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명성엔 이유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580 4매틱

입력 2024년08월26일 08시1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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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면에서 완벽 추구해

 -체감해야 수긍할 수 있는 부분 많아

 

 

 "차는 벤츠지" 라는 말을 한번 쯤 들어봤을 테다. 그런데 BMW처럼 운전이 재밌다거나 렉서스처럼 조용하다거나 하는 이유를 좀처럼 잘 들이밀지 못한다. 도로에 그 많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텐데 그냥 '최고' 라는 말 정도로 그냥 얼버무린다. 벤츠가 주는 가치는 단순이 엠블럼 뿐일까. 그럼에도 뜨거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있을 터. 그 명성을 확인해보고싶었다.

 


 

 ▲디자인&상품성
 첫인상은 한마디로 '압도적'이다. 전면부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중심에 위치한 삼각별 엠블럼이 웅장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릴은 그 자체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하지만 플래그십으로서의 권위와 보수적인 느낌을 한껏 강조해준다. 

 

 기술적인 요소들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건 디지털 라이트. 램프당 130만개 이상의 픽셀로 이루어진 프로젝션 모듈과 84개의 고성능 멀티빔 LED 모듈을 적용했고 여기에 카메라와 센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로 픽셀의 개별 밝기를 조절해준다. 이 밖에도 전면에는 다목적 카메라, AR 내비게이션 카메라, 360도 전면 카메라 및 중장거리 레이더를 포함한 첨단 요소들을 대거 탑재했다. 

 



 

 측면에서 볼 때 시각적인 만족도가 유독 높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균형잡힌 후방 오버행 비율 전반이 완벽하다. 측면 캐릭터라인은 이전보다 더 옅어져 깨끗한 인상을 더했고 필요할 때에만 튀어나오는 플러시 도어 핸들은 이 같은 흐름에 도움을 준다. 매끈한 느낌과 길이감을 강조한 모습은 전형적인 고급 세단의 모습이다. 

 

 후면부는 조금 반전이다. 클래식하고 보수적인 느낌이 강한 전·측면부와 다르게 후면부는 역동적이다. 세로형에 가까웠던 기존 테일램프가 가로형으로 바뀌었고 형상 자체도 더욱 또렷한 삼각형 형태다. 크롬으로 마감한 두 개의 테일 파이프까지 더해지니 제법 파격적이다. 램프 위쪽에 자리한 크롬 스트립으로 차폭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소재들로 가득하다. 여기에 디지털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수적인 느낌의 외관과 극명한 대비감을 줬다. 손길이 닿는 곳 하나하나 나파가죽으로 마감해 만족도가 높다. 익숙하지 않은 차 임에도 자연스레 손이 가는 부위에 적절한 버튼류를 배치했을 정도로 인체공학적이다. 
 

 1열 중앙에 마련한 12.8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장했다. 모든 좌석에서 음성명령만으로 선루프나 창문 여닫기, 온도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실제 작동시켜보면 인식률도 뛰어난 편. 컨디션에 따라 실내 온도, 조명, 음악, 시트 등을 유기적으로 조절해주는 에너자이징 패키지도 MBUX와 연동해 간단하게 작동시킬 수 있다. 

 

 증강현실(AR) 기능을 담은 MBUX 내비게이션은 실제 주행 시 가상의 주행 라인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운전자가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MBUX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인 그래픽 요소들로 표현해 마치 도로의 일부인 것처럼 운전자의 시야에 표시해 준다.

 

 운전석의 12.3인치 3D 클러스터는 주행 중 주요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기에 좋다.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꺼풀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시속 20㎞ 이상 주행 시 위험을 감지하면 시각 및 음향 경고 신호를 통해 졸음 운전을 방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BUX 인테리어 어시스트도 똑똑하게 반응한다. 3D 카메라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운전자와 앞좌석 탑승자의 머리 방향, 손동작, 몸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이를 통해 손을 뻗는 방향의 조명을 활성화하고 운전자의 머리가 이동하는 방향의 사이드미러를 보기 쉽게 조정하는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S580 4MATIC의 백미는 2열. 기본적으로 플래그십 세단 특유의 풍요롭고 여유로운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기존에도 부족함은 없었지만 이전 세대 대비 51㎜나 증가한 휠베이스(3,216㎜) 덕분에 더 쾌적해졌다. 

 

 쇼퍼 패키지를 이용하면 더 넉넉한 공간을 누릴 수도 있다. 조수석 시트를 최대 37㎜ 앞으로 이동시키고 시트와 헤드레스트까지 폴딩하는 기능이다. 레그 서포트는 이전보다 50㎜ 증대해 더 편안한 자세를 연출한다. 시트 온열 기능은 어깨와 목까지 확대해 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겠다. 
   



 11.6인치 풀 HD 터치스크린 두 개와 7인치 태블릿을 포함하는 MBUX 하이엔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특징이다. 스크린에 내장된 스피커 또는 블루투스 헤드폰을 연결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차의 편의 기능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테더링을 통해 웹 브라우저에 접속할 수도 있다. 

 

 인테리어 어시스트 기능은 뒷좌석에서도 유효하다. 차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뻗으면 차 주변 충돌 위험 요인은 없는지 확인해 경고하고 옆자리에 손을 뻗으면 조명이 켜져 어두운 상황에서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2인 이상의 탑승객이 착석하면 라운지 조명을 켜주고 헤드레스트 높이를 조절해주는 기능도 마련했다. 
 
 ▲성능
 S580 4매틱은 4.0ℓ V8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03마력 최대토크 71.4㎏∙m을 발휘한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 4매틱이 조화를 이룬다. 

 


 

 V8엔진과 500마력대의 출력이라니. 언뜻 봐서는 꽤나 난폭할 것 같지만 차의 성격에 맞게 한없이 편안하고 나긋하다. 그도 그럴 것이 플래그십 세단이라면 모든 주행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없어야 하는 법. 기본적으로 조용해야 하고 필요할 때에 원하는 만큼의 출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일 뿐, 역동적인 퍼포먼스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굼뜨거나 답답한 건 더더욱 아니다. 언제든지 시원하게 속도를 올린다.

 

 이와 함께 S580의 엔진 소리는 어땠는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집 앞 언덕길을 올라갈 때 올라온 기분 좋은 소리 정도만 들렸을 뿐, 가다서는 환경과 속도를 높인 고속 주행에서도 아주 일관되게 조용했다. 

 

 S클래스의 승차감이 나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기본 탑재한 에어매틱 서스펜션은 어떤 환경에서도 일관적인 승차감을 보여준다. 그게 잘 닦인 포장도로건 불규칙한 노면이건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이 각 휠을 개별적으로 통제해 편안한 느낌을 제한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도 만족감을 높이는 대목. 뒷바퀴 조향각이 최대 10도에 이르다보니 실제 운전할 때 체감하는 조작감은 소형차 수준이다. 좁은 길에서는 물론 주차를 할 때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이렇다보니 어울리지 않는 덩치로 와인딩로드를 과감하게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는 예측 가능한 만큼만 점진적으로 기울고 아주 자연스럽게 원상태로 돌아온다. 그 와중에 승차감은 해치지 않는다. 상식 선에선 두 가치가 충돌할 수 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현실이 가능한걸까. 원심력의 법칙에 의해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차체를 뒷바퀴를 돌려 강제로 밀어넣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총평
"차는 벤츠지" 라고 말하고도 왜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성능이나 디자인, 브랜드 가치 등 무언가 하나가 특별히 확 튀지 않아서다. S580 4매틱은 운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한다. 이렇다보니 만족감을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그저 "벤츠니까" 라고 말하는 게 가장 쉽고 적절한 표현이었다.

 

 시승한 S580 4매의 가격은 2억4,7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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