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모빌리티 '토스'의 '타다' 차별화 전략은?

입력 2021년10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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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 전략의 부활, 차종 다양화로 이뤄내야

 "타다(Tada)"가 사라졌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얘기다. 그러나 정확하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엄밀하게는 렌터카와 기사를 알선해 유상운송사업에 뛰어들었던 "타다"의 합법화를 위해 지난해 말 "플랫폼운송면허"라는 새로운 면허 제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전히 렌터카와 기사를 결합시킨 형태로 유상운송 사업은 할 수 있다. 하지만 "타다"는 자신들의 사업에서 대규모 증차가 어렵고 이 경우 투자유치 등도 쉽지 않아 스스로 렌터카 유상운송 사업을 접었을 뿐이다. 그래서 사라졌다. 그 이후 "타다"에 카니발을 대여해줬던 쏘카는 유상운송에 사용하던 차를 대부분 중고차로 처분했고 "타다"는 택시 호출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성벽이 워낙 견고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와 비가맹택시를 이용자와 연결하며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했고 "타다"는 일반 택시와 손잡으며 호출 시장 영역 확대를 꾀했지만 카니발을 활용한 이동 서비스가 사라진 탓에 차별화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유니콘인 "토스"가 "타다" 인수에 나섰다. 토스는 "타다"를 이용하는 월 9만 건의 이용자 호출과 결제 시장을 주목했고 "타다"가 택시 호출 점유율을 늘리면 그만큼 결제금액도 늘어 수수료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형만 보면 결코 나쁘지 않은 결합이다. 

그렇다면 "타다"는 어떻게 이용자를 다시 불러 모을 수 있을까? 정답은 "서비스 차별화"에 있지만 핵심은 택시를 활용한 이동 서비스는 규제가 많은 탓에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택시 유상운송사업은 이동이 필요한 사람을 목적지까지 태워주고 운전자(또는 사업자)가 수익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성능, 활용성, 효율, 브랜드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 다양한 공산품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가격"으로 여겨지는 이동 서비스 요금은 오로지 "거리와 시간" 기준일 뿐 이동 수단의 연식이나 인적 서비스, 특화된 서비스 등은 요금과 무관한 요소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업자는 좋은 서비스를 위해 투자할 이유도 없고 인적 서비스의 개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요금 결정권이 없으니 더더욱 서비스 향상의 동기 부여 자체가 없는 셈이다. 택시 이용자의 서비스 개선 욕구는 강렬하지만 정작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 사업자는 수익과 무관한 서비스(차종, 연식, 인적 요인 등)를 높여야 할 이유가 아예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타다"가 주목했던 것이 서비스의 차별화였고 이를 위해 선택한 차종이 바로 카니발이었다. 택시보다 요금은 다소 비싸지만 넓고 쾌적한 차종을 이용하려는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고든 덕분에 엄청난 호응을 끌어냈다. "타다"에 대한 이용자들의 열광적인 근원이 바로 택시로 이용 가능한 카니발의 월등한 경쟁력이었던 셈이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당시 대응을 위해 스타렉스를 도입했지만 "카니발 vs 스타렉스"의 택시 경쟁에서 카니발이 앞서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제도 변경으로 "타다"의 카니발이 자취를 감추자 모빌리티 업계는 중형 세단 일색인 택시 시장에서 차종 다양화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점을 파악하고 카니발을 앞다퉈 택시로 도입했다. 이미 택시 면허를 가진 곳은 물론이고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고급 서비스를 내놓으며 카니발을 택시로 투입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래서 제 아무리 "토스"를 등에 업었다 해서 "타다"가 다시 관심을 모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기 카니발 효과를 보았던 "시선 끌기"는 이제 더 이상 경쟁 호출 기업과의 차별화 요소가 아니어서다. 이외 경쟁 요인으로 꼽히는 인적 서비스도 "타다" 등장에 자극받은 택시 업계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조금씩 개선하는 중이다. 실제 이미 호출 앱에 "말걸지 않기" 또는 "안전운행 하기" 등의 옵션은 이제 일반화됐다. 

 그나마 당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내걸 수 있는 것은 판촉이다. 그런데 이동 사업에서 판촉이란 요금의 일부를 이용자에게 되돌려주거나 할인해주는 방법 외에 달리 없다. 이용 횟수에 따라 무료 이용권을 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동 사업에서 "판촉"의 본질은 "금전적 손해 감수"다. 물건을 파는 것이라면 이익을 줄이고 그만큼 할인해 이익을 최소화 하는 것이지만 택시는 요금을 정부가 지정하는 정찰제여서 사업자가 올려 받을 수 없어 할인은 곧 손해다. 다시 말해 "토스"를 등에 업고 손해를 감수하며 이용자는 늘릴 수 있지만 할인이 끝났을 때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게 전혀 없다. 이 경우 이용자는 어느 호출 앱이든 불렀을 때 신속 배차가 되면 그만이고 "타다"는 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티맵과 우버의 합작사인 "우티" 또한 런칭 초기에 손해를 감수하며 할인 쿠폰을 뿌렸지만 이용자는 크게 늘어나지 못했던 배경이다. 

 그럼 "타다"의 점유율 늘리기는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여기서 바라봐야 할 관점은 택시 이용자와 공급자의 욕망 충돌이다. 이용자는 같은 요금으로 빠른 배차와 좋은 차를 원한다. 반면 택시는 동일 요금인 만큼 가급적 장거리 배차를 원한다. 그래서 둘의 공통 분모는 찾기가 어렵고 이는 택시 불만의 근간이 된다. 따라서 "타다"가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면 요금이 비싸도 이용자가 기다릴 만한 새로운 차종을 도입하면 된다. 소비자 시선을 끌면서 운행 수익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차종을 발굴해야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는 의미인데 현실에선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미 그런 차종이 있었으면 카카오모빌리티와 우티가 진작에 도입했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글로벌로 시선을 돌리면 새로운 차종의 발견 가능성도 있다. 택시는 이동 수단일 뿐 이용자는 국산과 수입을 가리지 않는다. 이를 통해 다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면 토스 또한 결제금액 확대와 함께 원하는 수수료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요금을 손대지 못하는 상황에서 높은 요금을 받고 수수료까지 확보하려면 이용자가 기꺼이 비싼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타다" 초기에는 그것이 카니발이었지만 이제는 카니발 효과도 거의 없다. 결국 어떤 차가 소비자 입맛에 맞을 것인가? 물론 토스로선 택시 사업자가 새롭게 차를 구매할 때 할부 금융을 제공할 수 있고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결제 수수료 이익이 최선이고 묘수를 찾아야 한다. 차종을 제외한 택시 사업의 경쟁력은 모두 동일 규제로 묶여 있어 돌파구가 없으니 말이다.  

 권용주(자동차 칼럼니스트,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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