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만3,000대 생산 능력 갖춰
-총 209단계 제조 공정, 검수 과정 눈길
가을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6일 전라북도 군산으로 향했다. 산업단지를 오가는 바쁜 상용차들 사이에서 유독 많은 비중을 차지한 트럭이 보였다. 바로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쎈’ 시리즈 들이다. 방금 생산돼 출고장을 나오는 중형트럭부터 물류를 운송하는 대형트럭까지 각자의 역할에서 묵묵히 도로 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군산은 타타대우모빌리티의 터전이자 산실이다. 이 곳에서 직접 차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살펴보며 국산 트럭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좋은 트럭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역할을 타타대우모빌리티 군산공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했다.
군산 공장은 총 면적 791,874.7㎡(약 23만평)에 달하며 연간 2만3,000대의 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각 트럭에는 약 3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며 제조 공정은 총 209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트럭 1대의 제조 시간은 HCV/MCV 경우 15분, LCV는 48분 소요된다. 가장 먼저 차체 공장을 살펴봤다. 트럭의 캡 외형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이다. 고강성 캡은 36대의 용접 로봇에 의해 차체의 80%가 제작되며 3,000번 이상의 용접이 진행된다.
용접이 완료된 캡은 오버헤드 컨베이어를 통해 도장 공장으로 이동한다. 도장 공정에서는 캡에 색상을 입히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총 36개의 공정으로 구성되며 풀 디핑 방식의 전착도장은 녹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소각 장비를 통해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오염수는 특수 처리해 분리한다. 도장이 완료된 캡은 플로어 컨베이어를 통해 조립 공장으로 옮겨진다.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도 살펴볼 수 있었다. 프레임 공장에서는 트럭의 뼈대인 프레임을 조립하고 완성한다. 길고 커다란 뼈대를 각 제품 성격에 맞춰 만드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으며 팀 단위로 움직여 정확하게 공정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놀라웠다. 더욱이 다품종 차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프레임 제작에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받고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조립 공정에서는 완성된 캡, 프레임, 엔진 등 주요 부품이 장착된다. 24개의 의장 공정과 28개의 샤시 공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숙련된 기술자가 직접 조립한다. 무거운 부품의 경우 리프트를 연결해 각 차에 맞게 들어가고 있었으며 실내 등 섬세한 작업의 경우 직접 사람이 검수와 동시에 탑재를 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프레임 자체를 뒤집을 수도 있는데 턴오버 공정은 안정된 자세로 조립의 완성도를 높이고 작업자의 편의성을 키웠다.
완성 공정에서는 캡과 샤시 차에 리어 바디를 조립하고 품질 검사를 수행한다. 모든 차는 수밀 검사와 함께 제동력, ABS, EBS 등 법규 검사와 최종 품질 검사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트레이닝 센터에는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만져보며 교육받을 수 있는 공간과 차를 기다리는 동안 쉴 수 있는 휴게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주행 테스트를 완료한 차는 세차 후 출고용품을 탑재해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
전체적인 제작 공정은 평소 알고 있던 자동차 생산 공장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크기와 무게가 상당하다 보니 빠르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는 없으며 작업은 최대한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이뤄졌다. 또 승용차처럼 디테일에 신경쓰기 보다는 내구성과 같은 단단하게 잘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작업자 또한 상용차를 다루는 데에 특화된 전문가처럼 느껴졌고 완성품이 나올 때는 뿌듯함도 전해졌다. 이처럼 타타대우모빌리티는 국산 트럭의 명맥을 지키며 꾸준히 전진하고 있었다. 리브랜딩 전략과 함께 새로운 변화 앞에 서 있는 회사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