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테슬라 주식, 트럼프의 '정치 테마주' 되나

입력 2025년03월13일 08시3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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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에 출렁이는 테슬라 주가, 정상인가 변질인가
 -미국 사회서도 이 같은 현상 '경고' 움직임 

 

 테슬라의 주가가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매우 상징적인 지표가 됐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천슬라'로 불리며 주당 1,000달러에 육박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모두가 전기차와 배터리, 자율주행을 말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미래 산업과 전기차 혁명의 선두주자로서 세계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던 테슬라지만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얽혀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테마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히 알고 있듯 테슬라와 트럼프 대통령이 얽힌 건 일론 머스크 CEO의 존재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는가 하면 선거 자금으로 거액을 쾌척하며 단순 후원자 그 이상으로 밀착했고 당선 후에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12월 17일 테슬라 주가는 479달러에 이르며 그 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들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 직후 테슬라의 주가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정책 강화를 발표한 직후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2.4% 오른 215 달러를 기록하며 강세를 띄었다. 3월 1일 원자력 발전 확대 방침 발표에는 에너지 시장 성장 기대감에 6.1%나 급등하며 225 달러까지 상승했다. 

 


 

 상승세가 계속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는 발언을 내놓으면 주가는 요동쳤다. 관세 관련 발표가 이어진 3월 5일 테슬라 주가는 2.2% 하락한 220 달러,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지난 10일 발언에는 무려 15% 낙폭을 기록했다. 그나마 일시 반등하며 222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체면 치레를 했다. 증권가에서는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에 따른 상승분이 모두 반납됐다고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것일까.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에 새 테슬라 차를 살 것" 이라며 일론 머스크와 함께 빨간색 테슬라 모델S 앞에 서있는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테슬라를 구입한 이유에 대해 "이 제품(테슬라)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일론 머스크)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관련한 정책을 잇따라 폐기하겠다고 시사한 그의 행보와는 사뭇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호소하자 주가는 또 다시 반등했다. 이날 주가는 역대 최대 낙폭을 겪은 전날보다 3.79% 오른 230.58 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의 움직임에 테슬라의 주가가 반응한다는 게 보다 확실해진 대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미국 사회에서도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테슬라를 들여놓은 걸 두고 "백악관을 테슬라를 위한 전시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백악관이 테슬라 구매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부터 미국 사회에서는 더 강력한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 차, 전시장, 충전소 등에 린치를 가하는 범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애틀에서는 테슬라 차 4대가 동시에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보스턴 외곽의 쇼핑센터에서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충전기 여러 대가 불에 탔다. 월가는 이런 기류가 테슬라의 판매 부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보고서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를 일종의 정치적 피난처 또는 기대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이제 순수한 기술 기업의 영역을 넘어 정치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된 '정치 테마주'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테슬라가 기술 혁신의 대표 기업으로서의 본래 모습을 유지할지 정치적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정치 테마주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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