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화석연료의 탄소배출 저감, 바이오연료

입력 2022년10월13일 00시00분 권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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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 나라 2035년 내연기관 판매금지
 -여전히 주력 사용 화석연료에 바이오에너지 혼합 높여

 올해도 거의 다 갔다고 보면 2035년까지 불과 11년 남았다. 정확하게 내연기관 판매금지 시점이 대부분 2035년부터 시작되니 판매는 2034년 12월31일이 마지막이다. 캘리포니아, 뉴욕, 서울, 영국, 유럽연합 등이 앞장섰다. 내연기관 종말을 보다 빨리 앞당기라는 차원에서 유럽연합은 2025년과 2027년 탄소 배출량을 추가 억제한다. 그리고 보조금도 없애기로 했다. 기업 스스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차원이다. 동시에 친환경 생존 방안도 기업 스스로 물색하고 돌파하라고 말한다.  

 자동차의 "개발-생산-판매" 과정을 감안할 때 10년 정도 세월은 1~2번 가량 제품 변경이 이뤄지면 끝이다. 그런데 두 번째 변경하는 제품은 한 마디로 끝물이다. 만들어봐야 소비자들이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 1회 정도의 모델 변경 시간만 남았을 뿐이다.

 변화는 석유기업이 가장 먼저 감지한다. 수송 부문의 석유 사용량이 줄어들 것을 대비해 사업 전환이 한창이다. 수송에 필요한 석유제품보다 석유화학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 생활 곳곳에 사용되는 갖가지 물건의 소재에 석유 사용을 확대하는 식이다. 동시에 주유소도 복합으로 변신하려 한다. 기름 주유소에 전기 충전기를 설치하면 안 된다는 규제도 그래서 없애려 한다. 

 전력 생산과 유통에서도 전환은 불가피하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개별적으로 생산한 전기를 전력 유통사에 보냈다가 다시 받는 번거로움을 없애려 한다. 나아가 개인이 만든 전기는 개인 간 거래에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여러 곳에 사용할 수 있어서다. 

 전동화는 이미 가정이나 산업에 흔하게 사용되는 전기가 수송 부문에 도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전력 생산은 기존 산업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반면 전력을 유통하는 것은 여러 방식이 혼재한다. 플러그를 꽂아 충전해도 되고 배터리를 떼어내 전기를 담고 자동차에 다시 결합시켜도 된다. 그렇게 담긴 전기는 이동 수단의 동력으로 사용되고 다시 충전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또한 전기를 담는 그릇으로서 배터리가 이동 수단 용도의 수명이 다하면 다른 부문에 재사용된다. 그리고 쓰다가 활용 가치가 없으면 폐기 과정에서 소재만 추출해 다시 새로운 배터리 셀을 만드는데 활용한다. 

 이처럼 수송 부문의 전동화는 기름이 수행해왔던 역할을 전기에 맡겨 탄소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전동화만으로도 탄소 배출 감축은 부족하다. 여전히 도로에 오가는 자동차는 기름을 태우고 있어서다. 게다가 기름 자동차의 숫자만 해도 15억대로 엄청나다. 다시 말해 기름은 여전히 수송 부문의 주력 에너지다. 기름을 전기로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기름 자체의 사용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주목하는 것이 바이오연료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그간 수송 부문의 동력원 활용에는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어쩔 수 없다. 전기로 바꾸기 어려운, 여전히 기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분야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해 바이오연료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중이다. 그러자 한국 정부도 오랜 논의 끝에 바이오연료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경유와 혼합하는 바이오디젤 비율은 2030년까지 8%로 늘린다. 그리고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에탄올도 사용한다. 2024년부터 공공기관 차량과 시범 주유소를 선정해 투입하는데 여기서 고민은 휘발유 사용량 감소에 따른 세금이다. 바이오에탄올 투입량에 따라 유류세 감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그래서 재정당국과 협의해 사용량을 결정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탄소 감축을 위해 전기차 전환에 쏟아붓는 보조금을 감안하면 바이오에탄올 혼합이 효과 면에선 더 나을 수도 있다. 게다가 막대한 전기차 보조금은 갖가지 문제도 일으킨다. 일부 소비자가 보조금을 재산 증식 수단으로 삼기에 하는 얘기다. 그래서 전기차 보조금은 줄이고 여기서 확보된 예산을 바이오에탄올 확대에 사용하는 게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전환도 중요하지만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기여도는 높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실은 과거에도, 지금도 모두가 알고 있다. 다시 말해 바이오연료의 친환경성은 검증이 끝났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사용을 막거나 혼합비율을 제한했던 이유는 그만큼 유류세 감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 에너지에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수송 부문의 주력 에너지가 기름에서 전기로 바뀐다면 세금도 이동하는 게 맞는 것이니 말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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