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9, 넉넉한 배터리가 강점
-EV9 다양한 선택지로 소비자 선택권 확대
3열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쟁이 펼쳐졌다. 현대차가 새로운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9을 출시한 가운데 기아는 EV9의 트림을 다양화해 상품성을 개선하고 나섰다. 두 차는 E-GMP 플랫폼 기반의 대형 SUV 전기차라는 공통점을 갖지만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배터리 용량과 1회 충전 주행거리에서는 110.3㎾h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오닉9이 앞선다. 반면, EV9은 스탠다드 트림에 76.1㎾h, 롱레인지에 99.8㎾h 배터리를 제공한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아이오닉9이 최장 532㎞, EV9은 501㎞다.
정리하자면 아이오닉9의 배터리가 EV9보다 크고 1회 충전 주행거리도 더 길다.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를 고려한다면 더 큰 배터리 용량은 안정적인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EV9은 두 종류의 배터리팩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서 주행 스타일에 따른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겠다.
차체 크기도 아이오닉9이 더 앞선다. 아이오닉9은 전장 5,060㎜ 휠베이스 3,130㎜를 갖췄으며 전고도 35㎜ 더 높다. 다만 두 차 모두 6인승과 7인승을 제공하며 시트를 다양한 형태로 변환할 수 있는 스위블 시트를 선택으로 주어진다.
두 차의 주요 구성은 일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우선 아이오닉9은 나파 가죽 시트, 리얼 알루미늄 장식 등 고급 소재를 적용한 점이 돋보인다. 14개 스피커 기반의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제공한다. 사륜구동 시스템 HTRAC은 효율에 초점을 맞춘 HTRAC1, 성능을 지향하는 HTRAC2로 구분 지었다.
EV9은 나파 가죽 대신 지속 가능성을 높인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썼다. 디자인 특화 사양인 GT라인을 비롯해 고성능 GT 트림도 추가했다. 오디오는 현대차와 달리 14개 스피커 기반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가격 측면에서는 EV9이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이오닉9은 한 종류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3개 트림을 구성했지만 EV9은 도심 주행 특성을 강조한 스탠다드 트림부터 에어 롱레인지, GT라인 롱레인지, GT 등 다양한 성격을 갖춘 라인업을 거느렸다. 가격대는 아이오닉9이 6,715~7,941만원, EV9은 6,412~8,849만원 수준이다(세제혜택 후 가격, 보조금 미반영). 더욱이 EV9 GT라인은 사륜구동을 기본 선택지로 제공한다는 점도 메리트다.
주목할만한건 EV9 스탠다드 트림이다. 6,412만원으로 아이오닉9 기본형보다 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배터리 용량은 아이오닉9 대비 적어 주행거리가 짧지만 안전 및 편의품목은 롱레인지와 동일하게 구성해 합리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두 차는 어떤 소비자들에게 잘 어울릴까. 아이오닉9은 더 긴 주행거리가 필요하고 장거리 운행이 많으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잘 맞겠다. EV9은 합리적인 트림부터 고성능까지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잘 들어 맞는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