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변화 크지 않지만 여전히 강렬한 인상
-개선된 승차감과 뛰어난 효율이 매력 더해
-더 좋아지고 가격은 동결, 진정한 상품성 개선
전기차에 '캐즘(수요 둔화 현상)'이라는 말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살 사람들은 다 샀다는 반응도 들려온다. 전기차가 미래라는 사실은 분명한데 불편함과 오해, 두려움이 여전히 팽배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에 대해 가장 두려워 하는 요소는 '가격'과 '충전 불편'이다. 여전히 충전소가 부족한건 사실이고 전기차가 비슷한 덩치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보란듯이 아이오닉5를 통해 이러한 부분들을 일정 해소했다. 배터리 용량을 늘려 효율을 끌어 올렸고 가격까지 동결했다.
▲디자인&상품성
아이오닉5의 디자인은 얼핏 보면 크게 바뀐점을 찾기가 어렵다. 기존의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났기 때문일까. 세부적인 부분들을 다듬고 기능적인 요소를 확대하는 데에 집중했다. 전면부에서는 범퍼가 달라졌다. 덩어리감을 강조한 기존 디자인보다 더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액티브 에어플랩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 공력 성능과 냉각 효율을 동시에 잡았다.
측면에서는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바뀐 걸 알 수 있다. 기존에는 각진 형태였지만 둥글게 다듬어지고 크기와 돌출 정도도 줄었다. 파라메트릭 픽셀 패턴을 그대로 드러냈던 이전과는 다르게 블랙 컬러로 마감해 심플한 느낌도 더했다.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휠은 공기의 흐름을 더 원활하게 해준다.
변화 폭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후면부다. 리어 스포일러는 이전보다 50㎜ 길어져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공력 성능이 더 좋아진건 덤이다. 뒷유리에는 와이퍼를 새롭게 적용해 편의성도 높였다. 범퍼도 예전보다는 심플하고 깨끗한 느낌을 강조했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스티어링휠의 변화다. 기존 2스포크 타입을 3스포크 타입으로 대체했다. 혼 커버에 위치한 픽셀 패턴에는 조명을 내장해 각종 주행 보조 시스템의 작동 여부와 경고, 주행모드 변경 등을 안내한다. 현대차는 이를 '인터랙티브 픽셀 라이트' 라고 설명한다.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에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ccNC로 교체했다. 각종 기능이 추가되며 OTT를 포함한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해 충전 중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겠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은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각종 제어기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이 외 각종 기능들도 쓰기 편하게 개선했다.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 조작계 배치를 바꿨고 이동식 센터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에는 사용 빈도가 높은 열선 및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주차 보조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 하단에 있던 무선충전패드도 위쪽으로 이동했다.
2열에서는 큰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두 개 정도의 레그룸이 확보되며 등받이 각도 조절을 통해 더 편안한 자세를 연출할 수도 있다. 비전 루프를 얹은 시승차 특성상 체감되는 헤드룸은 더 여유롭다.
아쉬운 점은 있다. 2열 시트는 평평하게 접히지 않는다. 차박을 하겠다면 매트를 통한 보강이 필요하겠다.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는 프렁크도 여전히 의문이다. 공간감이 가장 중요한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에는 더 쓰임새있게 구성했으면 좋을 듯하다.
▲성능
시승차는 대용량 배터리와 후륜 싱글모터를 적용한 롱레인지 트림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4세대 배터리를 적용하며 용량을 77.4㎾h에서 84.0㎾h로 키웠다. 이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458㎞에서 485㎞까지 증가했다. 채워야 할 전기의 양이 더 많아졌음에도 충전 속도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최고출력은 229마력 최대토크는 35.7㎏∙m다.
차를 몰고 도로로 나갈 때 부터 승차감이 달라졌다는 게 강하게 느껴진다. 낮은 속도에서 과속 방지턱을 넘어갈 때 부터 다르다. 부드럽게 한 번의 바운딩 한번으로 충격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타이어와 휠이 방지턱에 맞닿을 때 부터 비교적 큰 충격을 전달했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정숙하지만 아이오닉5는 더 정숙한 느낌을 준다. 특히, 타이어를 포함한 차체 하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이 이전보다 덜 들려온다. 승차감만큼은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속도를 높여도 마찬가지다. 다소 불친절한 노면을 만나도 이전보다 진동이 덜 전달된다. 노면에서 유입되는 진동을 완화해주는 주파수 감응형 쇼크업쇼버가 일을 제대로 해 내는 느낌이다.
최대토크가 곧바로 쏟아져 나오는 전기차 특성상 출력에 대한 불만은 없다. 시내는 물론 고속 주행 중 추월을 필요로 할 때에도 동일하다. 최소한 아이오닉5를 타면서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일 만은 없겠다.
운전 재미도 생각 이상으로 뛰어나다. 연속된 코너링에서도 제법 민첩하게 반응하는 게 느껴진다. 안정적인 무게 배분 덕분에 한계치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겠다. 제네시스 GV60에 탑재한 것과 유사한 가상 사운드까지 만긱하다보면 운전 몰입감은 점점 높아진다.
▲총평
신형 아이오닉5는 가장 바람직한 부분변경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밖에서는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지만 직접 조작해보는 주요 기능들과 주행 했을때의 느낌 만큼은 완전변경 수준에 가깝다. 이미 아이오닉5를 타고 있는 입장에서 보니 살짝 배가 아프기까지 할 정도다. 가격까지 동결해 더욱 그렇다.
더 뉴 아이오닉5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5,240~6,242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