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리버테크놀러지, 엔비디아 GPU를 이용한 CAE S/W 개발
-기계·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중장비·선박·환경 등 CAE 수행
-전기차 모터 냉각 시뮬레이션 개발
국내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시장은 크게 기계설계 자동화(Mechanical Design Automation)/제품 데이터 관리(Product Data Management), 컴퓨터 응용 해석(Computer Aided Engineering), AEC(Architecture, Engineering, Construction)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CAE는 다양한 업계에서 제품을 설계하거나 설계를 개선할 경우 엔지니어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는 제품, 프로세스 혹은 제조 툴의 시뮬레이션, 검증, 최적화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CAE 과정은 전처리, 해석, 후처리의 3단계로 이뤄진다. 전처리는 엔지니어가 작용하중 또는 구속조건 형태의 환경과 설계 구조 및 물리적 특성을 모델링하는 것이며, 해석은 물리학의 수학 공식 등의 이론을 사용해 전처리 단계에 작성한 모델을 해석한다. 후처리 단계는 엔지니어가 검토할 수 있는 해석 결과를 만든다.
CAE 애플리케이션은 유한요소해석(Finite Element Analysis)을 사용한 구조해석,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을 활용한 열 및 유체 해석, 멀티바디 동역학을 사용한 메커니즘의 운동학 및 동역학 해석, FEA 혹은 경계 요소법(Boundary Element Method)을 사용한 음향해석, 메카트로닉시스템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다중 도메인 메카트로닉 시스템 설계, 그리고 제어 시스템 해석, 주조, 금형 및 다이 프레스 등과 같은 제조 과정의 시뮬레이션, 제품 혹은 프로세스의 최적화 등에 쓰인다.
CAE의 장점은 제품 개발 비용 및 시간을 감소하고 향상된 제품 품질과 내구성을 포함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실제 실험과 테스트 비용이 높기 때문에 CAE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CAE는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 성능의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설계 변경이 가능하다. 통합된 CAE 데이터, 프로세스 관리 기능은 심층적인 성능 분석 결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광범한 분야의 설계에 확장해 적용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업인 그랜드뷰리서치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CAE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91억9,000만달러(한화 약 25조7,53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웨어러블 산업 급성장에 따라 일렉트로닉스 산업의 CAE 소프트웨어 이용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성숙기를 맞아 주요 기업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CAE를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 항공, 반도체, 전자 분야 등의 산업에서는 더 효율적인 CAE 소프트웨어를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CAE는 대부분 수입산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잠식한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인 메타리버테크놀러지는 2009년 설립 이후 쿠다 프로세서(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와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공학 문제를 해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이후 2011년부터 입자 기반 설계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사마디(samadii) 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사마디 제품군에는 고진공 유동 시뮬레이션 솔루션인 사마디/sciv와 전자기장 시뮬레이션 솔루션인 사마디/em, 플라즈마 시뮬레이션 솔루션인 사마디/plasma, 고체 입자 시뮬레이션 솔루션인 사마디/dem을 비롯해 3D 프린팅 공정과정 솔루션인 사마디/vampire와 사마디/cloud가 있다.
최근 회사는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전기차 모터의 유냉해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새 소프트웨어는 MPS(Moving Particle Semi-implicit) 수치기법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MPS 기법은 전통적인 전산유체역학 기법과는 다르게, 3차원 메쉬(mesh)를 생성하지 않고 해석하려는 유체를 입자로 표현해 해석한다. 이 유체입자들은 계속적인 힘을 받아 움직이는데 서로 가까운 입자들과 강체로부터 물리적인 정보를 받아 유동을 표현한다. 따라서 자유표면유동과 복잡한 강체의 회전을 포함하는 유동에 대해서 간단한 전처리과정만으로 유동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응용하면 고속으로 회전하는 모터주위의 유동 및 냉각 등에 대해 액체를 입자로 표현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기어박스 내의 윤활유동, 선박에서의 평형수, 가속운동하는 탱크 내의 유동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흔히 미래 자동차 시대를 두고 "소프트웨어의 시대"라고 말하곤 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기존의 제조 영역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자동차에 전동화와 자율주행, 커넥티드를 접목하면서 이를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커지기 마련이지만, 자동차 자체와 하드웨어 부품요소를 개발하는 데 쓰이는 CAE 소프트웨어도 고도화와 다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들의 고된 질주는 끝없이 진행 중인 분위기다. 많은 국내 제조사들이 국산 CAE 소프트웨어를 다양하게 구축하고 사용하는 날이 올 때까지 메타리버테크놀러지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