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 복잡한 모터사이클 업계, 배출 규제 강화에 '고심'

입력 2024년07월24일 07시5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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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륜차 배출 규제 유로5+ 유럽 외 첫 도입
 -일부 브랜드 제외하면 인증 영향 받을듯
 -인증 절차 복잡해지며 가격 상승도 불가피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현행 규제를 더욱 강화한 유로5+ 배출 규제를 도입하면서 이를 맞추기 위한 모털사이클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로5+ 배출 규제는 우리 정부가 유럽과 동시에 진행을 발표한 만큼 유럽 외 국가에서는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제도다. 이에 모터사이클 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배출 규제 도입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유로5+ 도입 시점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거나 느슨하게 시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2년 유예를 조건으로 올해 말 시행을 앞두고 있고 125㏄ 미만 바이크는 같은 조건으로 2025년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는 2026년부터 시행한다는 뜻이다. 

 

 새 배출 규제는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킬 예정이다. 일단 배출가스와 총량의 변화는 없다. 하지만 엔진 실화 등을 포함한 배출가스 기준치 초과 발생 시에는 엔진 경고등이 점등되는 기능을 추가하고 촉매 성능 측정 방식도 별도로 마련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촉매다. 기존 유로5 규제에는 촉매 성능에 관한 시험성적서 제출만 요구했지만 새 규제 도입에 따라 촉매도 실도로 측정을 통해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 내구성과 실질적인 배출가스 성능을 살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과 대만에서 들어오고 있는 저가 모터사이클을 규제하기 위한 게 아니냐고 추측한다. 

 


 

 하지만 정작 피해를 맞는건 고성능 모터사이클일 것으로 보인다. 촉매는 통상 엔진 회전수가 높은 고온에서 작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고배기량 모터사이클이 내구성과 배출가스 정화 성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모터사이클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유로5+ 규제 도입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은 데다 고배기량 제품군에서는 고회전 성향의 제품이 많은 만큼 신차 도입에 영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며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실제 인증 과정에서 상당한 애로 사항에 직면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에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이 같은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전해진다. BMW모토라드와 두카티를 비롯해 혼다, SYM 등은 유럽 생산·수출을 위해 관련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모터사이클 브랜드 관계자는 "올해 들여온 제품들부터 이미 유로5+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출시할 신차들도 유로5+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인증에 아무런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새로운 인증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일단 판매중인 모터사이클에 대해서는 해당 규제를 강요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내년부터 출시하는 신차는 모두 유로5+ 인증을 준수해야하는 만큼 당장 내년부터 모터사이클 가격 상승이 연달아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판매까지 부진하다보니 새로운 배출 규제 도입은 모터사이클 업계에 이중고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배달 수요 감소 및 대체 레저 수단 확산으로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요 감소와 고금리, 고물가에 모터사이클 시장은 자동차 못지 않게 타격을 받았다"라며 "새로운 배출 규제에 일부 브랜드가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시장은 침체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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