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수입차 vs 국산차’ 어떤 것 살까?

입력 2020년12월01일 00시00분 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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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슈머인사이트, 수입차 구매심리 떨어져

 수입차를 살까? 아니면 국산차를 살까? 자동차 구매자들의 적지 않은 고민이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내놓은 결론부터 말하면 수입차의 구매 욕구가 떨어졌다. 지난 2007년부터 구매 예정 1순위와 2순위 중 수입차와 국산차를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나온 올해의 응답이다. 조사 이후 해마다 상승하던 수입차 구매욕은 호황기로 불렸던 2018년 46.6%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일본차 불매운동을 계기로 상승세가 꺾인 후 올해는 36.2%까지 떨어졌다. 아예 수입차만을 사겠다는 응답도 2018년 19.9%로 정점을 찍고 올해는 13.1%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컨슈머인사이트는 구입 의향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더이상 성장이 없는 한계 상황에 도달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결론은 코로나19 등의 여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했다. 반면 다시 점유율을 회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수입차의 국가별 선호도다. 특히 수입차 내 독일차 점유율은 2018년 58.8%에서 지난해 60.0%로 오른 후 올해는 10월까지 67.3%에 도달했다. 반면 일본차는 2018년 17.3%에서 올해 7.5%까지 추락했다. 한 마디로 한국에서 "수입차=독일차"를 의미하는 경향이 점차 굳어지는 셈이다. 실제 올해 10월까지 판매된 수입 완성차 베스트10에 독일차는 6종이 올랐다. 쉐보레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제외하면 8종이 독일차다. 따라서 수입차 판매 증가 여부는 독일차에 달려 있다.

 하지만 최근 독일차를 빠르게 추격하는 곳이 미국차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 내 9.8%였던 미국차 점유율은 올해 1~10월 12.2%로 늘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곧 연간 1만대 판매를 눈앞에 둔 테슬라가 포함돼 있지 않다. 다시 말해 미국산 친환경차가 독일차의 성장을 견제하는 셈이다. 게다가 친환경차에 대한 독일차의 대응은 빠르지 않다. 일부 브랜드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을 판매하지만 테슬라 등과 비교하면 주목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복병도 있다.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 기준이 내년부터 달라지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꺼내든 기준은 제품 가격이다. 일정 금액 이상을 넘으면 보조금을 제공하지 않는다. 아직 기준 금액은 미정이지만 해외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승용 기준 6,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테슬라가 가격을 낮춰 보조금을 받으면 그만큼 독일차의 점유율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런 흐름에 맞서 프리미엄 국산차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내연기관과 전동화를 동시에 입혀 독일차와 미국 친환경차에 각각 대응할 계획인데, 이미 판매된 실적만으로도 자신감은 얻었다. 올해 11월까지 국내에 판매된 제네시스는 모두 9만6,084대로 전년 대비 84%나 늘었다. 특히 주력인 G80는 4만9,420대로 140%가 늘어 수입차 대항마 육성 전략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게다가 추가될 전동화 제품은 다양한 연결 서비스 등의 기능성과 상품성 강화로 테슬라를 누르겠다는 판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수입차의 구매욕은 컨슈머인사이트의 분석과 달리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 20%를 넘었던 수입 승용 점유율이 현재 수준에서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국산차와 수입차에 대한 선택은 개별 소비자의 몫이지만 적어도 선택의 배경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을테니 말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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