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이 28건으로 가장 많아
-42건 중 25건이 석유관리원 인증..관리 강화 필요
-"제품 구매 전 인증 여부 반드시 확인해야"
기준과 맞지 않는 요소수가 대거 적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환경부 산하 교통환경연구소가 발표한 '자동차 촉매제(요소수) 행정처분 및 제조기준 검사 부적합 제품 현황'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생산 또는 유통된 요소수 42건이 행정처분 대상에 올랐다. 이들 제품은 제조 기준 부적합 또는 인증 위반으로 인해 행정 처분을 받았다.
자료를 통해 주요 발급기관별 합격증 발급 현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석유관리원이 25건으로 가장 많은 합격증을 발급했으며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8건, 국립환경과학원이 7건, 한국환경공단이 1건을 각각 담당했다. 제품별로는 수입 제품이 28건으로 국내 제조 제품(14건)보다 많았다. 담당 기관의 수입 요소수 품질 관리 및 검사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행정처분 주요 내용은 제조 중지 및 제품 회수 명령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 금강유역환경청,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주요 환경청의 주도로 조치가 이뤄졌다. 해당 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부적합 판정을 받은 요소수 제품들은 즉각 제조 중지 및 시중 유통 제품 회수 조치가 내려졌고 당국은 회수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교통환경연구소는 “이번 발표는 요소수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구매 전 제품의 인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는 지속적인 불량 요소수가 발견되는 이유를 2022년경 발생한 '요소수 대란'의 잔재라고 평가한다. 당시 정부가 품질보다 공급을 우선시하며 요소수의 품질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는 것. 해외에서 인증을 취득한 요소수 완제품은 검사 없이 통관됐고 제조품 사전검사 절차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20일이 소요되는 검사시간을 5일까지 줄였다. 수입 업체들이 꾸준한 품질 관리가 되고 있는 제품을 들여오고있는지의 알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 들여온 요소수들은 '악성 재고'가 됐다. 공급난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됐고 많은 업체들이 차익을 보기 위해 들여온 출처 불명의 요소수를 싼 값에 처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량 제품을 박스갈이해 팔거나 기존 제품에 이리저리 섞어 대량으로 유통시키는 일이 횡행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당시 접수된 요소수 관련 상담 162건 중 제품의 품질과 관련된 민원은 82건. 전체 분쟁의 50.6%를 차지했다. 요소수 대란이 끝난지 2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불량 요소수가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걸 감안하면 관련 민원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량 요소수를 주입하면 차에 어떤 문제가 생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택적촉매 환원 장치(SCR) 고장으로 막대한 수리비를 내야할 수 있다.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성분들이 촉매 등 정화장치에 퇴적되고, 이로 인해 매연 배출도 막힌다. 상용차들의 경우 관련 부품 교체 비용에만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될 수도 있으며 운행에 차질이 발생해 영업 활동에도 제한이 발생한다.
통상 '애드블루(ADBlue)' 마크가 붙어있는지의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하지만, 무작정 신뢰할 수만은 없다. 지속적으로 품질 기준을 맞춰 생산·유통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지속적인 검사 결과를 파악하고, 품질을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게 피해를 입지 않는 방법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