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기로 성공적 데뷔 마친 XM3
-경영 정상화 이끌 수출 물량 배정이 관건
-노사 간 갈등 완화로 경영 정상화 의지 보여야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차를 꼽으라면 단연 르노삼성 XM3다. 체급을 뛰어넘는 차체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세련된 디자인, 여기에 파격적인 가격까지 더해져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주말 방문한 르노삼성 전시장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XM3 시승을 하려면 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했고 구매 상담을 받으려면 미리 예약해야 가능했다. 한 영업 직원은 신차가 나온 뒤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3~4배 늘었다며 전 직원이 출근했지만 일손이 부족하다고 행복한 고민을 늘어놓았다.
실제로 XM3는 지난 21일부터 소비자 인도 개시 하루 전인 3월8일까지 16일 만에 8,542대의 누적 계약을 기록했다. 한달 생산이 4,00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 달 물량이 사전계약으로 끝난 셈이다. 참고로 라이벌로 꼽히는 기아차 셀토스는 사전계약 16일 동안 총 5,100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미뤄볼 때 성공적인 데뷔와 함께 가파른 상승 곡선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XM3 인기로 르노삼성은 내수 시장에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슷한 체급으로 국내에 들어올 르노 캡처와의 자리 싸움은 풀어야 할 과제다. 디자인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기 힘든 만큼 포지셔닝부터 가격, 각 제품의 특징 등 르노삼성의 절묘한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르노삼성은 XM3의 연 판매 목표를 4만대로 정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8만6,859대)와 비교하면 절반에 해당하는 공격적인 숫자다. 그만큼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라이벌과 우위는 물론 브랜드 내부 간섭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수출이다. 지난달 회사는 총 3,384대를 수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8% 빠졌고 전년 누계 대비로는 47.7% 급감한 수치다. 내수 못지않게 수출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만큼 르노삼성은 XM3를 해외에 내보내 실적 반등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회사의 바람이 뜻대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끊임없이 들리는 노조의 잡음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임금 협상으로 장기간 난항을 겪다가 이번에는 "노-노 갈등"에 휘말렸다. 노조 집행부가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노동조합의 일부 대의원이 집행부에 반기를 들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 대의원들이 집행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여기에 노조원들의 "투쟁 피로감" 또한 상당한 상태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전 기미는 보이지 않고 노조 간의 불협화음만 발생하고 있어서다. 결국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올 1월 20%대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XM3의 흥행으로 공장에 활기가 도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의 갈등은 조합원은 물론 회사 전체에 이로울 게 없다. 실제 갈등이 증폭되면 궁극적으로 XM3의 수출 물량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실제 르노 스페인 공장은 호시탐탐 부산공장 생산 물량 확보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게다가 아직 르노삼성은 그룹 본사로부터 XM3 유럽 수출 물량 배정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그만큼 노사의 안정성, 공장 정상화 의지가 향후 XM3 성공 여부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