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누구나 좋아할 만한 전기차, 기아 EV3

입력 2024년07월26일 09시1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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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 인상적

 -전기차 대중화 재 정립할 신차

 

 신개념 자동차로 각광받던 전기차가 추춤한 모습이다. 새로움을 원하던 사람들의 수요가 끝나자 가파르게 올라가던 성장세도 멈춘 것. 대중들의 시각에는 여전히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해봐야 할 차다. 그만큼 탄소 중립을 향한 제조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매력과 가치를 높이는 전기차를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기아가 발벗고 나섰다.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상품성, 세련된 디자인을 모두 겸비한 EV3를 출시 한 것이다.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며 페러다임 전환까지 바라보는 기아의 도전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선봉장을 자처하는 EV3의 능력을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직접 확인했다.

 

 ▲디자인&상품성

 디자인은 매우 신선하다. 기아의 최신 패밀리-룩을 따르며 기존 도로 위를 다니는 차들과도 완벽히 차별화 한다. 얇은 직선과 각을 사용한 주간주행등, 경계면이 없는 그릴과 범퍼, 램프의 조화가 상당하다. 세련된 조각품을 보는 것처럼 각 구성 요소마다 감각적이다. 반듯한 캐릭터라인과 벨트라인, 유리창의 모습은 듬직함을 나타내고 도형을 사용한 휠 디자인도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뒤는 먼저 선보인 EV9과 맥을 같이한다. 세로로 내려오면서도 여러 번 꺾인 제동등은 자꾸만 시선을 훔치는 포인트다. 크기는 전형적인 소형 SUV이다. 길이 4.3m, 너비와 높이는 각각 1.6m, 1.5m를 살짝 넘긴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는 2680㎜다. 셀토스와 비슷한 수준인데 반면 전기차의 장점을 살려서 휠 베이스 하나만큼은 넉넉하다. 비슷한 체급의 내연기관 차들과 비교해서 훨씬 여유로운 수준이다.











 

 실내는 한 체급 위의 차를 보는 것처럼 넓고 세련됐다. 다양한 사용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간 활용성 및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 덕분이다. 가장 먼저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세 개의 화면을 하나로 통합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기아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기술도 대거 들어갔는데 대표적으로 기아 EV 최초로 탑재한 기아 AI 어시스턴트다. 자연어를 기반으로 기존 음성인식 대비 여행, 차 이용, 지식 검색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 실제로 간단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수준 높은 실력을 갖췄으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주행 중 정보 제공은 물론 일상 영역까지 도움을 주기에 손색없는 모습이다.

 

 이 외에 EV3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고음질 뮤직 스트리밍 및 비디오 스트리밍이 가능한 스트리밍 플러스, 아케이드 게임, 미국프로농구(NBA) 30종의 각 구단별 디스플레이 테마를 구매할 수 있어 보는 맛을 키운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생생한 인포테인먼트 경험에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운전석에 앉으면 12인치 윈드쉴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더블 D컷 스티어링 휠이 반기며 만족을 키운다. 센터터널은 깊은 수납공간과 슬라이딩 팔걸이 등이 신선하게 다가오며 도어 패널 디자인과 각종 버튼들도 전부 새롭다. 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빌트인캠 2, 디지털키 2, 무선 폰 커넥티비티(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최신 커넥티비티 기능도 탑재해 불편함이 없다.

 

 2열은 적당하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여유로운 수준이며 가운데 턱도 없어서 온전히 성인 3명이 앉아 이동이 가능하다. 전용 송풍구와 수납함, 열선 시트 등이 마련돼 있으며 실내 V2L 기능도 갖춰 활용도를 높였다. 트렁크는 네모 반듯하며 바닥 면에도 제법 깊은 공간이 있어 활용도가 좋을 듯하다.

 

 ▲성능

 EV3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전륜 모터를 통해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283Nm를 발휘한다. 여기에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81.4㎾h 용량의 롱레인지와 58.3㎾h 급의 스탠다드로 나눠 운영한다. 복합전비는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롱레인지 5.4㎞/㎾h, 스탠다드 5.2㎞/㎾h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501㎞, 스탠다드 350㎞다. 또 350㎾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롱레인지 31분, 스탠다드 29분이 소요된다.











 

 초기 가속 반응은 차분하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한 감각을 바탕으로 서두르거나 튀어 나가지 않는다. 가속페달의 양에 맞춰 한 템포 여유롭게 전진하며 꾸준히 속도로 올린다. 전기 에너지를 강하게 끌어당겨 순간적인 퍼포먼스에 집중 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세팅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누구나 쉽게 전기차를 접할 수 있으며 부담이 없다. 일상적인 도심 속 주행에서도 내연기관 차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힘이 부족하거나 더디게 속도를 올린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언제든지 원하는 순간에 속 시원하게 달려나가고 부족함 없이 도로의 제한속도 영역 이상에서 질주한다. 전기 에너지 힘은 스포츠 모드에서 느낄 수 있다. 확실히 차의 성격을 바꾸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추월 가속 등 빠르게 속도를 올려야 하는 순간에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최고속 영역까지 올라가면 한계점이 쉽게 드러나긴 하지만 EV3를 가지고 극한으로 차를 모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아서 단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탄탄한 파워트레인과 함께 차의 움직임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기본적으로 배터리 무게 때문에 저중심 설계가 가능했고 그 결과 코너에서도 안정적으로 차를 잡아 돌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소형 SUV가 주는 컴팩트한 기동성이 조화를 이뤄서 즐거움을 더욱 키운다. 롤을 허용하는 범위가 매우 적고 쉽게 차가 라인 밖으로 밀려 나가지도 않는다. 고성능 전기차들 보다 훨씬 다루기가 쉽고 누구보다 유쾌하게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i-페달로 불리는 회생제동 기능이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EV3에 적용한 ‘i-페달 3.0’은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까지 가능한 즉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작동법은 간단하다. 회생 제동 단계에서 스티어링 휠 좌측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설정할 수 있다. 속도에 맞춰 자연스러운 감속을 보여줬고 이질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참고로 후진 시 아이 페달 기능은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차량 설정에서 켜고 끌 수도 있다. 기능을 끄면 후진 시 아이 페달은 비활성화돼 기존과 동일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활용해 정차 및 변속할 수 있다. 다시 전진으로 변속 후 시속 20㎞ 이상으로 가속 시 다시 아이 페달 기능이 활성화된다.

 

 그만큼 운전자는 다양한 상황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속페달 만으로 주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도 큰 역할을 하는데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센서를 통해 감지한 선행 차와의 거리 및 내비게이션의 정보를 활용해 적정 수준으로 자동 감속하는 기능이다.

 

 과속 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반 정보를 활용한 게 특징이며 차는 과속 카메라, 좌/우회전, 커브길, 속도제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여러 상황에서 자동으로 감속했다. 신통방통한 실력에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 나왔고 운전에 대한 피로도가 줄어든다. i-페달과 합을 맞춰 진정한 원페달 드라이빙이 비로소 완성된 느낌이다.







 

 고속 주행의 동반자로 주행 보조기술도 빼 놓을 수 없다. EV3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차로 유지 보조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대거 적용해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휠 터치만으로도 잡은 상태를 인식하는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를 동급 최초로 적용해 편의를 키웠다. 각각의 기능은 계기판과 HUD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며 차분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해 매끄러운 결과를 보여준다. 전부 활성화 한 상태에서 탑승자는 차에 대한 믿음과 여유가 절로 든다.

 

 ▲총평

 EV3는 다방면에서 기아의 전기차 기술 발전과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차다. 지능화된 파워트레인은 물론 사용자 편의성 증가에 초점을 맞춘 기능 및 신기술, 늘어난 주행거리까지 기존 전기차에 대한 편견을 말끔히 지우며 독보적인 상품성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 같은 매력은 가격에서 쐬기를 박는다.

 

 EV3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 참고로 EV3의 국고보조금은 스탠다드 2WD 573만원, 롱레인지 2WD 17인치·19인치 622만원이며 서울시의 경우 지자체 보조금을 포함하면 스탠다드는 705만원, 롱레인지는 76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할 경우 소비자들이 스탠다드를 3,000만원 초중반, 롱레인지를 3,000만원 중후반에 구매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우수한 가격표를 바라보고 있으니 차의 장점은 배가 되어 돌아오는 듯하다. 사람들이 바라던 전기차의 등장이며 기존의 고정관념과 불안함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시장에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전기차 대중화의 새 바람을 몰고 올 EV3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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