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연료전지와 방위산업 시너지 기대
현대자동차그룹이 2022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해 롤스로이스, 사프란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처음 참가하는 대형 에어쇼로는 상당한 성과다. 그룹의 미국 항공 모빌리티 자회사 "슈퍼널" 역시 에어쇼를 통해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실내 콘셉트를 출품하고 AAM(Advanced Air Mobility) 기술력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이다.
에어쇼를 통해 엿볼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시선은 수소 연료전지 항공기다. 그룹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항공, 선박, 철도 등 모든 모빌리티와 인프라에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해 수소 사회를 이루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항공 부문은 중량 문제의 해결책으로 수소를 내세우는 중이다. 무거운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하기 쉽지 않아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저장성이 높은 수소 연료전지를 자연스럽게 주목했고 마침 이 기술을 보유하고 키우려는 현대차 입장에선 좋은 기회가 포착된 셈이다.
현대차그룹에게 에어쇼는 방위 산업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에어쇼는 항공 업계뿐 아니라 방위 산업을 영위하는 업체들도 대거 참가한다. 에어쇼가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무역 박람회"라 불리는 이유다. 여기에 그룹의 수소 전략을 대입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수소는 배터리보다 충전이 빨라 전장의 필수 요소인 기동성을 충족할 수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 내 현대로템과 현대위아는 2021 서울 ADEX(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를 통해 수소 연료전지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이동형 수소충전소 기술, UAM 지상 주행 시스템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2020년에 인수한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핵심 기술을 접목시키면 인력 투입 없이도 전쟁이 가능한 첨단 무기가 출현할 수 있게 된다. 사람과 재산을 보호하는 자율주행을 그 반대의 전시 태세로 전환하는 기술은 운전 중 주행모드를 바꾸는 것처럼 어렵지 않다.
물론 현대차그룹이 슈퍼널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민간을 위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다. 슈퍼널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eVTOL은 사람을 나르는 모빌리티 역할이 강조된다. 그러나 여객보다 물류 비중이 큰 항공 업계를 감안하면 공항에서 도심까지, 도심에서 다른 지역까지 빠르게 화물을 배송하는 퀵서비스 개념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미래 모빌리티에서 강조되는 것 중 하나인 목적 기반 모빌리티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은 육·해·공과 민간·군용을 가리지 않는 모빌리티의 전방위적인 수소화로 모아진다. 그리고 이는 점점 줄어드는 수요 전망과 전동화 부담 속에서 먹거리 산업의 다변화를 통한 지속가능성의 확보로 이어진다. 현대차의 영역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궁금하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