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택시, 높은 가격이 진입 장벽
-니로 플러스, 초급속 충전 부재해 한계 있어
-기아, 전기택시 솔루션 갖춰 시장 활성화 가능
기아가 6월 EV3의 가격과 주요 정보를 공개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인도를 시작한다. '전기차 대중화' 라는 지향점을 담고 출시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EV3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돌파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V3의 다양한 특장점들을 살펴보면 택시로서의 쓰임새도 충분해보인다. 일단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갖춰 EV6나 현대차 아이오닉5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기택시를 운용할 수 있다. 거주성도 뛰어나며 니로 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다양한 택시 특화 솔루션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겠다.
EV3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이다. 기아는 EV3의 시작가를 3,000만원 중반대에 책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주력 제품군인 EV6의 실구매가가 4,000만원 중·후반대에 형성되어있는 걸 감안하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E-GMP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중에서는 가장 낮은 가격대로 책정되는 게 확실시 된다.
택시라면 가격이 더 저렴해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비슷한 체급의 니로 플러스를 택시로 구입할 경우 총 수령액은 1,008만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1,073만원을 지원받는다(서울시 기준). 개인 구매자 대비 280만원 가량을 더 지원받는 셈이다. 택시가 면세가로 공급된다는걸 감안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2,000만원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충분해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EV3는 현대차 쏘나타 택시(2,254~2,480)보다는 높고 K8 택시(3,299~3,751만원)보다는 낮은 가격대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전기 택시가 LPG 택시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한다면 소유자들이 체감하는 유지비는 더욱 저렴할 수 밖에 없다.
공간도 택시로 활용하기엔 충분하다. EV3의 휠베이스는 2,680㎜로 니로 플러스(2,700㎜)와 비슷하다. 패키지 설계 최적화로 거주성을 극대화했고 2열 플랫 플로어로 개방감과 편의성을 높였다. 등받이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제공해 승객의 거주성도 높다.
기아는 이미 니로 플러스를 통해 택시 특화 솔루션을 구축한 경험도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에 미터기와 다양한 기능을 내장한 올인원 디스플레이를 선보였고 개인택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택시 전용 멤버십도 도입했다. 법인 택시 사업자들에게는 충전 인프라 구축도 지원한 바 있다.
운휴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도 이미 마련되고 있다. EV3는 니로 플러스에는 없는 초급속 충전 기술을 내장했다. 영업용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줄이고 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리퍼비시 배터리 기반의 교체 스테이션을 연구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최근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해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모든 카드가 마련돼 있다. EV3는 가격, 공간, 편의성 등 전기 택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여건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제조사의 판단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전기차 시장이 위축됐다지만 시장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고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업의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