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지주회사 설립하기로
-주요 임원 과반 인사권 혼다가 행사 예정
-미쓰비시, 내년 1월까지 합병 여부 결정키로
혼다와 닛산이 23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합병을 공식화했다.
양측은 이날 회견을 통해 내년 6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2026년 8월에는 회사를 운영할 지주사를 설립해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닛산 산하의 미쓰비시도 내년 1월까지 검토를 거쳐 합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합병 주도권은 혼다가 쥐었다. 혼다가 새로 설립할 지주회사 사장 선임권과 함께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과반수에 대한 지명권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시가 총액만 놓고 봤을 때 혼다(6.6조엔, 한화 약 65조원)가 닛산(1.6조엔, 한화 약 15조원)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걸 이유로 지목한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규모는 세계 3위권까지 올라선다. 혼다는 지난해 398만대, 닛산은 337만대를 생산했다. 두 회사의 판매량을 합치면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그룹의 생산량(730만대)과 맞먹는다. 닛산 산하의 미쓰비시 판매량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연간 생산 규모는 800만대 수준으로 현대차그룹을 뛰어넘는다.
혼다와 닛산이 힘을 합치게 된건 중국 판매 급감과 토종 브랜드의 도전, 신흥 시장 부진, 전동화 지체 등이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닛산은 2000년대까지 이어진 르노와의 동맹 관계와 이를 통한 기술 공유로 인해 기술 개발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양측은 이번 합병으로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분야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힘을 합쳐서 전동화와 지능화를 진행하겠다"라며 “경영통합 후에 영업이익 3조엔(약 28조원) 이상을 내며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혼다(1조3,819억엔)와 닛산(5,687억엔)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약 2조엔(약 19조원) 수준이다.
다만 합병을 위한 실무 과제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르노그룹과 닛산의 지분 제휴 관계 때문이다. 두 회사간의 중복 요인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에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