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코발트 배제로 전기차 가격 낮춘다

입력 2021년09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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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업계, 코발트 프리 배터리에 총력

 조달청 국제원자재 가격 동향(2021년 9월)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 중 가장 비싼 것은 단연 코발트다. "하얀 석유" 또는 "백색 황금"이라 불리는 코발트는 1톤당 가격만 6,100만원이 넘는다. 배터리 양극재 가운데 안전성을 위한 소재인 만큼 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니켈은 2,250만원이며 이외 필요한 알루미늄은 310만원, 망간은 180만원 가량이다. 

 이런 이유로 모든 배터리회사가 가장 비싼 코발트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는 기술에 매진 중이다. 니켈코발트망간(NCM)의 각 비중을 "6:2:2"에서 "8:1:1"로 전환하고, 최근에는 "9:0.5:0.5"까지 도달한 게 대표적이다. 나아가 코발트 대신 저렴한 알루미늄을 대체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소재의 선택과 비중은 어디까지나 배터리회사의 기술로 평가된다. 

 코발트가 비싼 이유는 매장량이 적어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에 매장된 코발트는 710만톤이며 연간 생산량은 13만톤이다. 그리고 전기차 배터리용 코발트는 2040년 연간 15만~70만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미 사용된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추출하지 않으면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충족할 수 없고 가격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급격한 증가여서 코발트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필요 수량의 26~44%를 배터리 재활용으로 충당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자 결국 코발트가 전혀 없는, 이른바 "코발트 프리 배터리(Cobalt Free Battery)"가 등장했다. 중국 장성자동차에서 분사한 에스볼트(SVOLT) 에너지 테크놀러지가 세계 최초로 코발트 없는 배터리의 대량 생산에 들어간 것. 그리고 장성자동차의 친환경차 브랜드 오라(ORA)는 코발트 없는 배터리를 올 하반기에 공개할 체리캣 모델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2012년 장성자동차(Great Wall)의 전기차 연구개발 부문에서 출발해 2018년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변신한 에스볼트로선 나름의 성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탑재된 오라 체리캣 모델은 상온에서 600㎞를 갈 수 있다. 0-100㎞/h는 5초가 걸리며 열 폭주 현상도 기준 이상을 충족했지만 무엇보다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미 한국을 비롯한 여러 배터리기업도 코발트 사용량을 최소화 한 만큼 완성차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폭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집념은 강하다. 테슬라에 셀을 공급하는 파나소닉부터 한국의 대부분 배터리기업까지 가파르게 치솟는 코발트 가격이 배터리 가격 인하의 최대 걸림돌인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볼트의 대량 생산은 향후 다른 기업들의 발걸음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누군가 시작을 했으니 앞다퉈 경쟁이 벌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모두가 코발트 없는 배터리에 치중하면 코발트 값이 다시 떨어지지 않을까? 하지만 워낙 비싸 가격이 내려가도 여전히 비싸다는 점이 기술 경쟁을 더욱 유발할 것 같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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