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몇 수 앞을 내다보는 BMW의 통찰력

입력 2023년04월12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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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 에너지 활용한 미래 탈탄소화 노력
 -더 나은 환경 만들기 위해 앞장서

 BMW가 지난 11일 수소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파일럿 제품인 iX5 하이드로젠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BMW그룹 수소기술 총괄 위르겐 굴트너 박사는 "미래 모빌리티의 새 동력원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주목했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규모의 경제 속에서 세계적 흐름은 여전히 배터리 전기차가 주도한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동시에 존재한다. 배터리 소재 자원이 한정적이고 원자재를 채굴하는 과정부터 전기차가 움직이고 수명을 다해 폐배터리가 만들어지는 모든 생애주기를 생각하면 진정한 친환경인가라는 의문도 든다. 저장성이 낮은 전기의 특징과 발전의 한계, 한 대당 한 곳의 충전기가 있어야 하는 공간 인프라 문제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이 수소다. 저장이 가능해 잉여 전력의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무한 자원이며 주유소와 같은 거점 기반 인프라로 차가 증가해도 일정하게 유지가 가능하다. BMW는 이를 먼저 파악하고 기술 개발에 누구보다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다. 15년 전 액화수소를 활용해 플래그십 세단에 탑재, 판매했던 하이드로젠7만 보더라도 BMW가 얼마나 다양한 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유야 어쨌든 BMW는 한 단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보다 진보한 수소 기술을 들고 나왔다. iX5 하이드로젠의 경우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5세대 BMW e드라이브 기술의 산물인 전기모터, 하이드로젠 전용 12V 및 400V 전기 시스템, 배터리를 비롯한 각종 표준 생산 부품 등을 조립 단계에서 통합한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401마력에 이르며 1회 충전 시 500㎞를 넘게 달려 상품성도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iX5 하이드로젠을 생산하고 운행하는 과정이 기존 전기차보다 환경을 덜 해친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BEV보다 원자재 투입량이 100㎏가량 적다. 특히, 배터리는 10% 수준의 원자재가 투입된다. 또 연료전지의 주원료인 백금은 재활용률이 높은 소재로 자원 재사용 및 순환 측면에서도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BEV의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것보다 수소 충전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전체 투자 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도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성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수소에 쉽게 나서는 회사는 많지 않다. 먼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고 당장의 이익 실현이 어렵다. 대중의 관심이 부족하다보니 인프라 확충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BMW의 수소연료전지차는 몇 수 앞을 내다본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기후 중립을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다목적 에너지원이고, 배터리 및 수소연료전지 드라이브 시스템을 혼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연료전지는 코발트, 리튬, 니켈과 같은 희토류 원자재가 필요하지 않아 원자재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해져 다양한 대내외 위험 요소로부터 BMW그룹의 지정학적 탄력성도 강화할 수 있다. 보다 넓은 시각으로 에너지 흐름을 살펴보고 혁신을 앞세운 기술을 탑재해 변화를 주도하는 BMW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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