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내수 1,801대 파는데 그쳐
-기능성 차종 투입 여부 관건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앞으로의 전망도 미궁 속으로 빠지는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르노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목적에 맞춘 기능성 차종 투입이 필요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지난 4월 국내에서 총 1,801대를 팔아 국산차 브랜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1.7% 하락한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2.6% 감소했다. 누적 판매는 41.5% 급감했다. 3종에 불과한 라인업이 전부 1,000대를 넘기지 못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반면 수출은 원활히 돌아가면서 공장 가동 리스크를 줄이고 있지만 떨어질 대로 떨어진 내수 판매는 브랜드 입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더욱이 이달에는 연휴를 비롯해 생산라인 재정비 및 복리후생 등을 고려해 부산공장 가동 시간도 줄어들 예정이어서 판매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한정적인 제품군이 꼽힌다. 현재 판매중인 대부분의 라인업은 부분 및 연식 변경을 거듭한 제품이다. 파워트레인 다변화 및 가지치기 트림을 늘리고 있지만 라이벌 신차들과 비교하면 신선함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이와 함께 일부 내수를 책임졌던 르노 차종들의 판매가 중단된 점도 고민거리다.
물론 회사가 처음부터 시도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틈새시장을 노리고 공략한 르노 트위지, 조에, 클리오, 캡처 등이 있었지만 큰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상황과 잘 맞지 않았다. 더욱이 초소형 전기차와 해치백, 상용 밴 등 국내 수요 자체가 크지 않은 차를 판매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을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걸까? 업계에선 르노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의 도입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질리와 공동 개발중인 링크앤코 등도 좋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투입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내수 절벽을 해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르노의 라인업을 다시 두드려야 한다고 조언도 쏟아진다. 르노가 판매 중인 수 십 여 종의 제품군 중 한국 시장에 적합한 차를 골라야 한다는 것. 특히,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성 차종 필요성이 제기되는 중이다. PBV는 대표적인 틈새시장이자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역 중 하나다. 더욱이 앞으로 이동 목적은 교통약자, 물류 등 훨씬 세분화될 예정인 만큼 각 조건에 맞춘 차종 투입이 절실하다는 것. 일반 승용과 밴, EV등 다양한 목적에 선보인 캉구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르노코리아 상황에선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경쟁사인 KGM의 과감한 행보와 쉐보레의 공격적인 제품 투입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눈에 르노 제품이 들어가기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잊혀지는 건 훨씬 빠르다. 심기일전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품을 바라봐야 할 때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