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베뉴가 셀토스에 밀린 이유

입력 2019년12월1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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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두 소형 SUV
 -큰 차 선호도 현상 및 틈새시장 파고든 전략이 변수


 지난 7월 1주일 간격으로 출시한 현대차 베뉴와 기아차 셀토스가 서로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셀토스는 기아차 SUV 라인업을 책임질 만큼 고공행진 중이지만 베뉴는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 같은 소형 SUV 세그먼트임에도 타깃층 설정과 가격 및 상품 구성 등이 서로 다른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먼저 등장을 알린 건 현대차 베뉴다. 베뉴는 1인 가구를 노린 "혼라이프" 마케팅을 전면에 내걸었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고려해 10종의 외장색과 3종의 루프색을 조합해 모두 11종의 투톤 루프 및 총 21가지 색상을 마련했다. 또 몸집을 줄인 SUV 형태로 만들어 시들해진 경차와 소형차 시장을 흡수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실제 판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베뉴는 신차효과에 힘입어 출시 한두달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줄곧 판매가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1,977대 파는 데에 그쳐 전월 대비 25.3% 하락했고 출시 첫 달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반면 베뉴보다 1주일 뒤에 나온 기아차 셀토스는 정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셀토스는 체급을 재정립한 소형 SUV다. 라이벌과 비교해 크기에서 우위를 보이고 알차게 넣은 편의 및 안전품목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셀토스는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중이며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11.3% 오른 6,136대를 판매, 기아차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국산 소형 SUV 중에서도 네 달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차종의 승패에는 "차체 크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큰 차를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셀토스는 크기를 한껏 키우고 실내 공간을 넓혔다. 반면 베뉴의 경우 소형 SUV 범위에 속하지만 경쟁차보다 크기가 작은 편이다. 현대차 SUV 라인업의 막내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세그먼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크기에서 베뉴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졌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베뉴는 LED 헤드램프와 험로 주행모드 등 고급 편의 및 안전품목을 대거 탑재해 최고급 트림 가격을 2,111만 원으로 책정했다. 윗급인 코나(2,246만 원)와 135만 원 차이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는 판매 간섭으로 이어져 베뉴의 판매가 떨어지는 시기에 코나의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이에 비해 셀토스는 빈틈을 파고든 가격 책정이 돋보인다. 가장 비싼 셀토스는 2,636만 원으로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2,965만 원)와 329만원 차이가 난다. 출력과 토크가 같은 1.6ℓ 디젤 최고급 트림을 비교해도 300만 원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같은 범주에 속하는 니로는 2,500만 원~3,500만 원 선이기 때문에 파워트레인은 물론 가격적인 간섭도 교묘하게 피해 갔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 베뉴와 기아차 셀토스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지만 극명한 명암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아직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셀토스는 내년 상반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 캡처 등 굵직한 라이벌이 등장하는 만큼 경쟁사들로부터 소형 SUV 1위를 지키도록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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