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국 303개 기업 수소 기술 선봬
-현대차그룹·포스코 등 수소 모빌리티 기술 강조
국내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인 "H2 MEET(H2 Mobility Energy Environment Technology)"이 13일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네 번째 막을 올렸다. 18개국 303개 수소 관련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수소 생산, 수소 저장·운송, 수소 활용의 3개 부문에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주요 기술을 정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총 1,125㎡ 면적의 전시장에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생애주기 전 영역에 이르는 수소 관련 기술과 적용 사례를 자원 순환존(Environment Zone), 수소 생산존(Value Zone), 수소 활용존(Future Zone)의 3개 테마 존을 구성해 계열사 전시물을 배치했다.
자원 순환존에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청소차를 출품했다.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하는 청소 특장차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출력 350㎾급 구동모터, 72㎾h 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했다. 또한, 쓰레기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고밀도로 압착하는 압축 진개 방식을 채택해 18㎡의 용적에 최대 9.3t의 쓰레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 하수찌꺼기와 같은 유기성 폐기물로부터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폐자원 수소생산 패키지를 소개했다. 바이오가스는 음식물 폐기물에서 비닐·모래· 철 등 불순물을 분쇄와 스크리닝을 통해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 메탄과 이산화탄소 가스 생성을 위한 혐기성 발효 공정. 불순물 가스 제거 및 냉각 시스템을 이용해 메탄 순도를 97% 이상으로 높이는 고질화 공정을 거쳐 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P2E(Plastic to Energy) 기술을 알렸다. P2E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파·분쇄, 불순물 제거 등 전처리 공정과 폐플라스틱 용융(열분해) 및 가스화 공정, 이산화탄소 포집 및 수소 정제 공정을 거쳐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생산한 수소는 수소 연료전지발전, 수소 모빌리티 충전, 합성연료 이퓨얼(e-Fuel) 생산 등에 쓰일 예정이다.
수소 생산존에서는 수집한 바이오가스로부터 수소 가스를 추출하는 현대로템의 수소 추출기 하이 그린 300(Hy-Green 300)의 기술 공정을 소개했다. 하이 그린 300은 천연가스 또는 바이오가스를 섭씨 700~800도의 고온 스팀과 함께 반응시키는 SMR(Steam Methane Reforming) 공정을 통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한다. 현재 하이 그린 300’은 충주 바이오수소융복합 충전소(1대), 삼척 수소충전복합스테이션(2대), 대전 낭월 수소충전소(2대), 인천 그린에너지 수소추출시설(2대)에서 운영 중이다.
수소 활용존에서는 현대차의 이동형 수소 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H Moving Station)"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전력 출력 확장을 위한 파워 유닛 모듈 콘셉트 모델 등을 출품했다. H 무빙 스테이션은 25t 대형트럭 엑시언트에 수소압축기, 저장용기, 냉각기, 충전기 등 핵심 설비를 모두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최대 충전 압력은 350바(bar)로 수소 전기차 넥쏘를 기준으로 1대당 최대 2.5㎏ 내외의 수소 충전을 지원한다. 또한, 수소 전기차 외에도 수소 드론, 수소 트램 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의 충전도 가능하다.
포스코그룹은 47년간 독점 사업권을 확보한 오만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모형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오만 그린수소 프로젝트는 5GW 규모의 재생 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연 22만t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월 오만 두쿰 지역에 서울시 면적 절반에 해당하는 부지를 확보한 바 있다.
포스코는 저탄소 철강 원료 HBI(Hot Briquetted Iron)도 소개했다. HBI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환원)한 환원철을 조개탄 모양으로 성형한 가공품이다. 포스코는 호주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HBI를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서호주에서 HBI 플랜트 건설과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과 고온수전해 기술(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기술), 중조(탄산수소나트륨)를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 기술도 알렸다. 포스코그룹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2050년 700만t의 수소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등 7개 계열사가 참여해 수소 산업에 대한 가치사슬을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트레일러용 고압 탱크와 수소 모빌리티용 탱크를 출품했다. 트레일러용 고압 탱크는 대량의 가스를 운반하기 위한 저장 탱크다. 탱크엔 수소, 헬륨, 질소, 메탄 등을 저장할 수 있다. 고객사 요구에 따라 20피트, 40피트의 길이를 제공한다. 수소 모빌리티용 탱크는 연료전기 기반의 승용차, 버스, 트럭 등에 장착하는 연료통으로 700bar의 압력으로 주입한다. 이밖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료전지 드론을, 한화오션은 3,000t급 연료전지 잠수함을 전시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이 참여했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고분자전해질막(PEM)과 막전극접합체(MEA)를 출품했다. 회사는 1989년부터 분리막으로 불리는 ‘멤브레인’ 연구를 시작한데 이어 2006년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수분제어장치를 개발해 현대차에 공급 중이다. 2020년부터는 연료전지 핵심소재인 PEM을 양산하고 MEA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효성그룹은 나일론 라이너와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 탱크를 선보였다. 새 탱크는 철보다 85% 가볍고 10배의 탄성을 지녀 수소의 안정적인 저장이 가능하다. 나일론 라이너는 효성티앤씨가 탄소섬유는 효성첨단소재가 개발했다. 승용은 54ℓ, 상용은 175ℓ의 수소를 담을 수 있다. 이밖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모두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엔진 발전기도 소개했다.
고려아연은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인 수소지게차를 출품했다. 수소지게차는 현재 온산제련소에서 45대가 운용중이다. 고려아연은 수소지게차를 시작으로 중장비, 모빌리티 분야에 수소전동화를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엔 호주에서 그린수소를 도입해 그린메탈을 포함한 RE100을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대형 수소전기트럭용 400㎾급 다단 전기구동시스템 및 자동차 적용 기술을 알렸다. 다단 전기구동시스템은 자동화 변속기의 고효율 특성을 살리고 변속 충격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충주시와 실증 중인 수소전기트럭 청소차도 전시했다.
한편, H2 MEET는 13일부터 15일까지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