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아우토빌트, 특집 기사 통해 관련 내용 전해
-"전기차 화재 통계적으로 더 위험하다 보기 힘들어"
-"연료 누출 가능성 높은 내연기관, 오히려 진압 어려워"
독일의 유럭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보도해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토빌트는 "전기차 화재 위험은 사실인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각종 통계와 전문가 인터뷰 등을 인용하고 전기차가 특별히 화재 위험에 취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지는 기사 초반에 지난 8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화재 사고를 언급하며 전기차 화재 영상이 자극적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의 위험성에 대해 감정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실제로 아우토빌트가 인용한 글로벌 통계 포털 스태티스타 설문조사 결과에는 35%의 응답자가 전기차를 화재 위험이 가장 높은 차로 꼽았다.
다만 아우토빌트는 독일 보험협회의 글로벌 연구자료를 인용하며 과도한 전기차 화재 우려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전문지가 인용한 글로벌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내연기관차 중 0.1%에 화재가 발생한 반면 전기차는 0.0012%만이 화재가 났다. 전기차의 화재 건수는 내연기관차의 1.2%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호주보험협회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한 내용도 궤를 같이 한다. 하이브리드는 10만대당 평균 3474.5대, 내연기관차는 1529.9대가 화재를 겪었지만, 전기차는 10만대당 단 25.1대만이 화재가 발생했다.
아우토빌트는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진입 금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외부 영향 없이 자발적으로 발화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적절한 충전 인프라가 설치됐다면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충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험협회의 분석자료들은 전기차에 대한 화재 우려가 통계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고 특히 화재 시 발생하는 열 방출량은 내연기관이나 전기차나 큰 차이가 없다"며 "지하주차장은 스프링클러와 환기 시스템으로 화재 대응에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 대해서도 전기차가 특별히 어려운 게 아니라고도 말했다. 아우토빌트가 취재한 소방대원들은 고전압 배터리 장착 차와 다량의 연료가 실려 있는 내연기관 차 모두 연소 방식이 다를 뿐 화재 진압에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대의 관점에서 보면 내연기관차는 연료가 누출돼 불이 번질 가능성이 있지만 전기차 화재는 차 밖으로 확산되지 않기 때문에 진화에 더 유리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다량의 물이 필요하고 진압 이후에도 24시간 동안 격리 감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아우토빌트는 소방대원들이 보다 쉽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제조사가 통일된 안전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화재나 추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좀더 신속하게 최적의 소화 방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리포트를 작성한 마티아스 브뤼게 기자는 말미에 "전기차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쉽게 진압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화재 위험은 내연기관이나 심지어 하이브리드 보다도 훨씬 낮으며 불타는 전기차 영상이 무섭게 보일 수 있겠지만 통계는 정확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아우토빌트는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과 함께 신뢰성 높은 독일 3대 자동차 매거진 중 하나로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로 꼽히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