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GM의 모빌리티 세상, 현실이 되다

입력 2022년01월06일 00시00분 권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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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바라 CEO, ""얼티엄(Ultium) 효과"로 이동 방식 바꾸겠다"

 흔히 덩치가 크면 움직임이 둔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메리 바라 CEO가 이끄는 GM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전동화에 가장 민첩하게 움직인 기업 중 하나다. 일찍이 볼트(VOLT)를 내놓으며 모빌리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고 단계별 준비를 거쳐 올해부터 결과물을 쏟아내는 탓이다. 여기서 쏟아내는 결과물로 이동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게 GM의 전략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동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업들이다. 메리 바라 CEO는 CES 2022 온라인 키노트 스피치에서 미국 내 이동 사업에 주력하는 여러 파트너 기업과 함께 참여했다. 물류 이동 수단의 혁신을 추진하는 브라이트드롭의 트레비스 카츠 대표, 그리고 물류 전문기업 페덱스 미주지역 리처드 스미스 대표 등이다. A에서 B까지 인간 및 사물이 이동할 때 어떻게 하면 최적의 이동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결국 실현은 협업 기업과 함께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메리 바라 CEO의 발표 내용에서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이동 수단 제조사의 역할에 충실한 갖가지 이동 수단의 개발 및 생산이다. 그런데 탄소 중립을 위해 이동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는 모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자면 여러 이동 수단의 통합 플랫폼 및 배터리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GM은 이를 "얼티엄(Ultium)" 배터리 플랫폼으로 명명했다. 메리 바라 CEO는 "얼티엄은 배터리 아키텍처, 전기 추진 시스템 및 차세대 전기차 전체 범위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밀도 셀의 조합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배터리가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배터리의 효율과 수명 연장 등을 위해 이동 수단 내 여러 기능이 수시로 개선돼야 하고, 이를 무선 OTA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작동을 지원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정의하는 역할로 바꾸겠다는 의지다. GM 소프트웨어 부문 스콧 밀러 부사장은 "앞으로 자동차는 소프트웨어가 제품의 개념을 바꾸는 역할로 확대되고 이를 통해 소비자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며 "GM은 이를 "얼티파이(Ultifi)"로 규정하고 리눅스 기반 다양한 개발자를 수용해 자동차의 무한 변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제조 부문의 미래 전략에 따라 올해부터 새롭게 나오는 전기차가 허머 EV, 실버라도 EV, 이쿼녹스 EV, 블레이저 EV, 캐딜락 리릭 및 셀레스틱 등이다. 이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경량 제품에는 모두 전기 배터리가 탑재된다. 하지만 키노트에서 메리 바라 CEO는 대형차의 전동화도 깜짝 발표했다. 2035년까지 대형 전기 트럭도 내놓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 그야말로 전동화 흐름에 차종을 가리지 않고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게다가 이를 위한 연료전지 시스템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얼티엄+얼티파이"로 자동차 혁신 기반 마련
 -슈퍼 크루즈 앞세워 이동 혁명까지 추진

 자동차 제조 기업으로서 다양한 전동 이동 수단 개발 및 생산, 판매에 매진하는 게 첫 번째 역할이라면 두 번째는 얼티엄 플랫폼의 확대 적용이다. 얼티엄이 필요한 이동 수단에 GM이 개발한 동력 시스템을 확대 적용, 이동 부문의 탄소 중립에 한발 다가서는 일이다. 열차 동력 및 항공기 보조 동력에도 GM의 소프트웨어와 전기 추진체 등이 활용되는 일이다. 

 세 번째는 이동 방식의 혁신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내놓을 때 목적이 분명한 수단에 운송을 맡기는 일이다. 이미 브라이트드롭과 페덱스의 협업은 물론 월마트도 GM의 물류 전동 이동 수단을 사용하며 배송 효율 향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2017년 인수한 자율주행 기업 크루즈의 "울트라 크루즈" 기능도 포함돼 있다. 사람과 물건 모두 자율주행으로 이동시켜 그야말로 이동의 혁명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역사적으로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전환됐어도 이동 수단에서 "운전"이라는 역할은 단 한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GM은 자율주행이야말로 시장의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GM이 추구하는 미래 행보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 "이너스페이스(InnerSpace)"다. 운전자 개입이 없는 울트라 크루즈를 적용해 이동 수단보다 이동 공간의 역할 비중을 넓힌 제품이다. 이와 관련, 마이클 심코 GM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은 "4개의 바퀴와 4개의 도어를 넘어서는 여러 형태의 운송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며 "온전히 개인화되는 2인승 자율주행 럭셔리 이동 공간이 바로 이너스페이스"라고 설명했다. 이동이라는 기본 기능은 그대로 두되 지금까지 사용한 "수단"에서 벗어나 "공간"으로의 진화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GM, 모빌리티 세상은 만드는 것 

 이처럼 큰 변화를 통해 GM은 움직임을 직접 만들어가겠다는 흥미로운 기대도 내놨다. 메리 바라 CEO는 "GM은 정해진 모빌리티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새롭게 나타나는 움직임의 변화를 모두 파악해 그에 맞는 이동 수단과 동력, 그리고 지능 등을 제공하면서 이동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동은 곧 경험이고 열정이라는 점에서 인류의 이동에 있어 GM이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인지 끊임없이 되묻고 답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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