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포기한 캐스퍼 일렉트릭, 이유는?

입력 2024년07월01일 08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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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차와 전기차 혜택 큰 차이 없어
 -크기와 주행거리 확보, 수출 강화 목적 커

 

 현대자동차가 2024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캐스퍼 일렉트릭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특히, 기존 캐스퍼 대비 크기를 키워 경차 범위를 벗어난 데에 관심이 모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캐스퍼 대비 230㎜ 길어진 전장과 15㎜ 넓어진 전폭을 갖춰 한 층 커진 몸집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결과 앞뒤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 역시 180㎜ 길어졌고 트렁크부 길이도 100㎜ 길어져 기존 233ℓ보다 47ℓ의 화물공간이 늘었다.

 

 차의 크기가 커지면서 캐스퍼 일렉트릭은 더 이상 경차가 아닌 소형차로 구분된다. 자동차관리법상 현재 경차 기준은 엔진 배기량 1,000CC, 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0m 이하 자동차다. 그만큼 기존 캐스퍼의 경차 혜택은 대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고속도로 통행료와 주차비 50% 할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혜택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경차 규격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캐스퍼 일렉트릭이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전기차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취득세 감면, 공영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이 경차와 중복된다. 심지어 일부 공영주차장은 전기차일 때 1시간 무료에 추가 때부터 50% 할인이 주어지는 곳도 있어서 사실상 경차보다 혜택이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고속도로 통행료 역시 하이패스를 이용해 등록하면 전기차도 5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경차와 전기차 혜택 차이가 크지 않다면 굳이 크기를 한정 지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물론 통행료의 경우 변수는 남아있다. 전기차 혜택은 일몰제이기 때문에 통행료 면제 연장이 올해 말에 종료된다면 경차보다 다소 불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캐스퍼 크기를 키우는 쪽을 선택했다. 이유는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먼저, 넉넉한 공간과 대용량 배터리 탑재에 따른 주행가능거리 확보가 크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49㎾h급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장 315㎞를 달린다. 레이 EV가 35.2㎾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넣고 복합 205㎞ 주행가능거리를 보여주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해외 수출길 확보가 중요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내수에서는 수요 한계가 있고 해외에서는 국내 경차규격보다 큰 소형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라이벌 소형 전기차 역시 기존 캐스퍼보다는 크기가 커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크기를 키울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해외 시장에 인스터(INSTER)라는 새 차명으로 판매되며 유럽 진출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현장에 있던 현대차 관계자는 "도로위에서 존재감을 나타냄과 동시에 높아진 공간활용성과 거주성, 주행 안정성까지 확보함으로써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췄다"며 차를 설명한 뒤 “기존 경차에 만족하지 못했던 부분을 소형차로 확대하면서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폭을 넓힐 것이고 수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이번 부산모터쇼 기간 캐스퍼 일렉트릭을 대중 앞에 공개하고 오는 7월 항속형(롱레인지) 제품의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이후 기본형과 크로스(아웃도어 컨셉트 트림)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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