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LED 코로나 살균, 현대차와 모비스 선택은?

입력 2021년09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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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V 살균기 인체 무해 파장, 누구 손을 들어주나

 지난해 12월, 모비스가 사내 행사로 개최한 "엠필즈 페스타 2020"에서 우수 기술로 인정받은 부문은 "UV LED를 이용한 차 내부 살균 장치"다. 모비스는 6일(현지시간) 개막한 뮌헨 IAA모빌리티에서도 UV LED 살균 기술을 선보이며 "위드 코로나(with Corona)"에도 자동차 실내 만큼은 "노 코로나(No Corona)" 의지를 엿보였다. 

 그런데 모비스의 엠필즈 사내 공모전보다 5개월 앞선 지난해 7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제로원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 공모"에서 "LED 가시광선 파장 살균기"를 개발한 ㈜사이큐어의 "큐어클린" 제품을 상용화 촉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다양한 모빌리티에서 사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결정이다. 이후 사이큐어의 "큐어 클린 LED 살균기"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갔고 자동차 전용 제품도 등장했다. 

 이른바 "살균테크"로 불리는 자외선을 통한 살균은 오래 전부터 활용돼 왔다. 17세기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유리 프리즘을 통해 가시광선이 무지개 색상임을 알아냈고 1800년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적외선이 있음을 발견하자 1801년 독일 물리학자 요한 빌헬름 리터는 빨간색 반대편의 보라색을 지나 보이지 않는 빛이 있음을 입증했다 .한 마디로 "빨주노초파남보"에서 빨간색 이전을 적외선, 마지막 보라색 뒤에 있되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가 자외선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1893년 독일의 물리학자 슈만은 보라색 이후 보이지 않는 색을 보다 촘촘히 분류하면서 진공 자외선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색상이니 이를 "색(色)"으로 명명하는 것보다 다른 용어를 사용했던 셈이다. 그리고 1903년 덴마크 과학자 "닐스 뤼베르 핀슨(Niels Ryberg Finsen)"은 태양 가시광선에 살균 효과가 있다는 영국 과학자들의 실험을 기반으로 자외선으로 피부 결핵균을 없애는데 성공, 노벨 의학상을 받는다. 

 이후 50년이 흘러 자외선이 살균에 효과적이라고 할 때 실제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은 UV-C임이 밝혀졌다. 자외선은 일반적으로 에너지에 따라 UV-A, UV-B, UV-C로 분류하는데 UV-A는 피부를 검게 만든다. 한 여름 골프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많을 때 피부가 검게 변하는 원인이다. 물론 UV-A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밀하게는 자외선을 수정체가 흡수하는 것이어서 망막을 제거했을 때는 "색(色)"의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UV-B는 비타민D를 합성하는 역할이다. 추운 겨울 실내에만 있으면 햇빛을 받지 못해 비타민D 부족이 생기기 쉬운데 이때마다 의사들은 적당한 햇볕 쬐기를 권고한다. 그리고 마지막인 UV-C는 살균 역할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DNA를 파괴하는 기능이 있어 사람도 심하게 쏘이면 염색체 이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태양에서 지구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존층이 대부분 흡수해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자외선의 살균 효과가 입증되자 여러 분야에서 앞다퉈 자외선 살균기를 만들어냈다. 자동차 운전자가 많이 이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 내 물 컵 보관 장소는 어김없이 청자색 불빛을 밝히는데 용기 바깥에 "자외선 살균"이라는 말이 표시돼 있다. UV-C로 다회용 컵을 소독하는 과정이다. 

 요즘은 자동차 실내용 UV LED 살균 용품도 많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되는 자동차 실내용 자외선 살균기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UV-C 자외선이 아예 나오지 않는데 살균하는 것처럼 광고했거나 UV-C가 소독하려는 물건에 전달될 때 발생하는 오존이 기준치 이상인 제품을 대다수 발견했다. UV-C가 나쁜 세균이나 바이러스만 파괴하면 좋은데 워낙 분해력이 뛰어나 사람이 흡입해야 할 공기 중의 산소 분자까지 해체시켜 인간의 호흡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어서다. 

 이런 점에 따라 UV-C는 언제나 양면성이 존재한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유해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술은 인체에 무해한 UV-C를 찾는데 집중됐다. 쉽게 보면 인체에 무해한 적정 파장의 UV-C 영역대를 찾는 게 핵심이었던 셈이다. 예를 들어 A에서 B까지 연결된 도로를 UV-C 구간이라고 할 때 이들을 제한속도 규정에 따라 저속 및 고속으로 나누듯 UV-C 파장 또한 인체 유해와 무해 구간으로 나누고 무해 구간을 찾는데 연구가 집중돼 왔다는 뜻이다. 

 그래서 찾아낸 파장 영역이 100~200㎚다. 그리고 다양한 살균기가 만들어지면서 우리 일상 곳곳에 나쁜 균을 없애는데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아마존은 로봇이 수시로 업장을 돌면서 살균 자외선을 사람 또는 실내 공간에 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100~200㎚ 파장의 UV-C 또한 유해하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 특히 잦은 노출이 반복되면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주목받은 자외선 파장이 405㎚다.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살균이 뛰어난 파장대로 알려지면서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UV LED 살균 장치의 자외선 파장 영역이다. 현대차는 ㈜사이큐어의 405㎚를 주목했다. 반면 모비스는 파장을 아직 비공개 영역으로 남겨뒀다. 405㎚ 외에 또 다른 파장을 찾아낸 것인지 궁금하지만 "노 코로나(No Corona)" 시대를 향한 의지는 변함이 없음을 내세우고 있다. 누구의 자외선 파장이 보다 뛰어난 것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사이큐어 제품의 확산 속도를 볼 때 아직은 405㎚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 

 권용주(자동차 칼럼니스트, 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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