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과충전이 화재 원인, 오해 있어” 전문가 말 들어보니

입력 2024년08월18일 16시5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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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
 -과충전 보다는 배터리 셀 자체 문제 높아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를 두고 과충전이 주요 원인이 된다는 의견과 함께 서울시에서는 충전율 제한 카드까지 꺼내 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정확한 검증과 내용이 부족해 소비자 혼란이 커지는 상황. 이에 대해 전문가들 과충전이 배터리 화재에 지배적인 요인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각 셀의 상태와 BMS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과충전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배터리를 100% 충전하면 위험하다는 것이 사실인지?
 "일반인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100% 충전은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NCM 양극의 100%라는 거는 (g당) 275mAh 정도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쓰는 건 (g당) 200~210mAh정도다. 이 것을 100%라고 규정을 한다. 안전을 고려한 수명이며 자동차 회사에서도 이처럼 안전 마진을 가지고 100%라는 걸 조금 더 안전하게 가져가고 있다. 즉 100%라는 건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물론 충전 깊이와 화재의 관련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100% 범위를 고려할 때 과충전이 지배적인 관련은 아니다. 참고로 과충전은 기본적으로 몇 가지 방법으로 이미 차단이 돼 있다. 예를 들어서 셀 만드는 회사에서 자기들의 다양한 독자적인 기술로 과충전을 막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충전기 불량으로 과충전이 되는 상황이 나온다고 해도 자동차 회사에서 이미 제어 시스템이 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라는 제어도 있지만 또 물리적으로 릴레이가 단락되는 것들도 있다. 


 현대차 같은 경우 E-GMP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서 진보된 기술을 적용 중인데 비충돌로 인한 화재가 한 건 정도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이미 굉장히 잘 되어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충전을 100% 하면 불안하지 않을까, 빼야 하나 이런 느낌을 갖고 불안함이 커지고 있는데 안타까운 것 같다"

 

 -제조사가 발표하는 용량까지 충전이 안 된다는 것이라면 처음 발표할 때부터 수치를 더 낮춰서 발표를 해야 되는 게 맞지 않나?
 "해당 수치라는 것이 안전 마진까지 다 고려돼서 나온 수치다. 실제 셀 용량, 셀 메이커에서 만들어놓은 용량이 100이라고 하면 실제로 충전은 한 90이나 95까지 되어 있는 용량인 걸로 다 알려져 있다. 또 그런 기술들이 이미 시스템화 되어 있다. 사실은 그래서 안전 마진은 이미 굉장히 검증되어 있는 부분이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서울시나 지자체가 하는 90%까지 충전 제한이 맞는 방법으로 가는 것인지?
 "이 부분은 이렇게 질문하는 것과 같다. '충전 너무 깊게 하면 위험하지 않나?'라고 물어보면 연관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게 과연 지배적이야?' 라고 말하면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충전의 정의가 이미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100% 충전이나, 90% 충전이나, 80% 충전이나 화재가 나는 상황에서는 똑같을 뿐이다. 다만 100%라면 에너지가 더 많으니까 화재 시 쏟아내는 양도 더 많은 것일 뿐이다. 


 그 차이만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충전 깊이 때문에 사고가 나는 게 아니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결국은 셀에 내부 결함이 있거나 혹은 그 결함을 컨트롤 할 수 있는 BMS에 결함이 있거나 그런 부분이 있을 수가 있겠죠. 근데 그게 뭐 충전 깊이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라는 거죠.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렇습니다"

 

 -벤츠 화재 관련해서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    
 "전소됐기 때문에 아마 원인을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은 셀의 내부 결함이 가장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우리가 얘기할 때 결함이라고 말하면 마치 불량처럼 느껴질 수가 있는데 사실 결함이라는 말은 매우 조심스럽다. 셀을 2억 개, 3억 개 팔았다고 하면 그게 동일하냐는 것이다. 퀄리티가 그렇지 않다. 당연히 차이는 있는 것이며 그 차이가 합리적인 범위 내로 하기 때문에 제품을 출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사용자가 사용하다 보면 조금씩 더 불안정해질 수 있고 다른 셀에 비해서 해당 셀에서 분명히 먼저 어떤 상황이 발생됐으리라 본다"

 

 -BMS 측면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셀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편차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결함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해당 편차의 가장 밑단에 있는 셀들은 계속 내구를 하면서 조금 더 먼저 불안정해질 것이며 조금씩 누적된다. 그래서 추정하지만 셀 부분에 어떤 결함들이 누적된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셀 회사의 문제냐라는 건 아무도 모른다. 기록을 아직도 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주행 중 방지턱을 강하게 넘어 밑에서 충격이 있다고 하면 누적됐을 경우 불안정한 부분들은 조금씩 열화될 것이고 기록이 될 것이다. 급격한 충돌 사고를 제외하면 온도는 갑자기 상온에서 100도가 되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누적되는 부분이 있으며 그 신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화재의 경우 이런 부분에서 볼 때는 조금 아쉬운 사고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편차라고 표현했는데 해당 셀의 질적인 높낮이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편차가 낮은 거를 제품의 질이 안 좋다 말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떤 제품이든지 그 성능의 편차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엔진, 타이어도 마찬가지일 거고 다른 전자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편차는 당연히 있다. 그런데 모든 설계는 그 편차 안에서 절대로 어떤 일이 벌어지지 않게 안전 마진을 가지고 설계를 하기 때문에 그 편차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정말 간혹 셀이 불량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셀 불량을 완성체 업자, 핸드폰이라면 핸대폰 회사들이 이를 제어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이중, 삼중으로 노력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확률적으로 아주 안 일어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다만 화재가 일어날 때 대처를 어떻게 잘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원래 LFP 배터리를 잘 하던 나라인데 NCM을 뒤늦게 뛰어들어서 기술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라고들 한다. 공교롭게 뜯어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CATL이 아니라 파라시스라는 업체가 등장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사람들이 두려움도 커지고 그랬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지?

 "최근에 이런 발화 사고부터 시작해서 많이 나오는 얘기기는 하지만 커뮤니티의 입장에서도 느끼는 것은 이제 공개가 돼야 된다는 것이다. 셀 제조 회사도 공개가 당연히 돼야 하고 셀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케미스트리, 즉 LFP가 들어가 있는지 혹은 NCM에 어느 정도의 조성된 것이 들어있고 그건 실리콘이 들어가 있는지 등등 세부 정보는 어느 정도는 밝혀져야 한다.


 물론 셀 회사나 배터리 회사 입장에서는 그리고 자동차 회사에서는 조금 밝히기를 꺼려하는 입장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사실은 자동차 엔진만큼이나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다. 지금의 전기차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고 가격, 성능 면을 고려하면 당연히 어느 정도는 공개가 돼야 한다. 


 그래서 중국산이 아니다. 이렇게 보지는 말아야 하며 각 정보가 공개돼야 하고 공개되면 해당 회사들이 갖는 이력과 기본적인 기술력에 대한 것들을 보면서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급속 충전하고 완속 충전이 화재 발생률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
지금의 충전 속도는 20분 만에, 15분 만에 80%까지 충전한다. 이 속도는 우리가 말하는 안전 마진과 모든 게 다 답보돼서 제대로 검증된 설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만약 셀을 가지고 지금 말하는 급속 충전이라는 것보다 10배나 100배 빠른 충전을 한다고 하면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원천적으로 차단이 되어 있다. 그래서 충전 속도가 위험하지 않느냐? 연관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화재의 지배적 요인(governing factor)라고 볼 수는 없다"

 

 -폭염에 자동차를 외부에 세워놓으면 배터리도 열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지상에 주차하면 더 화재 위험이 커지는 거 아닌지?
 "온도나 습도 얘기들도 항상 나오는 주제인데 연관성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이러한 조건이 이미 다 고려가 되어 있다. 여름에 주행할 때 더 사고가 많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도 지하 주차장이지 뜨거운 곳이 아니었다. 습도가 만약에 진짜 문제면 비오는 날 더 사고가 많아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 컨트롤이 되어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차가 전소돼서 원인을 규명하기 되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고 있음.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원인을 찾는지?
 "먼저, 차들도 BMS가 다 기록되어 있다. 또 충돌이나 이런 게 아닌 이상 갑자기 나오는 건 아니고 분명히 시그널들이 있다. 온도가 될 수 있고 전압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은 아주 쉽게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혹은 거기에 받는 어떤 충격이나 이런 부분들을 다른 센서를 이용해서도 감지할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얼마큼 많이 하고 자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느냐가 자동차 회사의 안전에 대한 부분일 것 같다"



 

 -전기차도 화재가 나면 원인이 다양할 수 있는데 그게 배터리일 가능성이 압도적인지? 다른 이유 때문에 발생할 수 있지 않나?
 "기본적으로 무조건 메인은 배터리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배터리 부분이 불이 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배터리가 아니어도 기본적으로 추돌 때 마찰이나 이런 부분에서 불이 날 수 있지만 이는 큰 불은 아니다. 하지만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그 안에 연료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므로 가능성이 높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가능성이 낮은지?
 "화재에서 이제 가장 중요한 게 액체 전해질이다. 굉장히 휘발성이 강한데 이를 고체로 바꾼다는 거니까 근본적으로 안전성 입장에서 좋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충돌이나 이런 부분에서 화재가 완전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확실히 안전성이 더 담보되는 거는 부인할 수 없는 기술이다. 문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언제 올 것이냐 인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지금 현재 리튬이온배터리(LiB) 기술로도 우리가 안전성을 가지고 충분히 제품에 대한 성능을 높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배터리에 대해서도 급속충전을 많이하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얘기가 맞는 것인지?
 "오해는 아니다. 급속 충전과 수명과의 연관성은 있다. 다시 말씀드리는 것처럼 수명을 답보할 수 있는 만큼의 급속충전을 하는 것이다. 그것보다 더 하면 수명이 줄어들게 되는 것.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의 급속 충전도 100%까지 급속이 아니라 아마 80%까지 급속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급속의 문제는 각각의 셀도 불균일이 있지만 셀 내부에도 불균일이 있는데 그 안에 전압이 다 같지 않다. 거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안전도 있지만 거기서 열화가 되는 것이며 즉 수명이 단축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안전성을 답보하기 위해 마진을 충분히 두고 80%까지 급속충전한다고 생각하면된다. 이러한 상황까지 다 고려해서 설계하고 만드는 것이다. 종합하면 과학적으로, 학자로서 말하자면 충전 속도와 라이프사이클과 연관성이 있는가 하면 당연히 있다. 하지만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급속충전 범위를 설정하고 제조사들도 이를 고려해 차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각 지차체나 정부 단에서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근시안적이고 일차원적인 대책들이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전문가들이 같이 모여서 그 대책에 대해서 조금 심도 있게 토의를 하고 좀 검증을 한 다음에 대책을 더 세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불안하니까 심리적인 불안감을 잠재워줄 수는 있는데. 법제화하거나 규정화 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충전 깊이나 이런 것들 인과 관계를 확인해 보는 게 확실히 중요할 것 같고. 만약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해봤는데 인과관계가 확실히 중요하게 있다고 하면 당연히 그건 제정해야 되는 법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밝혀진 게 없고 그러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증해야 되는 부분이다




 모든 일에 사고는 언제나 날 수 있다. 그런데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도 중요하다.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는 방향이고 어떤 사고 때문에 우회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가긴 가지만 조금 빨리 가냐 천천히 가느냐의 차이이다. 그 안에서 우리나라 산업이 얼마만큼 경쟁력을 계속 가질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이렇게 어떻게 보면 과한 우려를 가지고 모든 것을 제한한다면 여러 가지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이러한 부분이 너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연구를 하는 연구자이자 교육자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화재 사건 이후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가장 바로잡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셀의 편차가 없을 수 없다. 특히, 미세 결함들에 대해서는 셀 입장에서 검출하는 기술을 조금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셀의 미세 결함들을 우리가 조금 더 잘 잡을 수 있으면 공정상에서 처음에 제품이 나오기 전에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완성도가 좋지만 조금 더 강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또 자동차 회사에 요청드리고 싶은 것은 어쨌든 나온 셀에 대해서 해당 셀이 점점 열화되는 과정에서 적어도 안전에 대한 부분을 더 제어할 수 있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조금 더 강화하면 우리가 근본적으로 더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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