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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정숙성, 승차감, 그리고 정교함, 렉서스 RX350h

입력 2025년02월26일 10시2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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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보이는 세심한 배려 '눈길'
-스포티함보다 편안함, 화려함보다 정교함 돋보여

기계의 성능을 평가할 때 혁신도 중요하지만, 곳곳에 깃든 세심한 정교함이야말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제품의 핵심이다. 특히 사람이 머무르고 이동하는 자동차라면 더욱 그렇다.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렉서스 RX350h는 이러한 정교함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그 매력을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RX350h는 사진으로 봤을 때와 실제로 마주할 때의 느낌이 다르다.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은 상단부가 입체적으로 돌출돼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LED 광원이 탑재된 헤드램프는 정교한 조명 기술로 다양한 빛을 연출한다.

도장 품질 역시 빛의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변하는 로즈골드 컬러로 균일하게 마감됐다. 렉서스 다운 완성도다. 역동적인 차체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건 덤. SUV 치고 제법 짧은 리어 오버행은 덩치에 비해 매우 스포티한 느낌도 불러 일으킨다.

짧은 오버행에 트렁크 공간이 좁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RX350h의 트렁크 용량은 612ℓ. 이 정도라면 골프백 4개 정도는 충분히 적재할 수 있다. 폴딩도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어 2열과 트렁크를 오가는 번거로움은 필요 없다.

실내로 들어서면 렉서스가 추구하는 정교함이 한층 두드러진다. 도어 캐치 내부에 숨겨진 전자식 버튼은 문을 여는 데 불필요한 힘을 덜어주고, 부드러운 암레스트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는 편안함을 극대화한다. 공조 장치의 물리 버튼을 유지해 직관성을 높인 점도 긍정적이다.

칭찬하고 싶은 기능 중 하나는 스티어링 휠에 자리잡은 리모컨이다. 아무런 표시도 없지만 손가락을 갖다대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클러스터 모니터에 어떤 기능을 표시하는지를 보여준다. 운전자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주요 기능을 직관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아이디어다.

수납공간도 효율적으로 설계했다. 송풍구 아래 스마트폰 전용 공간과 무선 충전 패드, 다수의 USB 포트는 현대인의 전자기기 사용 편의를 충족한다. 양방향으로 열리는 센터 콘솔은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접근성을 제공하며 실용성을 더했다.

▲성능

시승차는 2.5ℓ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49마력 최대토크 24.6㎏∙m룰 낸다. 복합 효율은 13.6㎞/ℓ로 동급 SUV 중에서는 최고 수준.

동급에 고성능 SUV가 대거 포진해 있다보니 출력 자체가 인상적이지 않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충분하다. 전기모터가 초반에 동력을 공급하는 특성 상 경쾌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차감은 렉서스 특유의 편안함을 이어간다. 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에서도 충격과 소음을 최소화하며 서스펜션은 스포츠 성향보다는 일상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NVH 성능은 ‘도서관보다 조용한 차’라는 렉서스의 오랜 별칭을 납득하게 한다.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거의 없으며, 엔진음까지 철저히 차단돼 정숙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렉서스가 소음을 틀어 막는데 얼마나 진심인지는 설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엔진룸을 결박하는 고리가 세 개나 된다는 게 대표적. 렉서스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엔진룸 안으로 유입되는 자잘한 공기를 차단하는 한편 이를 통해 철판이 요동치며 발생하는 소음을 줄였다고 설명한다.

RX350h에서 가장 놀라운건 핸들링이다.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E-Four)이 각 바퀴에 최적의 동력을 배분하며 코너링 시 자연스러운 탈출감을 제공한다. 서스펜션의 수축과 이완 과정 전반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SUV를 탄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