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중국 전기차에 밀리나

입력 2024년07월29일 09시1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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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BMW·아우디, 中서 상반기 판매 일제히 하락
 -'화웨이 전기차' 아이토, 판매 574% 급증
 -업계,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 시장서 고민 많을것"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반면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세는 매섭다. 

 


 

 29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주요 업체의 상반기 중국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35만2,600대로 전년 동기대비 6.5%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BMW는 37만5,900대로 4.2% 위축한 모습을 보였다. 아우디가 속한 폭스바겐그룹 판매량도 7.4% 쪼그라든 135만여대다. 

 

 반면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세레스그룹과 화웨이의 합작사 아이토는 같은 기간 18만800대를 팔며 무려 574%나 급증했다. 니오는 8만7,400대를 인도해 60.2% 증가했으며 리오토도 30% 늘어난 18만9,000대를 나타냈다.

 

 유럽 업체들의 고민은 중국차의 성장 속도만은 아니다. 현지에서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중국자동차판매협회(CA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업체들의 재고경보지수(VIA)는 전월대비 5.8%p 증가한 66.4%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각각 4.6%p, 1.5%p 늘어난 합작사(60.8%)나 독립 제조사(61.5%) 대비 증가 폭이 가파르다. 

 


 

 늘어나는 재고는 결국 판매사들의 실적 압박에 따른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정보 포털 지윤소처(Zhiyun Souche)에 따르면 벤츠와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일부 차종을 최대 42% 할인했으며 BMW와 아우디도 몇 제품군에 최대 26% 프로모션을 붙였다. 

 

 합작 생산 시설에서 제조하는 전기차도 예외는 아니다. BMW 브릴리언스가 생산 중인 3시리즈 기반 전기차 i3는 17만 위안(한화 3,200만원) 낮춘 19만 위안(3,6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북경 벤츠 C260과 FAW 아우디 A4L은 최근 가격표에서 10만 위안(1,900만원)을 덜어냈다. 

 

 반면 중국 브랜드들은 고가 전략을 유지한 채 순항중이다. 아이토 M9은 30만 위안(한화 9,500만원)이상 가격대의 자동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10만대 이상의 백오더 물량이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현상을 대조하며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차들의 판매 가격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며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 전기차"라며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엠블럼이 없다는 전제 하에 비교하면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와닿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내연기관을 오래 만들었다고 해서 전기차 시장에서까지 경쟁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는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국 내 입지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차·기아, 폭스바겐, 토요타 등 대중 브랜드가 중국 업체의 성장에 점유율이 빠졌듯 프리미엄 시장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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