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차로 통행속도, 승용차보다 느려
-경기·인천 진입 버스 증가세도 영향
서울 시내버스 운행 속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시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평균 20㎞/h였던 버스의 도심 통행 속도는 지난해 18㎞/h까지 떨어졌다. 해당 기간 서울시가 종로 등 도심 주요 지역에 중앙 버스 전용차로를 확대하고 대중교통 전용 지구를 도입했다는걸 감안하면 표정속도 저하는 이례적이다.
도로별 유형을 살펴봐도 속도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3년 버스의 일반 도로 운행 속도가 20.3㎞/h였던 반면 지난해에는 18.1㎞/h를 기록했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운행 속도는 15.2㎞/h까지 낮아졌으며 20.4㎞/h였던 중앙 버스 전용차로 속도도 18.0㎞/h까지 떨어졌다. 버스 속도가 지난 10년간 평균 2~4㎞/h 감소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전용차로에서마저 속도가 떨어지는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버스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중앙 버스 전용차로 운행 속도(18.0㎞/h)는 승용차의 도심 운행 속도(22.8㎞/h)는 물론 지하철의 평균 운행 속도(26~40.1㎞/h)와 비교해도 뒤쳐진다.
버스 운행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건 경기도와 인천에서 진입하는 광역버스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버스 노선은 323개. 일일 3,776대 수준이다. 올해 1월 경기·인천발 서울행 노선 수는 585개, 6,004대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도심 진입 노선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변·사당·합정 등 부도심 진입 노선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광화문이나 강남, 여의도 등 도심을 직결하는 노선은 수용 한계가 있어 무작정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정류소와 노선 조정을 추진하는 등, 광역버스 노선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앙차로 집중 현상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인근 정류소로 버스들을 분산·이전시키고 있다. 앞서 논란이 됐던 명동입구의 경우 5개 노선 운행 경로를 변경하고 일부 노선은 무정차 통과시켜 과다 노선을 분산시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버스의 운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전용차로 과밀 현상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지만 교통량 자체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도시 건설로 광역버스 노선 수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버스 운행 속도는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GTX, 신분당선 연장선 등 수송 분담을 맡아줄 철도 개통까진 시간이 필요해 서울시도 당장은 광역버스 노선을 큰 문제 없이 인가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장 전용차로를 확대할만한 공간도 없어 노선을 조정하는 것 외엔 대안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분담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