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급발진 주장을 둘러싼 사실관계 확인해보니 

입력 2024년07월05일 15시3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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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차는 전방충돌방지보조 미 탑재
 -브레이크 램프는 ECU와 상관 없어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자동차 결함 등을 이유로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운전자 실수라는 의견이 대립되면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에 현재 불거지고 있는 잘못된 정보와 소문에 대해 자세히 사실 관계를 살펴봤다.



 

 가장 먼저, ECU 논란이다. 자동차 정비 분야 전문가 박병일 씨는 지난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해당 사고차의 ECU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ECU가 브레이크 등을 켜줄 것인지 안 켜줄 것인지를 결정한다"며 "어떤 상황에서 ECU가 작동 안 됐다가 접촉 사고가 난 다음에 다시 정상으로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브레이크 램프는 ECU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판매되는 모든 차의 브레이크 스위치는 단순히 페달을 밟아 스위치가 떨어지면 점등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스위치와 램프는 일반 전선으로 직접 연결돼 있으며 시동이 꺼져 있을 때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작동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그만큼 ECU를 통해 작동되는 방식이 아니며 ECU와는 상관이 없음을 증명한다.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전방충돌방지보조가 작동을 안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청역 참사 사고차에는 전방충돌방지보조 시스템이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차는 2018년형 3.3 G80으로 현재는 전방충돌방지보조 장치가 기본 탑재이지만 당시에는 선택 품목이었고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전방출돌방지보조 기능을 탑재했었더라도 가속페달이 일정이상 밟힐 경우 기능은 해제된다. 상황에 따라 제동이 더 위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운전자의 가속의지가 해당 기능보다 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또 긴급제동장치 문제가 있어서 리콜 받은 차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 결과 해당 사고 차는 긴급제동장치 관련 리콜이 진행된 바 없었다.

 

 일부에서는 EDR 자체에 대한 신뢰성도 문제로 삼는다. EDR은 사고 시점 이전 5초 동안의 정보들을 비휘발성 메모리에 기록/저장하는 장치다. 만약 정보를 전달하는 제어기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EDR에는 '고장'이라는 정보로 기록하지 잘못된 정보를 기록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관련 제어기가 충격에 의해 파손됐을 경우에는 '유효하지 않은 데이터'라고 기록한다.



 

 사고 순간의 상황을 짚어볼 필요도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굉음이 나고 일반도로와 달랐기 때문에 시속 100km로 달릴 수 없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엑셀 페달을 90% 이상 밟게 되면 엔진소음에 의해 굉음이 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오히려 역주행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당황해 페달 오조작을 일으켰다고 보는 것이 더욱 상식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운전자가 본인이 밟고 있는 페달이 브레이크라는 확증편향이 생길 경우 5초 이상 엑셀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브레이크 작동이 안됐다가 사고가 난뒤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사고차가 역주행할 때 뒷모습을 촬영한 블랙박스를 살펴보면 브레이크보조램프는 전혀 점등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사고 발생 이후에 브레이크 스위치 점등 여부를 확인하면 정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시청역 참사에 대해 운전자 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EDR과 사고 차량에 대한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를 받아본 뒤 급발진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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