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벤츠가 풀어낸 유쾌한 전기차, EQA

입력 2024년06월20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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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한 인상, 세련된 기능
 -섬세한 주행감각 돋보여

 지난 2021년 한국땅을 밟은 벤츠 EQA의 등장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 SUV라는 타이틀과 함께 탄탄한 구성,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했고 판매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마침내 국내 첫 공개 이후 3년만에 부분변경 신형이 나왔다. 내실을 다져 완성도를 높였는데 옛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승에 나섰다.

 부분변경이지만 외관은 크게 건드리지 않았다. 차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멀리서 보면 기존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소폭의 변경만 단행했다.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그릴이다. 벤츠 로고를 촘촘하게 박아서 조금 더 화려하게 멋을 냈다. 이와 함께 살이 얇은 휠을 새롭게 적용하고 테일램프 역시 그래픽을 다듬어 신형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얼굴은 그대로다. 가로로 길게 이어져 있는 주간주행등, 단정한 크기에 헤드램프, 한층 공격적인 느낌에 AMG 라인 전용 범퍼도 같다. 여느 컴팩트 SUV답게 적당한 자체가 눈에 들어오며 곳곳에 크롬도금을 둘러 밋밋함을 피했다. 뒤는 상대적으로 깔끔하다. 적당한 크기의 배지와 로고, 장식 등이 돋보인다.

 실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스티어링휠이다. 가장 최신의 벤츠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손에 쥐는 맛이 좋다. 양 옆으로 타공이 되어 있으며 D컷 형태로 스포티한 매력도 더했다. 터치와 물리버튼을 혼합에서 총 네 개의 스포크 타입으로 되어있는데 한번 손에 익으면 매우 편리하다. 이와 함께 디지털 및 편의 기능도 한 층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제로 레이어 인터페이스,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톨정산시스템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 됐다.

 고급스럽고 선명한 그래픽은 기본이며 전기차에 특화된 기능들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센터 터널에도 조금의 변경이 감지된다. 터치패드를 과감히 삭제하고 수납함을 만든 것. 한층 깔끔해 보이고 활용도도 좋다. 가장 앞쪽에 위치한 휴대폰 무선충전패드, 깊은 컵홀더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 비행기 터빈 모양을 닮은 송풍구와 심플한 공조장치 등 대부분의 센터페시아는 기존과 같다. 

 감성 품질에 있어서도 보강했는데 대표적으로도 도어와 대시보드를 꾸민 장식이 돋보인다. 벤츠 로고와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 품격을 높이며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도 탑재 돼 있어 만족을 키운다. 알칸타라와 가죽을 적절히 섞은 시트까지도 완벽하다. 2열은 기대 이상으로 좋다. 전기차 특성상 바닥면이 살짝 높은 건 맞지만 시트 포지션이 낮고 머리 윗 공간이 충분히 확보 된 결과다. 

 덕분에 엔트리 SUV임에도 넓은 공간감을 제공하며 성인이 앉아서 장거리 이동을 해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편의품목은 전용 송풍구와 수납함, USB 충전 단자, 컵홀더 겸 팔걸이 정도다. 트렁크는 컴팩트 SUV에서 보여줄 수 있는 딱 적당한 크기를 지녔다. 대체적으로 큰 불만이 없는 사이즈이며 2열을 폴딩하면 조금 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넉넉한 공간이 나온다.

 EQA는 전륜구동 기반의 전기차로 최고출력 140㎾와 최대토크 385Nm을 발휘한다. 여기에 65.9㎾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 시 국내 인증 기준 367㎞ 주행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히트 펌프를 포함한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액티브 주행거리 모니터링 기능이 새롭게 탑재돼 주행 효율성을 높였다. 

 주행 느낌은 차분하고 자연스럽다. 자극을 줄이고 담백하게 속도를 올린다. 점진적으로 가속하며 언제든지 원하는 순간에 차를 고속에 올려 놓는다. 일상생활 속 도심에서 자주 다루게 될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무척 이상적인 세팅이다. 전기 에너지 특유의 순간적인 힘은 갖고 있지만 일부러 드러내지는 않는다. 벤츠 다운 우아한 면모가 엔트리 전기 SUV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주행 모드는 제법 다양하다. 단순하게 가속페달이나 회생제동 양만 조절하지 않는다. 서스펜션 세팅도 다소 변화가 있으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진다. 각 모드별 차이가 극명해 제법 재미있다. 에코 모드에서는 철저하게 전비 운전에만 집중하고 컴포트에서는 안락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다. 스포츠는 기대 이상으로 화끈하게 달리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기차 이질감을 최대한 줄인 제동력에서도 장점이 드러난다. 앞 차와의 거리를 계산하고 브레이크를 잡는 회생제동 능력이 수준급이며 갑자기 차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한다.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결과는 높은 효율로 나타난다. 전기 숫자는 크게 올라가며 주행가능거리는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차의 움직임은 무난하다. 크게 롤을 허용하지 않고 적당히 몸을 틀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속도가 붙을수록 벤츠 특유의 안정적인 느낌은 그대로다. 이와 함께 전기차가 주는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도 마음에 든다. 탑승자는 그저 차를 믿고 의지하며 마음 편한 이동을 경험하면 된다.

 벤츠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주행 안전 기능도 만족스럽다. 실제로 EQA에는 센서 및 카메라 기술이 향상된 주행보조시스템 드라이빙 어스시턴스 패키지가 들어간다. 직관적인 길안내를 돕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편리한 주차를 돕는 360도 카메라가 포함된 주차 패키지 등 주행 편의 장치들을 기본으로 적용해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EQA는 벤츠의 입문형 전기 SUV 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각을 전달했다. 브랜드가 주는 기대를 충족시키고 한 체급 위의 차를 모는 것 같은 우수한 감각과 품격도 키운다. 디자인과 구성, 편의 및 안전품목, 성능 등 어느 한 부분 튀지 않고 두루 만족시키며 평균 이상값을 보여줬다. 그만큼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하고 인정할만한 전기 SUV이며 싱글 또는 패밀리카 어느 영역에서도 잘 소화할 차가 분명하다. 

 한편, 벤츠 부분변경 EQA는 250 일렉트릭 아트와 AMG 라인으로 나뉘며 가격은 각각 6,790만원, 7,36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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