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끝 없는 포르쉐 정신, 마칸 일렉트릭 4S·터보

입력 2025년03월14일 1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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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화 시대에도 변함없는 가치 드러내
 -강력한 성능과 놀라운 섀시컨트롤 조화

 

 포르쉐의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가짓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세그먼트별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해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폭 넓게 활용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새로운 4도어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이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마칸과 박스터 등 입문형 라인업이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는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911은 ‘T-하이브리드’라는 새 개념을 도입해 내연기관의 전동화가 보여줄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처럼 폭 넓은 선택지는 소비자들에게 고르는 즐거움과 기대를 안겨다 준다. 그리고 마침내 전동화 비전의 중추 역할을 할 마칸 일렉트릭이 국내 출시했다. 지난 11일 서울에서 양양까지 약 350km를 달리며 제품에 대한 경쟁력과 브랜드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간결하고 화려하게 물든 디자인
 마칸 일렉트릭은 매우 당당하고 다부진 첫 인상을 전달한다. 전체적으로 크기를 키운 탓도 있지만 절도 있게 맞물리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디자인에서 차이를 알 수 있다. 타이칸과 유사한 4점식 주간주행등을 비롯해 범퍼에 붙은 굵직한 헤드램프만 봐도 알 수 있다. 에어로 다이내믹을 고려해 두툼한 스플리터를 마련했고 낮게 떨어지는 보닛과 부풀린 펜더는 단번에 포르쉐임을 알 수 있다.

 

 옆은 이전 보다 늘어난 휠베이스 및 짧은 앞뒤 오버행이 조화를 이룬다. 포르쉐 특유의 플라이라인은 평평한 리어 윈도우와 일체형 유닛을 형성한다. 여기에 독특한 측면 블레이드를 갖춘 프레임리스 도어와 결합해 날렵하면서 스포티한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공력 성능을 갖춘 휠의 종류도 마음에 들고 터보에 들어간 최대 22인치 휠은 슈퍼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다. 이 경우 앞뒤 타이어 사이즈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멋과 기능을 모두 잡는다.

 











 

 뒤는 깔끔하다. 루프라인과 뒷 유리창, 전동식 스포일러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며 부드러운 감각을 키운다. 와이드한 테일램프는 트렁크 중앙 포르쉐 레터링과 일체형으로 표현했으며 카이엔 시리즈와 맥을 같이한다. 이와 함께 범퍼는 단정하게 마무리했으며 가운데에 넣은 가로 줄무늬는 타이칸과 비슷한 모습이다.

 

 ▲부쩍 높아진 사용자 편의성 
 실내는 단순 공간과 디자인을 넘어 편의성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 블랙 패널이 강조된 콕핏 디자인을 적용해 포르쉐 감성을 살렸으며, 센터 콘솔은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낮은 포지션을 강조한다. 넓은 윈도우 면적을 통해 밝고 개방적인 실내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최신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각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독립적인 12.6 인치 디스플레이와 커브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10.9 인치 센터디스플레이 등 최대 세 개의 스크린은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표현한다. 선명하고 반응도 빠르기 때문에 직관성이 한 층 높아졌다. 전기차 전용 그래픽도 보기 편해졌다. 이 외에 조수석 전용 화면은 동승자도 각종 정보를 보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 또는 비디오 스트리밍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기본 품목인 직관적인 컬러의 커뮤니케이션 라이트는 사용할수록 만족을 높였다. 내 전면과 양쪽 도어 패널 사이 계기판을 가로지르는 56 개 LED 가 내장된 라이트 스트립이 핵심이다. 애니메이션 기능이 있어 충전 과정과 같은 차 상태를 각화하고 탑승 시 라이트 디스플레이와 함께 인사를 하듯 반응한다.

 











 

 런치 컨트롤, 주행 모드 변경 등 포르쉐의 특징적인 기능도 인상적으로 강조한다. 주행 중에는 레인 체인지 어시스트와 같은 일부 보조 시스템과 함께 작동해 위치 기반 경고를 제공한다. 자전거가 다가오고 있을 때 문이 열릴 경우 라이트를 점멸하며 위험을 알리기도 했다. 이처럼 개선된 기능이 높아진 사용자 편의성으로 다가오며 기분 좋은 인상을 받게 한다.

 

 전동화 플랫폼 적용으로 2열은 제법 여유로워졌다. 광할한 정도는 아니지만 세그먼트를 감안하며 충분히 수긍할만한 공간이다. 86㎜ 늘어난 휠베이스 이점은 레그룸으로 이어진다. 또 시트 포지션도 최대 15㎜ 내려갔기 때문에 헤드룸도 넉넉하다.

 

 간단한 공조장치와 송풍구, 컵홀더겸 팔걸이가 있으며 등받이 각도도 조절 가능하다. 트렁크는 기본 476ℓ를 제공하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348ℓ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앞쪽에도 84L의 프렁크를 제공하기 때문에 알찬 활용을 기대할 수 있다.

 

 ▲쉽고 즐거운 드라이빙, 마칸 일렉트릭 4S
 마칸 일렉트릭은 크게 마칸과 마칸 4, 마칸 4S, 마칸 터보 등 총 네 가지로 나뉜다. 런치 컨트롤 작동 시 마칸은 360마력(265㎾), 마칸 4는 408마력(300㎾), 마칸 4S는 516마력(380㎾), 마칸 터보는 639마력(470㎾)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마칸이 57.4㎏∙m, 마칸 4가 66.3㎏∙m, 마칸 4S가 83.6㎏∙m, 마칸 터보가 115.2㎏∙m를 뿜어낸다. 정지상태에서 100㎞/h 까지 가속 시간은 마칸이 5.7 초, 마칸 4는 5.2 초, 마칸 4S는 4.1초, 마칸 터보는 3.3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마칸과 마칸 4가 220㎞/h, 마칸 4S와 마칸 터보는 각각 240㎞/h 와 260㎞/h다. 

 

 그 중 시승행사에는 4S와 터보 두 가지 제품을 마련했고 먼저 4S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켰다. 부드러운 초기 발진가속은 여느 전기차와 다르지 않지만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매우 빠르게 속도를 전개하는 것. 강한 출력을 쉽고 빠르게 쏟아내는데 조금의 흐트러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매우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며 질주한다.

 

 스포츠 모드를 비롯해 조금씩 단계를 높여나가는 순간에는 두 배씩 자극이 커지며 보다 짜릿한 속도감을 맛볼 수 있다. 고속 안정성이 워낙 훌륭해서 운전자가 예측하는 숫자보다 훨씬 높은 속도가 찍혀있지는 상황도 연출된다. 이처럼 차는 시종일관 운전자에게 드라이빙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더 달리라고 부추기는 듯하다.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드리우고 엔도르핀이 피어난다.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는 마칸 놀이터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휘저으며 재미있는 드라이빙 스킬을 선보인 것. 그 중 하나는 바로 최신 영구자석 동기모터(PSM)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코너를 통과하는 전 과정에서 즉각적인 출력을 전달하며 지연현상을 찾아볼 수 없다. 언제든지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힘을 뿜어내고 말도 안 되는 속도로 탈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48 대 52 의 비율로 무게 밸런스가 약간 뒤쪽으로 맞춰진 덕분에 후륜의 느낌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물론 사륜 구동의 역동적인 토크 배분과 리어 액슬 스티어링의 결합으로 안정감을 드러내지만 조금 더 재미있게 타고 싶다면 언제든지 꽁무늬를 흘릴 수 있다. 그만큼의 충분한 힘과 벨런스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위대하게 느껴진다.  

 

 ▲터보가 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감각
 유쾌한 주행을 마치고 강원도 땅에 들어온 뒤에는 가장 강력한 터보로 갈아탔다. 저속에서부터 4S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데 그 중 하나가 무게다. 중량이 많이 나가는 건 맞지만 그만큼 출력도 강해져 상대적인 느낌은 오히려 가뿐하다고 느낄 정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 미터를 전진하고 멀리서 보이던 사물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다. 출력과 토크의 엄청난 숫자를 온전히 운전자가 경험할 수 있으며 내연기관과는 다른 새로운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해발 1000m의 이르는 강원도 구룡령을 통과할 때는 차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자 의도보다 반 박자 먼저 움직이는 섀시컨트롤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리어엑슬 덕분에 깔끔하게 말아 들어가며 놀라운 스피드로 탈출을 이끌어 낸다. 맨 처음 느꼈던 가볍고 경쾌한 느낌은 코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욕심을 부려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도 차의 자세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갈고 닦은 포르쉐 토크백터링 시스템이 빛을 발휘하며 제대로 무르익은 모습이다. 여기에 엄청난 사이즈의 타이어는 끈끈하게 도로를 욺켜 쥐고 정확한 코너링의 힘을 더한다.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서 말도 안 되는 진입과 탈출을 보여주며 생각 이상의 결과물을 뽑아냈다. 시야만 다소 높을 뿐 SUV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게 한다. 고성능 해치백이나 경량 스포츠카를 모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배터리 덕분에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낮고 안정적인 감각을 연출하는 건 맞지만 자세제어장치를 잠시만 꺼도 충분히 날것 그대로의 성능을 느낄 수 있다. 뒤가 바깥으로 빠지면서 카운터를 칠 수도 있고 노면만 잘 파악한다면 출력이 높은 대배기량 후륜 스포츠카처럼 다룰 수도 있다. 전기차라고 해서 모두가 비슷한 느낌이거나 그저 그런 빠른 감각만 제공하는 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온전히 운전자가 차를 컨트롤하며 갖고 놀기에 충분하고 최고의 교보제 역할을 한다.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배터리 효율이다. 총 100㎾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흐름에 맞춰서 주행을 이어나갈 때에는 배터리 소모가 거의 없으며 고갯길을 오가며 가혹한 환경에서 배터리를 다뤄도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심지어 다운힐 구간에서 회생 제동을 활용하면 상당히 빠르게 채워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마칸 일렉트릭은 회생 제동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정도, 배터리의 온도 및 충전 상태(SOC)에 따라 회생제동은 최대 용량 240kW까지 가능하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으로 회생제동을 활성화할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감속이 일어나며 이는 기존의 내연기관 구동 시스템에서 '엔진 브레이킹'과 같은 엔진 드래그 토크로 인한 감속과 거의 일치한다.

 






 

 

 이처럼 다양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약 350㎞를 주행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80㎞ 정도 더 갈 수 있다고 나왔다. 가장 강력한 트림인 터보에서 그것도 일반적인 주행 조건과는 다른 격한 테스트 환경임을 감안하면 배터리 능력이 무척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드 볼륨 책임질 전동화 슈퍼 루키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 전동화 비전의 가속화를 실현시켜줄 핵심 제품이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으며 모두가 인정할만한 결과값을 도출했다. 여기에 오직 포르쉐만 구현할 수 있는 움직임, 이에 상응하는 반응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시대가 변하고 파워트레인의 형태가 달라졌어도 포르쉐가 추구하는 드라이빙 정신은 변함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차가 마칸 일렉트릭이다. 

 

 한편, 마칸 4, 마칸 4S, 마칸 터보의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9,910만원, 1억590만원, 1억1,440만원, 1억3,850만원부터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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