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속도와 품격의 경계를 넘는 메르세데스-AMG S63

입력 2024년12월24일 08시5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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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2마력, 0-100㎞/h 3.3초, 역사상 가장 강해
 -화끈한 성능에도 S클래스만의 품격은 그대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오랜 시간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AMG S63 E퍼포먼스는 그 기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AMG S63은 단순한 고성능 세단을 넘어 새로운 목적지를 바라보고 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W223 S클래스의 모습 그대로다. 그럼에도 낯설다. S클래스 세단에는 최초로 적용한 AMG 전용 파나메리카나 그릴 때문이다. 삼각별 후드 엠블럼이 우뚝 솟아있어야 할 자리에도 AMG 전용 로고가 얹어져 있다. 제트기에서 영감을 얻은 전면부 공기흡입구 형상도 눈길을 끈다. 

 

 측면은 AMG 전용 사이드 스커트와 최대 21인치까지 제공되는 AMG 전용 단조 휠이 자리잡았다. 후면부에는 사다리꼴 모양의 트윈 테일 파이프, 공격적인 형상의 와이드 디퓨저를 추가해 퍼포먼스 세단만의 느낌을 강조했다. 후면 레터링에는 붉은색 포인트를 더해 결코 평범한 차가 아니라는걸 은연중에 드러낸다. 

 



 

 내부는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AMG의 스포티한 감각이 조화를 이룬다. 나파가죽 시트에는 독특한 스티치를 넣어 특별함을 더했고, 헤드레스트에는 AMG 로고를 더했다. 트윈 스포크 타입으로 디자인된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도 오직 S63만을 위한 품목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클러스터, 중앙에 자리잡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AMG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전용 기능들을 추가했다. 레이스, 슈퍼스포츠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인터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고, 에너지 흐름, 전기모터 출력, 배터리 온도 등 전장 시스템의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했다. 이 외에도 음성인식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 등 기존 S클래스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기능들도 그대로 갖추고 있다. 

 




 

 11.6인치 풀 HD 터치스크린 두 개와 7인치 태블릿을 포함하는 MBUX 하이엔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특징이다. 스크린에 내장된 스피커 또는 블루투스 헤드폰을 연결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차의 편의 기능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테더링을 통해 웹 브라우저에 접속할 수도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배터리가 차지한 트렁크 공간은 여타 S클래스에 비해 부족하다. 너비는 괜찮은데 높이감이 부족하다. 캐리어 한개를 적재하면 다른 짐을 넣기 어려울 정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임에도 배터리 공간을 내연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설계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감안하면 분명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4.0ℓ V8 바이터보 엔진과 13.1㎾h 배터리팩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그리고 9단 자동변속기다. 합산 출력은 802마력 최대토크는 124.3㎏∙m이라는 말도 안되는 수치를 보여준다. 정지 상태에서 100㎞/h 까지 주파하는 데 드는 시간은 단 3.3초. 역사상 그 어떤 S클래스와 비교해도 빠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데에는 '제 2의 변속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기모터를 제어하는 2단 자동변속기가 그 주인공이다. 가속 상황에서 1단을 사용하고, 140㎞/h부터 2단 기어를 체결시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고속에서도 강력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기모터의 최대 회전수는 1만3500rpm에 달한다.

 

 전력을 공급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비범하다. AMG HPB로 명명된 고성능 배터리는 AMG 페트로나스 F1팀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배터리의 정격 출력은 70㎾(95마력)지만, 10초간 최대 140㎾(190마력)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총 14ℓ의 냉각수가 배터리팩을 직접 냉각해 내부 온도를 45도로 유지키는 것도 특징이다. 

 

 페이퍼스펙만큼이나 체감하는 성능은 어마어마하다. 빠르다 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전기차가 흔해지며 1,000마력에 육박하는 출력을 내는 게 쉬워진 시대라지만 전기차와는 확연히 다른 엔진의 맛이다. 12기통 엔진을 탑재했던 AMG S65만큼이나 무지막지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AMG 특유의 거친 배기음까지 더해지니 영락없는 머슬카를 운전하는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빠르기만 한 건 아니다. 정교한 주행 감각은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에어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조정 댐핑 시스템 기반의 AMG 라이드 컨트롤 플러스 서스펜션은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을 제공한다.이를 통해 빠르지만 S클래스만의 품격은 놓치지 않은 채 고결한 모습을 양립시킨다.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때의 느낌도 마찬가지다. 2톤이 넘어가는 덩치에도 13.1㎾h 용량의 배터리만으로 최대 140㎞/h까지 가속할 수 있다. 가속 할 때의 느낌은 엔진보다는 덜 하지만 AMG 특유의 배기음을 스피커로 송출해 나름의 맛을 살렸다. 

 

 핸들링도 덩치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더해져 비현실적으로 짧은 회전반경과 재빠른 움직임을 제공한다. 고속 주행 중에는 그 어떤 차 보다도 안정적이고 든든하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와인딩로드에서는 에어서스펜션 특유의 뒤뚱거리는 느낌이 일부 남아있다는 점이 아쉽다. 

 


 

 ▲총평
 메르세데스-AMG S63 E퍼포먼스는 단순한 고성능 S클래스 이상의 의미를 보여준다. 벤츠는 S클래스의 세대 교체에 맞춰 그 색채와 지향점이 확 바뀌는 경향을 띄는 브랜드다. 이런 점을 들어보면 S63이 보여준 고성능 전동화 기술은 앞으로의 AMG, 그리고 앞으로의 벤츠가 어떤 방향을 보여줄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걸 넘어 품격과 적절한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모습. 아무래도 앞으로의 벤츠는 이런 방향을 향하려는 것 같다. 

 

 시승한 AMG S63 E퍼포먼스의 가격은 2억9,90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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