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 못한 국내 입지, 신형의 글로벌 공개로 존재감 극대화
-상품성 극대화로 글로벌 준중형 세단의 기준 세울지 주목 현대자동차의 세단 라인업은 그동안 국내에서 차급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여겨졌다. 이는 각 세그먼트에서 현대차 제품이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영향이 컸다. 경쟁사에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때 마다 "아반떼급", "쏘나타급", "그랜저급"이라는 표현이 쓰였고,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들 역시 좀 더 차급을 가늠하기 용이했던 게 사실이다. 이 중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의 기준, 사회 초년생의 엔트리카의 대표 제품으로 절대적인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아반떼의 영광도 희미해진지 오래다. 쏟아지는 SUV로 소비자들의 시선이 대거 옮겨졌고, 더 큰 차급의 세단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대표 준중형 세단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아반떼는 2015년 내수에서 10만422대를 판매한 것을 마지막으로 10만대 선이 무너졌고, 해가 거듭할수록 수요는 감소해 지난해에는 6만2,104대까지 실적이 떨어졌다.
반면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 아반떼의 입지는 여전히 무시 못할 수준이다. 아반떼의 전신인 1세대 엘란트라의 차명은 지금까지 아반떼의 글로벌 차명으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누적 1,380만대에 이르는 현대차 글로벌 최다 판매 제품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중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는 연간 20만대 수준의 볼륨을 확보하며 북미 효자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17일 현대차가 7세대 아반떼를 미국 LA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최초로 선보였다. 모터쇼가 아닌 국내 대표 차종을 해외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미에서 아반떼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며 동시에 글로벌 주력 차종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좁아진 국내에서의 입지까지 타개하기 위한 복안으로 읽힌다.
이날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의 파격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 채용으로 독일 중형 세단에 버금가는 실내공간을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최첨단 커넥티티 및 안전품목을 대거 적용함으로써 경쟁 준중형 세단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상품성을 완성했다고 자부하고 나섰다.
뛰어난 상품성과 별개로 아반떼가 과거만큼 연 10만대 내수실적을 내는 것은 녹록치 않아보인다. SUV 선택지가 더 다양화되고 있고 최근 현대기아차의 준중형급 이상의 신차 라인업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경쟁사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해당 세그먼트를 속속 포기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이와 반대로 신형 아반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준중형 세단의 명맥을 당당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시금 "아반떼급"이라는 기준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울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하이빔]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없이 올해 버티나▶ [하이빔]르노삼성 XM3의 성장과 남은 과제▶ [하이빔]전동킥보드, 보행도로 달려도 되나▶ [하이빔]"뫼비우스의 띠" 같은 개소세 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