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전동킥보드에 대한 안전, 업계와 여론의 시각차 커
-개정안 통과에만 기대지 않은 자구책도 적극적으로 내놔야 20대 국회 일정이 막바지로 흐르는 가운데 각 산업계에서 필요한 법안의 조속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2만3,800건이 넘는 계류안 중 하나는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관련 스타트업들은 이용률이 점차 늘고 있는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가 모호한 제도 탓에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나아가 해당 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7년 6월 윤재옥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현재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을 자전거도로에서도 통행 가능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는 25㎞/h 이하 속도로 차도에서만 타도록 허용된 탓에 이용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결론적으로 전동킥보드 또한 자전거전용도로 운행이 허용된 전기자전거와 동일한 지위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지했다.
물론 업계에서 내세우는 개정안 통과의 명분은 시민의 안전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차도만 주행 가능한 전동킥보드는 실제 거의 대다수가 보행도로, 즉 인도에서 주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보행도로 운행 중 적발돼 법적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찾기 힘들다. 법과 현실의 거리가 상당히 먼 셈이다. 걷기엔 다소 먼 거리,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조금 가까운 거리를 오가는 이동 수단인 만큼 "퍼스트마일", "라스트마일" 수단으로 불리지만 보행도로 운행이 제한될수록 본질적 기능도 퇴색한다.
반면 "안전"이라는 명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기자전거와 동일한 지위를 얻어도 전동킥보드의 주이동 경로는 특성 상 보행도로일 수밖에 없어서다. 오히려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행도로 운행이 허용되고 원동기장치 면허 취득이 요구되지 않아 이용 연령이 낮아진다는 점이 스타트업들에겐 오히려 매력적이다. 결국 업계의 법안 개정 목적 이면에는 자전거전용 도로가 아니라 "인도"와 "소비층 확대"에 맞춰져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개정안이 과연 안전을 위한 것인 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행도로를 주행하는 전동킥보드가 일반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서다. 물론 업계는 자체적으로 "헬멧 착용하기" 등의 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사고율도 낮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킥보드 모빌리티 기업들은 이번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산업이 존폐 기로에 설 수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 통과가 다음 국회로 넘어갔을 경우를 대비해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안전 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로 위협을 느낀다는 부정 여론에 대응할 수 있는 자구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차라리 전동킥보드 이용 시 헬멧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것과 자전거 도로에서만 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스스로 요구하는 것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더 진정성 있게 들릴 수 있어 보인다.
국회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수 많은 법안들은 기본적으로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등에 업어야 힘을 얻는다. 때문에 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안전" 기준을 업계 스스로 여론의 눈에 맞춰야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전동킥보드가 모두에게 인정받는 차세대 모빌리티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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