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송, 가스계 대체재로 미분무 소화설비 제시
-자체 시험 결과 화재 진압 능력도 더 뛰어나
미세한 물 분사로 화재를 진압하는 이른바 '미분무 소화설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소방용품기업 육송의 박세훈 대표는 ‘멀티 미분무 노즐 성능시험 및 타 소화설비 비교시험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가스계 소화설비와의 비교시험을 통한 데이터를 제시하며 미분무 소화설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지난 2월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박 대표가 직접 발표한 내용이다.
가스계 소화설비는 이산화탄소 등 기체 형태의 소화약제를 방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시설이다. 우리나라 대형 데이터 센터, 가동원전 등을 포함한 국가기반시설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탄소배출 저감을 목표로 가스계 소화설비를 지속적으로 감축해오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곧 사용이 중지될 수 밖에 없는 할로겐 화합물 계열의 약제도 여전히 적용 중이다.
미분무 소화설비는 이러한 가스계 설비 대신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대체재다. 미세한 물을 분무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친환경 소화설비로 분무되는 물 액적이 화염과 온도에 따라 급격하게 증발 또는 팽창하면서 화재 열을 흡수하고 화원 주변을 냉각시켜 불을 진압한다.
박 대표는 1,200x1,200x2,000㎜ 크기의 시험용 캐비넷을 자체 제작해 헵탄 또는 휘발유를 이용한 유류와 목재를 이용한 화재를 각각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유류 화재 시험 결과 가스자동소화장치의 경우 최대 130도 이내의 온도에서 자동으로 소화돼 최고점 이후 완만하게 곡선을 그리면서 온도가 떨어졌다. 반면 미분무 소화설비의 경우 최고 온도 상승 이후에는 그래프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즉각적으로 소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목재 화재 시험의 경우에는 이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가스소화설비의 경우 작동 이후 매우 완만하게 온도가 떨어지며 소화되는 반면 미분무 소화설비의 경우 작동 이후 즉각적으로 온도가 떨어지며 한순간에 소화를 시켰다. 물에 강화액, 포소화약제를 섞어 진행한 실험에서는 오히려 소화 성능이 저하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연구 논문에서 “더욱 친환경적이며 유지보수가 편리한 미분무 소화설비가 가스계소화설비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선진국과 다르게 미분무 소화설비의 연구기반에 있어서 매우 뒤쳐져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소방시설 혁신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케이블 지하형태 모형 소화시험과 대규모 컨테이너 소화시험 등을 통해 가스계 소화설비를 미분무 소화설비가 충분히 대체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속해서 증명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