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자의 편안한 승차감·긴 수명 겸비
 -주행거리 긴 하이브리드·디젤 세단에 제격
 -저렴한 가격·다양한 사이즈도 장점

 중고차를 구입한지 어느덧 세 달째.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다가 생각치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앞 타이어 트레드의 잔량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참고로 기자의 폭스바겐 파사트 GT는 2018년식이다. 타이어는 출고 품목 그대로인 피렐리 신투라토. 최소 6년은 되었을 타이어다 보니 위치 교환을 해도 제 성능을 기대할 수 없다. 위험할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다. 결국 큰맘먹고 지출을 결심했다. 조건은 간단했다. 세단 본연의 승차감은 유지하면서도 장거리 주행을 고려해 수명이 길어야 했다. 가격도 저렴하면 금상첨화. 

 이것저것 따져본 결과 선택한 제품은 브리지스톤 투란자 세레니티 플러스. 브리지스톤의 플래그십 제품인 투란자를 기반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은 유지하면서도 수명을 높이고 가격은 낮춘 균형감 있는 제품이다. 외산 타이어에서는 드물게도 15인치부터 19인치까지 23종에 달하는 비교적 다양한 규격을 지원한다. 

 세레니티 플러스에서 가장 인상적인건 두터운 트레드다. 손가락을 넣으면 반 마디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트레드가 깊다. 깊이는 9㎜. 다른 제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깊이감이다. 보기만 해도 긴 수명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세레니티 플러스의 트레드웨어는 600. 단순 계산상 10만㎞는 달려야 타이어 수명이 끝난다. 통상 타이어의 수명이 3~4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연간 주행거리가 2만5,000~3만㎞ 가량인 운전자들에게 적합한 제품이겠다.

 브리지스톤은 운행 중 트레드가 지면에 최대한 고르게 접촉할 수 있도록 타이어 접촉면 디자인을 개선하고 사이드월도 강화했다. 사이드월은 비대칭중곡벽 설계로 스티어링 시 노면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흡수해 정확한 조향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 깊은 트레드가 불규칙하게 벗겨지고 이에 따라 승차감이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이어 장착 후 약 2,000㎞를 주행했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승차감이 부드럽다는 점이다. 이전 타이어와 비교해 노면의 자잘한 충격이나 굴곡을 능숙하게 처리해주는 능력이 더 좋았다. 고속도로나 장거리 주행을 할 때 이 같은 특성이 더 잘 두드러지는데 피로감이 덜 하다는 점에서 투란자의 승차감을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핸들링 성능은 전반적으로 균형감을 중시한다. 스포츠 타이어처럼 민첩하고 날카롭게 반응하기보단 안정감을 중시한다. 성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고속 주행 중 불안감 없이 직진성과 그립을 잘 유지해준다. 이런 점에서 운전의 재미보다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잘 맞겠다. 

 제동 성능도 만족스럽다. 급격하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타이어가 미끌리거나 불안한 기색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여 나간다. 특히 빗길에서의 만족도가 높다. 제법 깊은 웅덩이를 빠르게 지나가도 수막현상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타이어가 물과 접촉했다는 피드백을 확실히 전달해줄 뿐 도로를 잘 움켜쥔 채 주행을 이어나간다. 이렇다보니 빗길 고속도로를 달려도 든든하다. 

 브리지스톤 투란자 세레니티 플러스는 확실히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에게 이상적인 타이어다. 승차감이 부드럽고 조용하며,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편안한 주행을 제공한다. 고성능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장거리 주행 비중이 많아 긴 수명과 뛰어난 연비를 필요로 하는 하이브리드와 디젤 세단 오너들에게 잘 맞는 제품이겠다. 

 다양한 사이즈와 합리적인 가격도 인상적이다. 기자의 차에 적용한 17인치 타이어는 시중가 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전 세대 제품인 투란자 T005A와 비교하면 15% 가량 저렴하고 국산 제품과 비교해도 크게 비싸지 않다. 수명이 짧고 싼 타이어를 자주 교환하는 방법도 있다지만 이 때 지출하는 교체 비용과 시간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