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vs 하이브리드, 선택은?

입력 2024년12월10일 09시3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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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의 '산뜻함', 가솔린의 '묵직함' 대비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등 두가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최근의 SUV에서는 꽤 일반적인 구성 같지만 두 차는 생각보다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디자인과 공간, 편의 기능 등을 공유할 뿐 주행 감각은 다른 차 같다고 느껴질 정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이브리드는 경쾌하며 효율적이고 가솔린은 묵직함과 역동적인 느낌이 백미다. 두 차를 번갈아 시승해보며 각 제품의 매력과 특성을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기본적으로 두 차의 디자인은 똑같다. 가솔린의 공차 중량이 1,655~1,765㎏, 하이브리드가 1,735~1,750㎏ 정도의 차이를 보일 뿐이다. 전장은 4,780㎜로 기아 쏘렌토와 비교해 35㎜ 짧지만 휠베이스는 2,820㎜로 쏘렌토에 비해 오히려 5㎜ 길다. 

 


 

 전면부는 강인하다. 해머헤드 스타일로 툭 튀어나온 보닛이 공격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디테일한 기교를 넣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깨끗하면서도 정교한 느낌을 강조한다. 헤드램프와 그릴의 경계가 다소 희미하지만 실제로 볼 때의 느낌이 꽤 좋다. 

 

 측면에서는 의외로 볼 게 많다. 적당한 긴장감에 위트를 더한 모습이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따라 숄더라인에 자리잡은 캐릭터 라인은 반듯하고 단정한 모습이지만 하단의 로커패널 쪽으로 이동하면 마치 종이접기를 해 놓은 듯 세 개의 선이 교차하는 포인트가 유니크한 매력을 뽐낸다. 후면은 길게 뻗은 테일램프가 차를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실내에 앉아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은 쾌적함이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길게 뻗어 있는 세 개의 디스플레이가 탁 트인 느낌을 주고 헤드룸도 넉넉하다. 시트의 착좌감은 꽤 안락하다. 시승차인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보다 스포티한 디자인 요소와 프랑스의 정체성을 강조한 각종 포인트로 보는 재미도 더했다.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은 3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한 데 묶은 구성이다. 운전석과 센터페시아, 동승석까지 이어져 모든 승객이 직관적인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한 SKT의 각종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고 조수석에서는 웨일 브라우저를 활용해 유튜브를 보는 것은 물론 웨이브,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각종 OTT도 즐길 수 있다. 

 



 

 2열 만족도는 높은 편.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은 주먹 한 개 정도가 나온다. 등받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더 쾌적한 자세를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송풍구와 공조 조절 장치, C타입 USB 포트 등 후석 편의 사양도 풍부해 패밀리 SUV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하겠다. 
 
 ▲성능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는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 1.64㎾h 배터리를 결합한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45마력 복합 15.7㎞/ℓ대 효율을 발휘한다. 가솔린은 2.0ℓ 터보 엔진으로 211마력의 출력을 내고 2WD는 7단 습식 DCT 변속기를 보그워너의 6세대 4WD를 탑재한 사륜구동 버전은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를 썼다.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4WD를 번갈아 탔다. 일단 둘 다 정숙성만큼은 동급 최고다. 가솔린의 경우 엔진음이 조금 더 명확히 들리지만 시끄럽다기보다는 엔진의 존재감을 알아 챌 수 있을 정도다. 르노코리아 측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은 동급 SUV가 아닌 준대형 세단 수준의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 NVH 성능을 극대화 했다. 

 



 

 그럼에도 하이브리드의 정숙성은 유독 두드러진다. 전기 모드 주행 시의 고요함과 급가속 상황에서도 거의 들리지 않는 엔진음 때문에 전반적으로 전기차 같은 느낌이다. 도심 주행에서의 경쾌한 가속감과 가벼운 스티어링 조작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을 준다. 

 

 반면 운전 자체를 즐긴다면 가솔린 4WD가 더 잘 맞겠다. 스티어링 휠 조작감 부터 더 묵직하다. 와인딩 로드에서도 노면을 단단히 잡고 있고 사륜구동 특유의 흔들림 없는 안정성을 보여준다. 이렇다 보니 흡사 독일차를 연상시킬 정도로 기민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한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은 뛰어나다. 고속도로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불규칙하고 젖은 노면에서도 흔들림 없이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운전자에게 신뢰를 준다. 험난한 도로나 미끄러운 지형에서도 윈터타이어만 마련한다면 두려울 게 없겠다.  

 

 기대 이상의 효율도 만족감을 높인다.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은 복합 11.1㎞/ℓ의 효율을 발휘한다(20인치, 2WD 기준). 같은 기준으로 측정한 현대차 싼타페(9.7㎞/ℓ), 기아 쏘렌토(9.3㎞/ℓ) 가솔린보다 뛰어나다. 사륜구동 버전의 효율성(9.8㎞/ℓ)도 싼타페(9.7㎞/ℓ)나 쏘렌토(9.3㎞/ℓ)보다 앞서긴 마찬가지다. 실 주행 연비는 이보다 더 뛰어났고 저공해 3종 인증까지 획득해 각종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총평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도 훌륭한 차다. 하지만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4WD는 전반적으로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을 제공하면서도 역동적인 운전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더 훌륭한 차다. 두 차를 번갈아 타보다 보니 마치 완전히 다른 차를 타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단순히 운전 재미를 선택의 이유라고 할 수도 없다. 모든 주행 조건에서 사륜구동이 제공하는 안정감과 편안함, 심리적 든든함은 그 특별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시승한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가격은 가솔린이 3,495~4,345만원, 하이브리드가 3,777~4,352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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