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알고 타면 화끈한 세단, SM6

입력 2022년04월1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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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와 알핀의 모터스포츠 헤리티지 담겨 있어
 -고성능 엔진과 경쾌한 핸들링이 특징

 자동차의 역사를 살펴보면 줄곧 부자나 귀족들의 대표적인 사치품 중 하나였다. 그들은 종종 자신들의 차로 경주를 벌이며 스피드와 성능을 과시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지역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문화적 수준도 높다. 

 자동차 경주의 대표 격인 F1의 시장 규모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나 미국 프로 풋볼 리그보다도 높다. 현재 F1에서는 페라리, 메르세데스, 맥라렌, 알핀, 알파로메오, 애스턴마틴 등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경주는 다른 시각에서 보면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레이스 카는 오직 스피드를 내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다. 공기 역학과 다운 포스를 고려한 설계, 트랙을 고속으로 수십 바퀴 돌아도 거뜬한 엔진, 믿고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 효율과 성능을 돕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고도의 기술력 싸움이다. 포디움에 오르기 위해 개발되고 축적된 기술은 고스란히 양산차로 전해진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터스포츠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는 이유 중 하나다.

 국산차 중에서도 유럽의 정통 모터스포츠 헤리티지가 녹아든 차가 있다. 바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SM6다. SM6는 현재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국산차지만 조립과 생산만 국내에서 이뤄질 뿐 DNA는 르노에서 나온다. 

 르노는 원래 소형차와 모터스포츠에 역사가 있는 제조사다. 이들은 가족과 비즈니스를 위한 중형 세단을 만들면서도 그러한 유산과 정신을 차에 녹여냈다. SM6가 언뜻 보기에 평범해 보여도 그 안에는 르노가 오랫동안 쌓아온 스포츠 정신이 깔려 있다는 뜻이다.

 르노의 모터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알핀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부터 르노 F1팀은 페르난도 알론소와 에스테반 오콘을 내세워 알핀으로 이름을 바꾸고 참여하고 있다. 알핀은 국내에 낯선 브랜드이지만 과거 유럽 모터스포츠에선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알핀은 1955년 프랑스 북부 디에프에서 르노의 자동차 딜러 장 리델리가 설립한 스포츠카 브랜드다. 실제 카레이서이기도 했던 장 리델리는 이에 앞서 르노 4CV를 개조해 밀레 밀리아, 알프스 쿠페 랠리 등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알핀은 리델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스포츠카 브랜드지만 일찍이 르노와 긴밀하게 협업했다. 1962년 르노가 R8 세단을 개발할 때 알핀이 섀시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1963년부터 1978년까지 르망 24 경주에서 11차례 출전하며 수많은 우승을 거두었다. 1971년엔 르노 16을 베이스로 한 엔진으로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우승과 2위, 4위를 기록했다.

 1973년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초대 우승을 거머쥐는 동시에 상위 6대 차 중 5대가 알핀 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더욱이 같은 해 전 세계적인 석유 파동의 여파로 알핀은 르노에 인수되면서 르노의 모터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써나간다. 

 알핀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유수의 스포츠카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제네바 모터쇼에선 알핀의 전설로 불리는 A110이 새롭게 부활해 눈길을 끌었다.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알핀과 르노 스포츠가 협업해 만든 가볍고 빠른 스포츠카다. 

 현재 SM6의 파워트레인 라인업 중 TCe 300은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과 르노 R.S. 제품에 탑재되는 엔진이다.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m의 높은 파워를 자랑한다. 이 엔진은 2,000~4,800rpm에 이르는 넓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와 일상에서 짜릿한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빠른 응답성을 갖춘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엔진의 동력을 주저하지 않고 바퀴에 전달한다. 

 그만큼 SM6는 르노의 모터스포츠 정신을 물려받은 중형 세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겉보기에 우아하고 중후한 매력을 뽐내지만 속으론 유럽 스타일의 짜릿하고 단단한 운전 재미를 품고 있다. 정교한 코너링과 핸들링이 장점이다. 경쾌한 스티어링을 돕는 기능들이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높은 만족감을 준다. 

 르노는 다른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처럼 전통적으로 운전의 재미가 뛰어난 차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그 기술과 노하우는 오랜 시간 축적돼 몸집이 커다란 세단을 만들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SM6는 가족과 탑승자를 생각하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서는 경쾌하게 달리며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안겨다 주는 만능엔터테이너 역할을 수행하는 차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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