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출력과 주행 완성도
-운전자와 한 몸이 되어 움직여
프리미엄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대표 주자가 M3라는 사실에 반박할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고 본다. 실제로 M3는 지난 1986년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기록적인 판매를 보이며 수 많은 마니아를 양성했고 BMW 고성능 M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M3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상향이자 기준점이 되어 왔고 지금까지 명맥을 지키고 있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 역시 변함없는 가치와 매력으로 우리들의 심장을 뛰게한다. BMW 고성능 기술의 결정체이자 M카 대들보 역할을 하는 신형 M3를 직접 시승 했다.
▲디자인&스타일
새 차의 가장 큰 특징은 램프다. 정확히 말하면 주간주행등의 모양이 바뀌었다. 두 줄의 새로 형태로 표현했으며 화살촉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 명확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연출한다.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거대한 세로형 키드니 그릴과 큼직하게 뚫려있는 공기 흡입구, 극단적으로 낮은 범퍼, 에어로 다이내믹을 고려한 스플리터의 느낌까지 동일하다.
특히, 테두리가 없는 그릴은 독특한 모습을 연출하고 두꺼운 가로 핀을 추가해 멋을 냈다. 여기에 굴곡을 넣은 범퍼까지 어우러져 고성능차 이미지를 풍긴다. 옆은 환상적인 휠, 타이어 조합이 인상적이다. 피렐리 P제로 타이어(275/35ZR19, 285/30ZR20)는 물론 앞 19인치, 뒤 20인치 경량 단조 휠까지도 무척 아름답다. 속을 채우고 있는 고성능 브레이크 캘리퍼와 디스크는 보는 것만으로도 믿음을 키운다. 성능 좋은 신발을 신은 만큼 실제로 주행에서도 발군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M카를 상징하는 사이드미러, 앞쪽 펜더에 붙은 M3 배지, 날렵한 사이드 스커트, 한껏 부풀린 뒤쪽 펜더 등이 남다른 성격을 대변한다. 뒤의 핵심은 가운데로 몰린 배기 시스템이다. 근육질 범퍼와 디퓨저 조합으로 M3 정체성을 살렸다. 이 외에도 얇은 리어 스포일러와 적당한 크기의 램프, 번호판 위치 등이 이상적인 비율로 자리잡아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실내는 부분변경만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중앙에 위치한 센터페시아다. 공조 장치 버튼이 전부 사라졌고 은은한 조명이 흐르는 송풍구만 위치한다. 이와 함께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하나로 합쳐진 와이드 스크린은 M카 전용 그래픽으로 꾸며 보는 맛을 더한다. 속을 채우고 있는 운영체제는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8.5’다. 새롭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직관적인 구성의 ‘퀵셀렉트’ 기능을 지원해 하위 메뉴로 이동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컨트롤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주요 기능을 즉시 제어할 수 있는 메뉴 바가 배치돼 있으며 라이브 위젯은 상하좌우로 넘기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불러올 수 있도록 구성했다. 메인 화면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지원한다. 사용자 편의에 따라 위젯과 메인 화면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데 경험이 무척 만족스럽고 연동 및 반응도 빨라서 전혀 불편함이 없다.
특히, 각 주행 모드별 세팅과 타이어 온도 및 공기압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만큼 스포츠 드라이빙에 있어서 조력자 역할을 한다. M3 특화 부품도 눈 여겨 볼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D컷 스티어링 휠이 있다. 두툼한 가죽의 느낌은 물론 M을 상징하는 삼색 스티치, 길쭉한 카본 패들시프트까지 훌륭하다.
이와 함께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버킷 시트는 몸을 지지해 주는 능력이 탁월하며 화사한 컬러와 조명까지 넣어 마음을 뺏긴다. 2열과 트렁크는 큰 차이가 없다. 차 급이 보여줄 수 있는 무난한 공간을 제공하며 시트의 면적이 넓어 착좌감은 좋은 편이다.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는 있지만 팔걸이 겸 컵홀더는 없다.
▲성능
거대한 보닛 안에는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M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8단 변속기가 들어있다. 이전 대비 20마력 높여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6.3kg.m를 발휘한다. 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5초면 충분하다.
더욱 강력하고 폭발적인 주행성능은 M 전용 사륜구동 시스템인 M x드라이브와 맞물려 뿜어낸다. 후륜구동 또는 사륜구동으로 완벽하게 전환할 수 있어 M카 만의 짜릿한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여기에 전용 냉각 시스템과 BMW M의 모터스포츠 전문성이 투입된 오일 공급 시스템을 갖춰 트랙 주행과 같은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도 엔진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강렬한 사운드를 토해내며 등장을 알린다.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일반적인 주행에서도 온전히 들을 수 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순간부터 엔진회전수를 껑충 올리며 강하게 달려나간다. 다만 컴포트 모드에서는 속도가 붙는 과정이 자극적이지 않다. 충분히 빠르고 도로 위 가장 앞서 나가지만 무섭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다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그만큼 고성능 세단이 다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은 지워도 좋겠다. 적어도 일반 모드에서는 누구나 쉽게 차와 친해질 수 있다.
M3의 본성을 깨우기 위해서는 스포츠 모드로 돌리면 된다. 나긋했던 차의 성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진정한 야수로 변모한다. 더욱이 세팅 영역으로 넘어가 일부 기능을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차는 한번 더 난폭해지며 진정한 고성능 스피릿을 갖춘다. 예민해진 스로틀 반응과 무거운 스티어링 휠, 바닥에 바짝 붙어 달릴 준비를 마치는 섀시컨트롤이 긴장감을 높인다. 이 상태에서 힘을 실어 페달에 발을 붙이면 차는 총알처럼 튀어나가며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빨려 들어갈 것처럼 폭발적인 가속이 몰입감을 높이고 뒤로 잡아당기는 중력가속도가 상당하다. 순식간에 단수를 오르내리는 변속기는 엔진의 능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터보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운전자는 그저 이성의 끈을 놓지만 않으면 된다. 강해진 성능만큼이나 놀라운 실력이며 매운맛 가득한 결과값에 얼얼하고 자꾸만 찾게 된다.
소리는 흥분을 부추기는 대표 요소다. 거친 엔진음과 굵은 배기음이 합주를 만들고 실내에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엔진 회전수가 내려갈 때 터지는 후 배기음은 물론 웅웅 거리는 공명음마저 아름답게 들릴 정도다. 운전자가 직접 지휘자가 되어 손과 발 끝으로 연주하는 느낌이 환상적이고 저절로 입가에는 미소를 띄운다. 그만큼 이 차를 운전하면서 가변배기 버튼은 쉽게 끄지 않을 듯하며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도 시시하다고 느낄 수 있겠다.
코너에서는 완벽한 균형을 가지고 깔끔하게 포물선을 그린다. 유연한 핸들링은 전매특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는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은 노면을 전부 읽으며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격적으로 코너를 진입하고 탈출해도 차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며 여유롭게 통과한다. 휠 슬립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M 스포츠 디퍼렌셜은 차의 거동을 완벽하게 잡아주고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만약 강력한 제동이 필요한 순간에는 M 컴파운드 브레이크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더욱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M x드라이브 시스템은 차의 거동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운전의 극적인 재미를 안겨준다. 네바퀴굴림의 성격이 강하면서도 순간적으로 힘을 뒤로 보내 후륜의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운동성능이 전혀 다른 차를 모는 것 같고 실시간 대처 능력을 키우면 운전 실력은 저절로 높아진다. 심지어 미끄러지는 정도를 10단계로 구분해 드리프트도 제공한다. 물론 안전을 위해 서킷에서 해야겠지만 드라이빙 재미를 향한 BMW M의 노력을 볼 수 있어서 흐뭇하게 다가온다.
▲총평
M3는 프리미엄 고성능 실력과 가치를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한 차다.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 최고의 성능으로 보답하고 모든 과정은 운전자의 손과 발 끝에서 시작해 온 몸으로 전달 된다. 이는 오감의 영역까지 퍼지고 끝 없는 도파민과 감동이 뒤섞여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다. 그만큼 차를 좋아하고 운전에 진심인 사람들에게는 M3만큼 완벽한 바이블이 없다. 모두의 인정을 이끌어내며 기분 좋은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차가 BMW M3다.
한편, M3 컴페티션 세단의 가격은 1억3,5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