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트렌드코리아 2023·인터배터리 2023, 역대급 규모와 흥행 기록
-다양한 충전 및 지원 업체 참가 인상적
EV트렌드코리아와 인터배터리 2023이 지난 17일 막을 내렸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열린 이번 행사는 훌쩍 높아진 K-전기차와 K-배터리에 대한 관심, 그리고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규모 행사인 서울모빌리티쇼가 2주 후 개최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평이 우세하다.
EV트렌드코리아는 95개사 441개 부스가 참가해 전년보다 1.5배나 커진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현대차·기아의 신형 전기차가 없어 완성차 부스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런 와중에 볼보트럭코리아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대형 전기트럭은 많은 관심을 받았고 실제로 행사기간 중 많은 관람객들이 차를 타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였다. 이 차는 삼성SDI가 공급하는 540㎾h 배터리를 탑재했다. 삼성SDI 역시 2170 원형 배터리 셀을 사용한 무게 535㎏의 배터리팩(650V 90㎾h)과 대형 전기모터를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대형 충전기 업체들의 제품 경쟁도 치열했다. 대영채비는 100㎾급 급속충전기 아이코닉과 90㎾급 두 채널을 충전할 수 있는 듀오코닉(180㎾), 350㎾급 초급속 충전기인 하이코닉 등 3개 제품을 나란히 전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 중앙제어는 이브이시스(EVSIS) 브랜드로 450㎾급 2채널 초급속 충전기와 차데모 및 DC콤보를 함께 갖춘 350㎾급 멀티 수퍼차저를 선보이기도 했다.
완속충전기 업체들도 다양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지차저는 다양한 벽부착형 및 스탠드형 완속충전기를 전시했다. 콤팩트한 크기와 합리적인 구성으로 실 구매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 스타코프는 콘센트 과금형 충전기 차지콘 외에도 기존의 7㎾보다 충전 속도가 빠른 1채널 11㎾급, 2채널 14㎾급 차지프로 완속충전기를 선보였다. 특히 이 회사는 강릉 에디슨과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에디슨 일렉트릭 배터리카 모형도 함께 홍보해 눈길을 끌었다. 이 차는 1913년에 제작한 초창기 전기자동차 중 한 대로, 실물은 강릉 소재 에디슨과학박물관에 전시중이다.
올해로 11번째 개최한 인터배터리 2023도 EV트렌드코리아 이상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국내 376개, 해외 101개 등 총 477개 배터리 관련 기업이 참가하고 6만여 명이 관람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행사장 곳곳에서 만난 외국인 바이어들과 매번 만석이던 각종 배터리 관련 세미나를 통해서 높아진 K-배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제품과 함께 루시드 에어와 포드 머스탱 마하-E 전기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 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자사 배터리가 들어간 볼보트럭 BEV를 선보였고,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유일의 양·음극제 제품을 전시하는 등 대기업들은 큰 면적의 부스를 차리고 자사의 기술을 홍보했다.
중소기업들의 전시 열기도 후끈했다. 이온어스는 전기차에서 나오는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ESS을 얹은 두 대의 전기트럭을 선보였는데 주행 중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용 방법을 제시해 관심을 받았다. 이노테크는 LG 리튬이온 파우치 셀로 설계한 나노인텍 배터리 모듈을 비롯해 골프 카트나 전기보트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팩을 선보였다. 여기에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에도 활용 가능한 제품과 전기스쿠터 등에 들어가는 소형 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팩과 BMS, BDU 등의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특히 나노인텍 배터리 모듈은 블루투스/5G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배터리 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동시에 열린 두 행사는 EV 및 배터리 산업의 높아진 관심과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행사였다. 예전에는 단순 대기업 완성차나 배터리에만 사람들이 몰렸다면 올해는 충전 방식과 다양한 지원사업, 화재 예방 등 전기차 및 배터리를 둘러싼 폭 넓은 산업 구조까지 관심이 확대되면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활기를 되찾은 실내 행사를 보면서 이달 말에 열릴 2023 서울모빌리티쇼의 성공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는 산업을 발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이번 두 행사를 통해 국내 전동화 산업 발전 가능성과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K-전동화가 차세대 먹거리로서 모빌리티 흐름을 주도할 발판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