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매력 가득한 소형 SUV, 르노 아르카나 1.6 GTe

입력 2024년06월04일 00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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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히 다른 분위기 연출하는 로장주 엠블럼
 -선호도 높은 기능 풍부, 우수 상품성 갖춰
 -준중형 세단보다 저렴한 가격 매력 더해

 엠블럼만으로 이렇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줄은 몰랐다. 충분히 훌륭한 디자인이었지만 로장주가 들어간 것 만으로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 XM3에서 이름과 로고를 바꾼 르노 아르카나 이야기다.


 실제로도 엠블럼만 바뀐 건 아니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새롭게 디자인한 다이아몬드 패턴을 새겼다. F1 머신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블레이드 범퍼는 새로운 그릴과 어우러지며 한층 스포티한 매력을 뽐낸다. 스포티함을 강조한 쿠페형 SUV라는 지향점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후면부도 이전과 달라졌다. 차명 레터링은 로장주 하단으로 이동했다. 여느 자동차 처럼 빨간색이었던 테일램프는 크리스탈 타입으로 교체돼 조금 더 유니크한 느낌이다. 크롬 몰딩이었던 디퓨저 장식은 검은색으로 마감해 전면부의 공격적인 느낌을 계승한다. 

 실내에서는 로장주 엠블럼이 더해진 혼 커버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후면부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타입의 로장주 엠블럼이 자리했다. 얇은 금속 재질로 세밀하게 가공해 제법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스마트키 표면에도 르노 로고가 붙어있다. 

 기존 XM3 차주들이라면 조금 부러워할만한 변화도 관찰된다. 차의 시동을 걸기 전·후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엠블럼도 르노로 바꿨다. 앞서 언급된 변화들은 모두 르노코리아 서비스센터를 통해 교체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UI까지 바뀌었으니 완전히 다른 차 느낌이다. 

 디테일한 요소들도 돋보인다. 블랙 헤드라이너와 골드 스티치 포인트는 한층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몸이 닿는 어깨와 허리 부위를 스웨이드로 마감해 만졌을 때의 만족도가 높다. 스포티한 외관과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할 만 하다. 

 9.3인치 오픈R링크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티맵 내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했고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 폰 프로젝션 기능도 모두 지원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과 간편 결제 기능을 담은 인카페이먼트도 쓸 수 있다. 


 2열로 옮겨 앉으면 제법 넉넉하다는걸 알 수 있다. 특히 쿠페형 SUV임에도 헤드룸이 여유롭다. 평균보다 높은 앉은키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답답함이나 비좁은 느낌은 느껴지지 않는다. 주먹 한 개 정도의 헤드룸은 동급 소형 SUV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쿠페형 SUV의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것도 편견이다. 리어 오버행이 길다보니 예상보다 더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다. 아르카나의 트렁크 용량은 513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아르카나를 통해 처음 선보여진 기능도 있다. 국내 최초로 마련한 큐레스큐코드다. 사고 현장에서의 효율적인 구조활동을 돕는 기술로 차의 앞, 뒷유리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 혹은 휴대용 태블릿 기기를 통해 읽으면 차 내 감전 위험 부위, 절단 가능 부위 등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파워트레인은 1.6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다. 여기에 무단변속기(CVT)를 맞물려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8㎏∙m울 낸다. 효율은 복합 13.4㎞/ℓ. 전반적인 수치가 인상적이지는 않아도 동급 준중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SUV라는 체급 때문에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 주행에서 오는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초반 가속 응답성이 높은 탓에 시내 주행을 하면서의 답답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추월을 위해 속도를 높여도 원하는 수준 만큼 가속할 수 있다. 

 1.6 GTe에서 단연 인상적인건 정숙성이다. 정차 해 있을 때나 시내 주행에서는 물론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이어갈 때에도 하이브리드 못지 않게 조용하고 편안하다. 뛰어난 정숙성으로 인기를 끈 QM6 가솔린 못지 않은 모습이다. 


 CVT도 똑똑하게 반응한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CVT 특유의 이질감은 아르카나에서 전혀 느낄 수 없다. 마치 변속을 한듯 주기적으로 회전계를 떨어뜨리고 원한다면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변속을 하는 재미까지 챙길 수 있다. 가속 할 때 회전 수가 높아지는 CVT의 특성은 차츰 적응해나가면 될 일이다. 

 SUV라는걸 감안해도 핸들링 성능은 다분히 유럽차 다운 모습. 기우뚱대거나 허둥대지 않고 예측 가능한 만큼만 차체가 기울어진 뒤 아주 안정적이고 점진적으로 자세를 고쳐잡는다. 스티어링을 반복해야 하는 일부 도로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은 흡사 해치백을 연상시킨다. 


 운전자 지원 시스템도 풍부하다. 차와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까지 감지할 수 있는 긴급제동 보조시스템, 차간거리 경보, 차선이탈 경고 및 차로 유지 보조, 후측방 경고 기능도 갖췄다. 차간거리 조절 기능만 빠져있을 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은 대부분 기본이다. 

 아르카나 1.6 GTe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2,285~2,730만원으로 현대차 코나 1.6 가솔린 터보(2,516~3,120만원)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최상위 트림 1.6 GTe 아이코닉(2,730만원)만 놓고 보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RS(2,821~2,880만원)나 현대차 아반떼 1.6 인스퍼레이션(2,818만원)보다 낮다. 준중형 세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형 SUV를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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