와 동력 손실을 줄인 9단 자동이다. 최고속도는 482㎞/h에 이른다. 판매가격은 3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10월말에는 독일 하이퍼카제조사 아폴로오토모빌이 슈퍼카 직수입업체인 A1인터내셔널을 통해 아폴로 IE(인텐서 에모지오네)를 공개했다. 트랙에서만 탈 수 있는 이 차는 차체 대부분을 통 카본으로 만들어 높은 강성을 확보했고 무게는 1,250㎏에 불과하다. 또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2.7초면 충분하며, 최고시속은 334㎞다. 판매가격은 약 36억 원이다.
이와 함께 기흥인터내셔널은 하이퍼카제조사 오토모빌리피닌파리나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판매를 선언했다. 피닌파리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중 싱가포르, 홍콩, UAE,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 진출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출시차는 최고 1,900마력, 최대 234.6㎏·m를 내뿜는 한정판 전기 하이퍼 GT카 "바티스타"를 낙점했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에도 20억 원에 이르는 애스턴마틴 발할라를 선보인 바 있다.
내년에도 국내 하이퍼카시장은 뜨거울 전망이다. 1992년 설립한 이탈리아 하이퍼카제조사 파가니, 폭스바겐그룹에 소속돼 수많은 신기록을 보유한 부가티도 한국땅을 밟는다. 특히 국내 총판을 대기업인 효성그룹과 한국타이어가 각각 맡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보다 안정적인 수급 및 운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이퍼카회사들이 한국을 노리는 이유는 상위 계층을 중심으로 높은 소득수준과 성장 그리고 수요 때문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리처드 송 아폴로 회장은 "드러내지 않으면서 하이퍼카를 찾는 수요가 한국에 많다"며 "충분한 시장 가능성을 봤고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한국에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퍼카 수입사 관계자들은 "슈퍼카를 뛰어넘는 오직 나만을 위한 차를 원하는 한국 소비자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구매자들의 인식 변화에서도 요인을 찾을 수 있다. SNS의 발달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의 슈퍼카 오너는 "연령대가 낮은 일부 슈퍼카 오너들은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드러내고 싶어 한다"며 "과시가 아닌 나만의 즐거움을 찾고자 SNS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들과 다른 차를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매가 많은 슈퍼카를 처분하고 돈을 모아 하이퍼카나 한정판 차를 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패턴 변화 역시 성장이유로 꼽힌다. 하이퍼카를 단순한 소비재로 보는 게 아닌 새로운 투자목적으로 선택하는 것. 한 하이퍼카업체 관계자는 "실제 오너가 차를 구입한 뒤 운행하는 주행거리는 100㎞ 미만"이라며 "수집 개념으로 갖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고 가치가 뛰면 경매를 통해 차익을 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재테크 개념으로 차를 구입하는 큰 손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물론 시장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탈세를 비롯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수입사들은 무분별한 경쟁보다는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막 태동기에 들어선 하이퍼카시장이 또 하나의 자동차생태계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뜬구름에 그칠지는 관련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달려 있어서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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