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가속도 숫자 표시 너무 어려워
아우디가 이해가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제품 작명법을 모두 바꾸기로 했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아우디가 도입한 제품 작명 원칙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가속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빨리 가속될수록 높은 숫자를 붙여 동일 차종이라도 성능 구분을 시도한 것.
대표적으로 ‘A6 2.0 TFSI’가 ‘A6 45 TFSI’로 바뀌었는데 이때 ‘45’는 ‘1g에 대한 중력가속도’를 의미한다. 당연히 차가 작거나 가벼울수록, 그리고 배기량이 커질수록 표시되는 숫자도 오르기 마련이다. 배기량 자체보다 성능 구분을 우선한 결과다.
하지만 새로운 작명법은 혼동을 가져왔다. 오랜 시간 배기량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성능 숫자를 오히려 배기량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45 TFSI’에서 ‘45’를 ‘4,500㏄’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은근 많았다는 얘기다. 제조사가 의도한 성능 구분 시도에 비판이 뒤따랐던 배경이다.
뒤 이어 내연기관은 홀수, BEV는 짝수를 넣는 방식도 도입했다. A4가 BEV라면 A5는 내연기관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역시 혼동되기는 마찬가지다. EV를 의미하는 ‘이트론(e-Tron)’이 SUV 제품에만 적용된 탓이다.
그러자 결국 아우디가 성능 구분 작명법의 일부 회귀를 선언했다. 3월부터 나오는 새로운 제품부터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작명법을 적용키로 한 것. 먼저 기존처럼 세단은 A. SUV는 ‘Q’로 구분한다. 이어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 ‘1~8’ 가운데 하나를 넣고 형태적 구분에 따라 아반트, 세단, 스포트백을 표기한다. 이어 마지막으로 동력원을 ‘e-트론(BEV)’, TFSI e(HEV), TFSI(휘발유), TDI(디젤) 등으로 넣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글로벌에 모습을 드러낼 A6 아반트는 내연기관인 TFSI와 BEV인 e-트론 차명으로 등장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새로운 작명법에도 배기량은 표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성능을 앞세웠던 과거의 생각에서 벗어나 동력원과 형태, 크기만으로 구분 짓겠다는 의도다. 동력원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하는 게 중요할 뿐 배기량은 앞으로도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내부적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아우디 관계자는 “무엇보다 차명만으로 크기와 형태, 사용 에너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작명 체계를 구축했다”며 “오는 3월 A6가 그 첫 번째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